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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설계 기간 1/4로 단축"… 中, 'AI 에이전트 EDA'로 美 시놉시스 독점에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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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설계 기간 1/4로 단축"… 中, 'AI 에이전트 EDA'로 美 시놉시스 독점에 맞불

中 1위 전자설계자동화 기업 엠피리언, '에이전틱 AI' 전면 도입… 설계 패러다임 전환 선언
"도구 조작에서 에이전트 지휘로"… 기존 연간 라이선스서 '토큰 종량제'로 비즈니스 모델 개편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 2030 행동계획 가동… "AI 융합으로 서방 추월할 역사적 기회 포착"
AI 에이전트를 통합해 칩 설계 기간을 4주에서 1주로 단축한 중국 엠피리언의 EDA 플랫폼. 사진=엠피리언 테크놀로지이미지 확대보기
AI 에이전트를 통합해 칩 설계 기간을 4주에서 1주로 단축한 중국 엠피리언의 EDA 플랫폼. 사진=엠피리언 테크놀로지
미국의 고강도 반도체 수출 통제 속에서 반도체 공급망 자립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이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에 자율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결합해 칩 설계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추월 전략'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의 시놉시스(Synopsys), 케이던스(Cadence), 독일 지멘스(Siemens EDA) 등 서방 3사가 글로벌 시장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EDA 분야에서 중국 토종 1위 기업인 엠피리언 테크놀로지(화다지우톈)가 AI 에이전트를 통합한 차세대 설계 플랫폼을 공개하며 기술적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특히 회로 배치 및 배선(P&R)과 시뮬레이션 작업 기간을 기존 4주에서 단 1주일로 줄이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면서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2030년 산업용 소프트웨어 글로벌 최상위 도약' 로드맵의 핵심 병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선전발 보도에 따르면, 엠피리언 테크놀로지는 중국 선전에서 열린 '2026 국제 집적회로 혁신 박람회'에서 AI 최적화 알고리즘과 에이전트 도구를 전면 배치한 차세대 EDA 개발 성과를 발표했다.

"인간이 도구 쓰던 시대 끝났다"…4주 걸리던 레이아웃 1주 만에 완성


류웨이핑 엠피리언 테크놀로지 회장은 박스권에 갇혀 있던 칩 설계 생산성이 AI 에이전트를 통해 질적 도약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회로 시뮬레이션과 물리적 레이아웃 도구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한 결과, 숙련된 엔지니어가 통상 4주간 매달려야 했던 복잡한 레이아웃 설계 작업을 불과 1주일 만에 완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작업 기간을 무려 75%나 단축한 셈이다.
그는 이번 변화를 "반도체 설계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으로 규정했다.

과거 엔지니어가 복잡한 메뉴와 스크립트를 직접 입력하며 '도구를 수동으로 조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연어와 상위 지침을 통해 '복수의 AI 에이전트를 지휘·감독'하는 완전 자율화 체제로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비즈니스 모델 역시 급변하고 있다.
류 회장은 수억 원에 이르는 고정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연 단위로 구매하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AI 에이전트가 처리한 연산량과 추론에 따라 과금(課金)하는 ‘토큰 소비 기반 종량제 모델’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엠피리언은 자사 에이전트가 외부 파트너사의 서드파티 에이전트 및 고객사 사내 도구와 유기적으로 통신하고 협업할 수 있는 오픈형 '에이전틱 EDA 플랫폼'을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2030 행동계획…"서방을 뛰어넘을 역사적 기회"


엠피리언의 기술 혁신 이면에는 핵심 인프라 자급률을 끌어올리려는 중국 정부의 총력 지원이 자리 잡고 있다.

EDA는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되는 초미세 반도체를 제조하기 전 논리 회로를 설계하고 오류를 검증하는 반도체의 '설계 밑그림 소프트웨어'로, 미국의 대중국 제재 중 가장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혀왔다.

중국 정부는 미국 주도 독점망을 돌파할 유일한 탈출구로 AI를 지목했다.

중국 산업정책을 총괄하는 공업정보화부(MIIT)는 지난 11일 발표한 최신 행동계획에서 "EDA를 비롯한 산업용 핵심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지원설계(CAD) 도구에 AI를 전면 융합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소프트웨어 가치사슬의 최상위 단계로 도약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왕웨이웨이 MIIT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생성형 AI의 등장은 수십 년간 굳어진 전통 소프트웨어 개발 모델을 근본부터 뒤흔들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이 기존 글로벌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서방의 선두 주자들을 추월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의 창'을 열어주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케이던스 '레벨5 자율 설계' 맞불…美·中 'AI EDA' 패권 격돌


AI를 활용한 칩 설계 혁신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EDA 1위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스는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복잡한 칩 검증 작업흐름을 사람의 개입 없이 독립 수행하는 자율 엔지니어링 에이전트 ‘칩스택 AI(ChipStack AI) 슈퍼 에이전트’를 선보이며 "레벨5 자율주행급 칩 설계 시대"를 선언한 바 있다.

중국 엠피리언이 이에 맞서 에이전틱 EDA 플랫폼을 실전 배치함에 따라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은 단순한 하드웨어 파운드리 미세화 경쟁을 넘어 '누가 더 빠르고 똑똑하게 차세대 반도체를 설계해낼 수 있는가'를 다투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자율화 대결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중국 정부와 엠피리언의 AI 기반 EDA 개발 가속화는 향후 ‘미국의 EDA 수출 통제로 인한 반도체 설계 병목을 인공지능 자율 에이전트라는 파격적 우회로를 통해 극복하려는 중국 반도체 소프트웨어 굴기의 핵심 승부수’인 동시에 ‘전통 라이선스 중심의 글로벌 반도체 툴 비즈니스를 토큰 기반 에이전트 생태계로 재편하려는 미·중 소프트웨어 공룡 간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