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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보조금의 26배 오갔다… 현대제철 7.8조 美 제철소, 3.5조 인센티브 비공개 소송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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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보조금의 26배 오갔다… 현대제철 7.8조 美 제철소, 3.5조 인센티브 비공개 소송 비화

- 법원 5월 공개 명령에도 아센션 패리시 항소…관련 문서 여전히 비공개
- 선출직 공무원 최소 24명 NDA 서명…공개된 1억달러 인프라 보조금 크게 웃돌아
- 58억달러 프로젝트 추진 속 대기오염 허가 심사도 계속…주민 의견수렴 진행
미국 루이지애나주 아센션 패리시에서 추진되는 현대제철 제철소 사업의 협상 과정에서 26억달러를 넘는 총 인센티브가 제시된 사실이 공개되면서 관련 기록의 공개 여부가 법정 쟁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현대제철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루이지애나주 아센션 패리시에서 추진되는 현대제철 제철소 사업의 협상 과정에서 26억달러를 넘는 총 인센티브가 제시된 사실이 공개되면서 관련 기록의 공개 여부가 법정 쟁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미국 루이지애나주 아센션 패리시에서 추진되는 현대제철 제철소 사업의 협상 과정에서 26억달러(35113억 원)를 넘는 총 인센티브가 제시된 사실이 공개되면서 관련 기록의 공개 여부가 법정 쟁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 공영라디오 WWNO와 걸프 지역 공영 탐사보도 연합체 걸프 스테이츠 뉴스룸(Gulf States Newsroom)98(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지방법원이 올해 5월 관련 기록 공개를 명령했으나 패리시 당국이 이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핵심 문서들이 여전히 비공개 상태로 묶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8억달러(78329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가 이미 대외에 공개된 상황에서 협상 단계의 비밀 유지와 사업 공개 이후 기록공개 의무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이번 법정 공방의 핵심이다.

법원 명령에도 공개 안 된 기록

아센션 패리시 행정부장 클린트 코인트먼트는 820일 패리시 의회에서 현재 존재하는 비밀유지계약(NDA)이 없고 대중에게 숨기는 자료도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공개정보 요청을 하면 이메일을 포함한 관련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주민단체 루럴 루트 루이지애나와 루이지애나 버킷 브리게이드는 지난해 12월 현대제철 사업과 관련한 NDA, 회의록, 채권 기록, 보조금 신청 자료 등을 요구했으나 패리시가 올해 2월 이를 전면 거부했다고 WWNO는 전했다. 패리시 측은 세금 비밀보호 조항과 경제개발 관련 예외 규정, 심의 과정 특권 등을 비공개 근거로 내세웠다.

두 단체가 소송을 제기하자 루이지애나 제23사법지방법원은 올해 5월 관련 기록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패리시는 즉각 항소했고, 항소 절차가 이어지면서 관련 자료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코인트먼트 행정부장 역시 현대제철 사업과 관련해 202410NDA에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남부 걸프만 연안 주들의 공영 라디오와 NPR이 공동 운영하는 걸프 스테이츠 뉴스룸이 비슷한 기록공개를 요청했을 때도 패리시는 동일한 법적 근거를 들어 비공개 처분했다.

이후 패리시가 언론에 제공한 비밀유지 선언서의 작성일은 202618일이었다. 코인트먼트가 NDA에 서명한 지 1년 이상 지난 시점이며, 제철소 사업이 백악관에서 공개된 뒤였다.
주민단체를 대리하는 헌법권리센터의 팸 스피스 수석변호사는 소송 과정 자체가 코인트먼트의 공개 발언과 실제 기록공개 상황의 괴리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주민단체들이 장기간 자료를 요구하고 사법부의 공개 명령까지 확보했음에도 실질적인 문서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메일에서 확인된 26억 달러


기록공개 논란의 이면에는 사업 유치 과정에서 오간 이메일이 자리잡고 있다. 걸프 스테이츠 뉴스룸이 단독 입수한 이메일에 따르면 현대제철 측과 루이지애나 경제개발부(LED) 관계자가 주 공공기록법(Public Records Act) 적용 가능성을 긴밀히 논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20241113일 현대제철 관계자 박 모 씨는 LED 기업개발 담당 제이콥 엘리스에게 정부 공식 이메일을 사용할 경우 주 공공기록법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지를 문의했다. 엘리스가 앞서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회사 측과 접촉한 정황도 확인됐다.

엘리스는 NDA가 체결돼 있어 공식 정부 이메일을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협상 관련 정보가 정보공개 청구 대상에 오르더라도 현재 진행 중인 협상 사안은 공개 의무가 면제된다는 설명이었다.

별도의 이메일에서는 루이지애나주가 현대 측에 26억 달러를 웃도는 총 인센티브 패키지를 제안한 사실도 드러났다. WWNO는 이 규모가 LED가 앞서 공식 발표한 1억달러(13505000만 원) 규모의 성과연동형 인프라 보조금을 압도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제철소 전체 사업비는 약 58억달러다. 이메일에 등장한 인센티브 제안액은 단순 계산으로도 전체 투자금의 절반에 육박한다.

다만 WWNO 원문은 해당 금액을 '총 인센티브(total incentives)'로 적시하고 있다. 이는 전액 현금성 보조금이나 기지급된 자금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보도상에 구체적인 세제 혜택 및 세부 감면 항목 등은 명시되지 않았다.

NDA 체결 대상은 코인트먼트 행정부장에 그치지 않았다. WWNO는 프로젝트가 공식 발표되기 전 최소 24명의 선출직 공무원이 현대제철 프로젝트와 관련된 NDA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코인트먼트는 대규모 제조 프로젝트를 유치하려면 경쟁 지자체에 패를 노출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비밀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조지아주, 텍사스주 등 타 지역과의 치열한 유치전 속에서 협상 기밀을 보호해야 했다는 항변이다.

반면 주민단체들은 프로젝트가 대외에 공개된 이후까지 행정 기록을 감추는 것은 유치 단계의 전략적 보안과는 차원이 다른 밀실 행정이라고 맞서고 있다. 1심 법원 역시 주민단체의 손을 들어주며 기록 공개를 명령한 상태다.

환경 인허가 절차도 병행


정보공개 소송과 별개로 공장 착공을 위한 환경 인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루이지애나 환경품질부(LDEQ)는 현대제철의 대기오염 배출 허가와 관련한 공청회 및 의견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WWNO에 따르면 공청회 현장에는 수백 명의 지역 주민이 참석해 환경 오염 방지 대책과 지역 주민 우선 고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서면 확약을 촉구했다. 당국에 제출된 대기오염 배출 허가 관련 심사 문건은 2100쪽을 웃돈다.

LDEQ 심사 일정상 대기오염 배출 허가는 최종 승인 이전 단계이며, 주민 공식 의견수렴 기한은 915일까지 이어진다.

현재까지 진행된 정보공개 소송과 환경 심사 절차가 제철소 착공이나 상업 생산 일정 변경으로 이어졌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현대제철은 해당 사업에 대해 미국 현지 공급망 구축을 위한 투자라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이번 소송 및 현지 보도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향후 법원의 항소심 판결에 따른 기록 공개 범위와 LDEQ의 대기오염 허가 최종 승인 여부가 사업 추진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