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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질 임금 후퇴…이란·우크라 전쟁에 따른 에너지 쇼크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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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질 임금 후퇴…이란·우크라 전쟁에 따른 에너지 쇼크가 원인

미국 8월 CPI 3.4% 상승, 명목 시급 3.1%에 그쳐 실질 구매력 감소
이란·우크라이나 지정학 불안 속 휘발유·디젤 등 에너지 가격 상승
홀푸드마켓 이용자도 할인점 이동…미 소비자 지출 축소, 한국 수출에 부담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 남부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펌프잭(석유 시추 펌프)과 시추 장비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 남부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펌프잭(석유 시추 펌프)과 시추 장비의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명목 임금 상승률을 다시 앞지르면서 노동자 실질 구매력이 1년 만에 후퇴했다.

CNBC는 12일(현지시간) 이란과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지정학 불안으로 에너지 가격이 오른 것이 물가 상방 압력을 자극했다고 보도했다.

가계 구매력 약화로 현지 소비 지형이 창고형 할인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임금 상승분을 지워버린 물가


미국 노동통계국이 지난 1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반면, 평균 시급 상승률은 3.1%에 머물렀다.

물가 상승률이 명목 임금 상승률을 0.3%포인트 웃도는 흐름이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평균 시급은 전월 대비 0.1% 떨어졌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0.3% 낮아진 수치다. 임금이 물가보다 빠르게 오르며 구매력이 회복되던 1년간의 개선 흐름이 2026년 봄을 기점으로 반전된 것이다.

네이비 연방 신용조합 관계자는 "물가가 임금 상승분을 지워버리면서 노동자 실질 구매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선의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임금과 물가가 다시 수렴하는 시점은 2027년 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정학 불안이 부른 에너지 가격 급등

실질 구매력 약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꼽힌다. 이란 관련 분쟁 여파로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오르며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 8월 미국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3.9%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지정학 불안에 따른 연료 공급 차질 우려는 디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네이비 연방 신용조합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21% 급등하면서 자가용 보유 비용 지표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신들도 에너지 변동성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가계 실질 소득 감소가 유통업체 간 가격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중동으로부터의 에너지 변동성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할인점으로 이동한 소비자와 한국 수출 파급


구매력 약화는 현지 소비 행태 변화로 이어졌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조사 결과 고소득 쇼핑객은 주로 이용하는 식료품 매장으로 코스트코를 선택했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월마트를 1순위로 꼽았다. 홀푸드마켓 이용자가 코스트코나 알디로 이동하는 현상이 전 계층에서 감지됐다.

미국 가계의 지출 축소는 한국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인 완성차와 프리미엄 가전 수요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환율 효과가 수출 매출을 일부 보완할 수 있으나 물량 감소를 완벽히 상쇄하기는 어렵다.

단기적으로 향후 6개월간 미국 내 소비 침체가 지속되면 국내 기업들의 북미 마케팅 비용과 재고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이란 사태가 조기 해결되어 국제 유가가 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거나 미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경우 이러한 우려 경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미국 가계의 실질 구매력 후퇴와 지정학적 에너지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향후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향방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지정학 리스크 완화 여부와 소비 심리 회복 성과가 가시화할 2027년 상반기가 글로벌 경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