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케이션 주문 건수 비중 80% 돌파...거래대금 비중은 35% 안팎
속도 전쟁 한계 부딪힌 HFT...수초 앞 시세 쫓는 순방향 추종 확산
키옥시아 등 대형주 하루 5% 요동...한국 증시 알고리즘 수급 촉각
속도 전쟁 한계 부딪힌 HFT...수초 앞 시세 쫓는 순방향 추종 확산
키옥시아 등 대형주 하루 5% 요동...한국 증시 알고리즘 수급 촉각
이미지 확대보기도쿄 주식시장에서 소프트뱅크그룹을 비롯한 핵심 대형주의 주가 출렁임이 심해지자 초고속 거래 세력의 매매 전략 전환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닛케이는 16일 1000분의 1초 단위로 대량 주문을 내는 고빈도거래(HFT) 세력이 시세 추종형으로 돌아서면서 장중 주가 변동폭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문 건수 80%와 알고리즘 공습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의 하루 매매대금이 연일 10조 엔 안팎을 기록하며 역대급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자금이 풍부한 시장을 찾아 움직이는 글로벌 고빈도거래 업체들이 일본 증시로 몰려들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 필립캐피털증권의 마사자와 다케히코 트레이딩 헤드는 아시아와 중동, 유럽 각지에서 신규 해외 HFT 업체의 문의가 쏟아져 대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주식시장의 거래 회전율이 급상승하자 글로벌 퀀트 자금이 대거 진입한 결과다.
일본 금융청 통계에 따르면 거래소 매매 서버 바로 곁에 전산 장비를 두고 초고속으로 주문을 처리하는 콜로케이션 주문은 2025년 12월 주문 건수 기준 전체의 80%를 장악했다. 전체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35% 안팎을 유지했다.
이는 HFT 세력이 찰나의 순간에 방대한 호가를 냈다가 순식간에 취소하는 허수성 주문을 대량으로 반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켓메이크 한계와 추세 추종
전통적인 HFT는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를 동시에 제시해 그 차익을 챙기는 마켓메이크 전략을 주로 활용했다.
그러나 밀리초 단위의 속도 전쟁이 물리적 한계에 봉착하자 판도가 완전히 뒤집혔다. 수 초 뒤의 주가 등락을 예측해 시세 방향에 편승하는 '디렉셔널(추세 추종) 전략'이 HFT 전체 거래대금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만큼 불어났다.
마켓메이크 방식보다 지연 시간(레이턴시) 경쟁 압박이 덜한 반면, 한번 추세가 붙으면 한쪽 방향으로 매수나 매도를 집중 쏟아붓는 순방향 추종 거래가 대세를 이룬 탓이다.
노무라 싱가포르의 스다 요시타카 시니어 전략가는 디렉셔널 매매 증가가 일본 주식의 변동폭 확대와 흐름을 같이한다고 분석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푸니트 싱 퀀트 연구원 역시 방향성 추종 거래가 늘어날수록 증시 변동성이 통제 불능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변동성이 이미 커진 대형 기술주에 고빈도 알고리즘의 쏠림 베팅이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장중 변동성 심화와 한국 시장
초고속 알고리즘의 순방향 베팅 확산은 도쿄 증시와 연계된 한국 증시의 대형 반도체주 수급에도 직접 파급 효과를 미친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한일 양국 증시에서 동일한 퀀트 알고리즘 모델을 적용해 선물과 현물을 동시에 공략하는 추세다. 도쿄 시장에서 나타난 호가 진공과 급격한 쏠림 현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형 기술주로 옮겨붙어 장중 가격 왜곡을 키우는 경로를 만든다.
올가을에는 일본 금융당국의 초고속 거래 모니터링 수위와 아시아 전역의 거래소 수수료 개편 방향에 따라 HFT의 전략 재편 속도가 가려질 전망이다. 나아가 전통 마켓메이크 비중이 회복되면 장중 변동성 완화 시나리오가 힘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키옥시아홀딩스와 후지쿠라처럼 대형주의 하루 등락 폭이 5%를 웃도는 장세가 고착되면 이 시장 안정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스파크스자산운용의 미즈타 다카노부 운용분석실장은 "속도 경쟁에서 1위를 놓친 후발 업체들이 활로를 찾기 위해 방향성 추종 매매로 대거 전향했다"라며 "HFT 세력은 하루에 일반 투자자 800년 치의 매매를 쏟아낼 수 있는 만큼 장중 뇌동매매에 휘말린 개인들의 투자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라고 비유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