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USCC 7년 만의 방중… 정부·학계 만났으나 알리바바·딥시크 등 AI 기업 면담은 무산
슈라이버 위원장 "기업들 '초강경 반중 위원회 만났다간 제재받을까 공포'… 명백한 모순"
시진핑-트럼프 정상회담 앞두고 美 재무장관 주도 'AI 거버넌스 대화' 조율 속 신경전 최고조
슈라이버 위원장 "기업들 '초강경 반중 위원회 만났다간 제재받을까 공포'… 명백한 모순"
시진핑-트럼프 정상회담 앞두고 美 재무장관 주도 'AI 거버넌스 대화' 조율 속 신경전 최고조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9월 말 워싱턴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정부 간 인공지능(AI) 안전 회담을 조율 중인 가운데, 최근 중국을 방문한 미국 의회 핵심 자문기구 대표단과의 면담을 딥시크(DeepSeek)와 알리바바(Alibaba) 등 중국의 대표 AI 기업들이 전면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AI 제재와 수출 통제를 자문하는 핵심 강경 기구를 직접 대면했다가 자칫 미 상무부의 제재 블랙리스트(엔터티 리스트)에 오르거나 추가 규제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극심한 공포와 경계감이 작용한 결과다.
미국 대표단은 중국 정부 당국자들이 공식 석상에서는 AI 기술 자립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출하면서도, 정작 핵심 AI 연구소와 민간 기업들의 대미 접촉은 철저히 차단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9월 12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미 의회 산하 초당적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 대표단은 최근 7년 만에 처음으로 베이징, 항저우, 상하이 등을 공식 방문하고 복귀했다.
슈라이버 위원장 "우리를 너무 무서워해… 엔터티 리스트 오를까 전전긍긍"
랜디 슈라이버(Randy Schriver) USCC 위원장은 지난 11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 참석해 이번 방중 기간 동안 겪은 일화를 공개했다.
슈라이버 위원장은 현지에서 전해 들은 반응을 인용하며 "중국 기업들로부터 '당신들은 대단히 무서운 위원회이며, 극단적인 강경 반중 정책을 펴고 있어 면담에 응했다가는 제재 명단(엔터티 리스트)에 오를까 봐 극도로 두려워한다'는 말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오히려 '우리와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것이 오해를 풀고 엔터티 리스트에서 제외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득했으나, 중국 측은 이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2000년 미 의회에 의해 설립된 USCC는 양국 경제·무역 관계가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조사해 의회에 매년 보고서를 제출하는 최고 권위의 정책 자문 기관이다.
슈라이버 위원장은 특히 기술 허브인 저장성 항저우를 방문했을 당시 알리바바와 딥시크 등 주요 AI 기업 연구진과의 만남을 정식 요청했으나 끝내 현장 방문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美 대표단 "정부의 AI 자신감 vs 기업의 접촉 기피… 명백한 모순"
대표단에 동행했던 크리스 슬레빈(Chris Slevin) USCC 위원은 중국 측의 이중적인 태도를 짚었다.
슬레빈 위원은 "우리가 현장에서 목격한 가장 두드러진 모순은, 특히 AI 기술 분야에 대해 중국 정부 관료들이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엄청난 자신감과 달리 자국 AI 랩(연구소)과 개발진이 미국 대표단을 대면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위축된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슈라이버 위원장 역시 "때로는 자신들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기술적·안보적 우려가 무엇인지 상대방에게 직접 설명해 주는 것이 상호 오판을 막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며 면담 무산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중국 주미 대사관은 대표단의 이번 방중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매년 의회에 제출되는 USCC의 연례 보고서에 대해서는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왔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USCC가 홍콩 자치권 침해를 이유로 대중국 제재 강화를 권고했을 당시 중국 외교부는 "미국 정치인들은 보고서 조작과 내정 간섭을 즉각 중단하라"며 거세게 비난한 바 있다.
갈등 속에서도… 9월 말 워싱턴 정상회담서 'AI 거버넌스 대화' 조율
이러한 현장 마찰에도 불구하고 USCC 지도부는 미·중 간의 공식 AI 대화 채널 유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슈라이버 위원장은 "양측 모두 첨단 AI가 초래할 실존적 안보 위험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으며, 더 나은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직접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향후 열릴 정부 간 AI 협상에 대해 "적당히 낙관적(Moderately Optimistic)"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는 비록 이견이 있더라도 마주 앉는 것이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외교가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의 9월 말 백악관 국빈 방문을 앞두고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팀이 중국 측과 'AI 거버넌스' 양자 회담을 주도할 예정이다.
다만 세부 의제를 두고 양국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미국 측은 초거대 모델의 군사적 오용 차단, 핵무기 통제 배제 등 ‘AI 안전(Safety) 규범’에 논의를 집중하려는 반면, 중국 측은 반도체 수출 통제 해제 및 연산 인프라 협력 등 ‘더 포괄적인 기술 통상 대화’를 요구하고 있어 정상회담 직전까지 치열한 물밑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핵심 AI 기업들의 미 의회 대표단 면담 기피는, 향후 ‘미국의 잇따른 엔터티 리스트 지정과 모델 증류 제재 압박 속에서 중국 테크 유니콘들이 대미 접촉 자체를 극도로 위험한 리스크로 인식하며 자발적인 방어 장벽을 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인 동시에 ‘정상 간의 공식 AI 안전 대화 추진이라는 외교적 제스처 이면에서 양국 간의 기술 냉전과 불신의 골이 얼마나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상징적 사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