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 고위당국자 2주간 중동·유럽 순방…UAE·튀르키예·오만, 항공편·은행 거래 잇단 차단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이란을 국제 항공·금융망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중동과 유럽의 교역 상대국들을 상대로 전방위 압박에 나서면서 실제 항공노선 중단과 은행 거래 차단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조너선 버크 미 재무부 테러자금 담당 차관보가 이달 약 2주 동안 중동과 유럽을 순방하며 이란과 거래를 계속할 경우 미국과의 금융·경제 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재무부는 모두 50여개국과 접촉했으며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를 비롯한 여러 국가가 이후 이란 항공사의 운항이나 은행 거래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WSJ는 이같이 전했다.
버크 차관보는 씨티 런던에서 제재 준수 업무를 담당했던 금융인 출신으로 현재 미 재무부에서 테러자금 대응을 맡고 있다.
◇오만·UAE·튀르키예 잇달아 움직여
WSJ에 따르면 버크 차관보의 첫 방문지는 오만이었다.
오만은 오랫동안 이란과 서방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왔지만 미국은 제재 대상인 이란 마한항공의 운항을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오만 측을 압박해왔다.
미 재무부는 마한항공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무기와 병력, 물자를 수송하는 데 관여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만은 버크 차관보 방문 이후 일주일 안에 마한항공 운항을 금지했고 미국의 새로운 이란 항공 제재가 발효된 뒤에는 모든 이란 항공사의 운항을 차단했다.
버크 차관보는 이어 UAE 정부 관계자들과 만났다.
UAE는 미국의 주요 중동 동맹국이면서도 이란과 오랫동안 경제·문화 관계를 유지해 이란이 국제 금융시스템과 연결되는 주요 통로 가운데 하나로 활용돼왔다.
UAE 당국은 이번 주 이란 최대 상업은행인 뱅크멜리의 현지 지점이 이란 관련 거래를 처리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 23일에는 모든 이란 항공사의 UAE 운항도 금지했다.
버크 차관보가 방문한 튀르키예에서도 마한항공 운항이 취소됐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란과의 무역거래 통로로 이용돼온 대형 민간은행 뱅크멜라트의 영업허가도 취소했다고 WSJ는 전했다.
◇미 재무부, 50여개국 상대로 압박
미국의 대이란 압박은 걸프지역에 그치지 않고 있다.
미 재무부는 50개가 넘는 국가와 관련 논의를 진행했으며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에도 이란 항공사의 운항을 막도록 요구했다.
버크 차관보는 약 2주간의 순방을 영국 런던에서 마쳤다.
영국 정부는 유럽 금융시장에서 활동해온 일부 이란 은행들에 대한 제재 예외조치를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영국 내 영업허가 갱신을 앞두고 있는 뱅크멜리의 런던 자회사도 영업 지속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은 앞서 8일 이란 항공 부문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항공사 27곳을 포함한 개인·기업·기관 36곳을 추가 제재했다.
미 재무부는 제3국 기업이 이란 항공사에 판매대행이나 물류, 항공기 조달 등을 지원하는 경우에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러시아 노선은 여전히 남아
미국의 압박으로 이란의 해외 연결망이 좁아지고 있지만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니다.
마한항공은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두 나라는 이란의 주요 경제·정치 협력국이다.
미 재무부는 중국과 러시아 내 이란 관련 기업과 인사들을 제재해왔지만 두 나라와의 문제는 백악관 차원의 보다 광범위한 외교 협상과 연결돼 있다고 버크 차관보는 설명했다.
미국의 압박은 이란이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타진하는 가운데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번 주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재가 경제에 고통을 주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외부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22일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접촉했으며 이란은 경제적 압박 완화를 조건으로 공격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WSJ는 “걸프 국가들의 이란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이 미국의 압박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기존의 금융제재와 해상봉쇄에 항공망 차단까지 더하면서 이란이 주변국을 통해 유지해온 금융·교역 통로를 얼마나 더 축소시킬지가 향후 압박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