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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반도체로 말 갈아탄 인피니언…특수 메모리 판 1조 5000억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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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반도체로 말 갈아탄 인피니언…특수 메모리 판 1조 5000억에 넘겼다

- NOR플래시·F-RAM 사업 대만 윈본드에 11억 2000만 달러 전액 현금 매각
- 실리콘밸리 독립 법인 형태로 이전…전력 제어·IoT 핵심 성장 동력에 자본 재배분
- 삼성·SK 주력 메모리와 제품군 달라 직접 충돌 없으나 전장 공급망 다변화 예의주시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가 2026년 9월 16일 자동차와 산업용 NOR플래시, 강유전체 메모리(F-RAM) 사업을 대만 윈본드 일렉트로닉스에 11억 2000만 달러 전액 현금으로 넘기는 확정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인피니언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가 2026년 9월 16일 자동차와 산업용 NOR플래시, 강유전체 메모리(F-RAM) 사업을 대만 윈본드 일렉트로닉스에 11억 2000만 달러 전액 현금으로 넘기는 확정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인피니언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가 2026916(현지시각) 자동차와 산업용 NOR플래시, 강유전체 메모리(F-RAM) 사업을 대만 윈본드 일렉트로닉스에 112000만 달러(15419억 원) 전액 현금으로 넘기는 확정 계약을 체결했다.

인피니언 공식 보도자료는 이번 매각이 부채와 현금을 제외한 기업가치 기준이며 각국 규제 당국 승인을 거쳐 2027년 하반기 거래 종결을 목표로 삼았다고 이날 밝혔다. 전력 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부문에 집중하려는 자산 재편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포트폴리오와는 영역이 달라 한국 가치사슬에 미치는 직접 충격은 제한적이다.

전력반도체 집중 나선 매각 결단


인피니언은 이번 자산 매각으로 확보하는 유동성을 전력 시스템과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이동한다. 탈탄소화와 디지털화 전환에 맞춰 고효율 전력반도체와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에 자본 배분을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수 메모리 사업을 분리하고 주력 전력 제어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피터 쉬퍼 인피니언 오토모티브 사업부문 사장은 공식 발표문에서 이번 거래가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설득력 있는 전략적 결과라며 인피니언이 핵심 성장 동력에 자본 배분을 집중하는 동시에 매각 대상 사업도 잠재력을 발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각 대상은 자동차, 산업, 인프라 시장에 공급해 온 NOR플래시 메모리와 F-RAM 제품군이다. 다만 특수 메모리 전체를 정리하는 것은 아니다. 에스램(SRAM), 하이퍼램(HYPERRAM), 비휘발성 SRAM(nvSRAM), 우주항공·방산용 SONOS 기반 방사선 차폐 메모리는 인피니언 사업군에 그대로 남는다.

15419억 원 거래와 실리콘밸리 독립법인


인수 주체인 윈본드는 이번에 확보한 사업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독립 법인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자체 메모리 포트폴리오에 인피니언의 전장 라인업을 결합해 특수 메모리 공급 기반을 단숨에 넓힌다. 통합 법인이 출범하면 완성차 제조사와 산업용 고객사를 겨냥한 상호 보완 제품군 공급이 가능해진다.

인피니언의 연간 매출 규모는 2025 회계연도(2025930일 종료) 기준 약 147억 유로(232033억 원). 전 세계 근무 인력은 20259월 말 기준 약 57000명에 달한다. 확보된 112000만 달러의 현금은 회사가 선정한 핵심 성장 분야의 자본 재배분 방침에 맞춰 쓰인다.

차량용 특수 메모리 재편과 리스크

이번 거래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주력인 D, 낸드플래시와 제품군이 겹치지 않는다. 한국 메모리 업계의 주 무대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나 초고용량 저장장치와는 구동 방식과 제조 공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직접 부딪히지는 않으나 완성차 전장 부품 공급망 측면에서는 대만 업체의 차량용 제어 메모리 영향력 확대를 살필 필요가 있다.

완성차 업계가 특정 공급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조달선을 다변화하거나, 시스템온칩(SoC) 기술 발전으로 외장 NOR플래시 탑재를 줄이는 대체 설계가 확산하면 윈본드의 시장 확장 경로는 힘을 잃는다. 각국 규제 기관이 반독점 심사에서 결합을 불허하는 시나리오 역시 거래 완료를 가로막는 주요 변수다.

양사는 계약 체결을 마쳤으나 거래 종결까지는 규제 심사가 남아 있다. 2027년 하반기까지 각국 규제기관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와 실리콘밸리 신설 독립 법인의 고객사 공급망 승계 절차가 최종 마무리 여부를 결정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