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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GW 허수 신청에 전력망 닫아 건 텍사스…빅테크 '현금 직투자'만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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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GW 허수 신청에 전력망 닫아 건 텍사스…빅테크 '현금 직투자'만 뚫는다

- 텍사스 대기열 474GW 전수조사 착수…231조원 규모 프로젝트 표류
- 2027년 전력 수요 66GW 폭증 전망 속 자본력 갖춘 하이퍼스케일러만 착공
- 변전소 연계 지연 여파…한국 초고압 변압기·배전반 납기 일정 재편 시험대
미국 텍사스주가 474GW에 달하는 대용량 전력망 접속 신청 전수조사에 착수하며 신규 승인을 전면 중단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가 474GW에 달하는 대용량 전력망 접속 신청 전수조사에 착수하며 신규 승인을 전면 중단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텍사스주가 474GW에 달하는 대용량 전력망 접속 신청 전수조사에 착수하며 신규 승인을 전면 중단했다.

유틸리티다이브(Utility Dive)는 제로헤지(ZeroHedge)를 인용해 9월 27일(현지시각) 전력망 포화와 허수 신청 차단을 위해 미국 전력사들이 규제 문턱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현지 계통 병목이 심화하면서 북미 변압기 수출을 늘려온 한국 전력기기 산업의 프로젝트 납기 관리도 시험대에 올랐다.

474GW 허수 잡는 전력망 동결


미국 주요 전력 유틸리티 기업들이 투기성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차단하기 위해 대용량 전력 요금제를 개편하고 접속 요건 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발전과 송배전을 통합 운영하는 수직 통합 유틸리티들은 변전소 보강 비용을 계약 체결 전 선납하도록 요구하기 시작했다.
전력망 혼잡이 심한 텍사스주는 초강경 조치를 단행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026년 8월 텍사스 전력신뢰성위원회(ERCOT)에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474GW 규모 대용량 부하 대기열의 전수조사가 끝날 때까지 신규 접속 승인을 동결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접수된 474GW 대기열은 올해 여름 기록한 텍사스 전력망 역대 최고 피크 수요인 90GW의 다섯 배를 넘어선다. ERCOT는 대기열 전수조사를 오는 12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에너지 규제 당국은 대기열 물량 상당수를 실행 가능성이 희박한 투기성 신청으로 분류한다. 토머스 글리슨 텍사스 공공유틸리티위원회(PUCT) 위원장은 2026년 6월 팟캐스트에서 신청 용량의 상당수가 실제로 유입되지 않을 투기성 물량이라고 선을 그었다. 파블로 베가스 ERCOT 최고경영자 역시 2026년 4월 공식 성명을 통해 부하 전망치가 실제 전력 수요보다 높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231조원 사업 표류와 빅테크 직투자


현장에서는 주민 반발과 핵심 기자재 조달 차질이 사업 추진을 가로막고 있다. 에너지 자문사 렐레이(Relae)는 2024년 1월부터 주민 반대로 중단·철회·지연된 프로젝트 규모가 1700억 달러(약 231조 300억 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추산한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미국 AI 인프라 지출액 5810억 달러(약 789조 5790억 원) 가운데 약 29.2%에 달하는 규모다.

공공기업 센터(Center for Public Enterprise)의 어드베이트 아룬 선임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의 직접 자금 지원을 받는 프로젝트만 착공으로 연결되는 양극화가 굳어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서버 공간을 재임대하는 네오클라우드 운영사들의 투기성 신청은 심사 강화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접속 장벽에도 전력 수요 증가 추세 자체는 견고하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31GW였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7년 66GW로 두 배 이상 확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행정 지연 탓에 향후 1~2년 내 가동 예정 물량 중 절반만 적기에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전력연구소(EPRI)는 데이터센터가 2030년 미국 전력 수요의 9~17%, 2035년 최대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전력기기 가치사슬과 공급망 재편


미국 전력망의 대규모 접속 동결 조치는 북미 수출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온 한국 중전기기 가치사슬에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미친다.

텍사스 ERCOT의 신규 승인 동결과 유틸리티의 계약 요건 강화가 잇따르면서, 블룸버그NEF는 이번 접속 동결로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 파이프라인의 20%가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지연은 한국 전력기기 업계의 초고압 변압기와 중저압 배전반 출하 일정 조정으로 이어진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주요 제조사들은 2024년 이후 북미 유틸리티와 빅테크로부터 수년 치 생산 용량에 달하는 일감을 확보했다.

사업 인허가가 늦어지는 투기성 프로젝트에 연계된 기자재의 경우 완제품 출하 순연이나 보관 비용 발생 변수가 따를 수 있다.

다만 한국 3사의 북미 수주 잔고는 대형 전력 유틸리티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 직납 물량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단기 충격보다는 프로젝트별 우선순위에 따른 제조 슬롯 재배치와 납기 최적화 작업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계통 승인이 수월한 50MW 미만 소규모 분산형 설비 수요가 확대될 경우 한국 배전기기와 친환경 스위치기어 공급망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시장 향방을 가를 최대 분기점은 오는 12월 완료 예정인 ERCOT의 대기열 전수조사 결과와 송전선 증설 예산 집행 속도다. 텍사스 주정부가 허수 물량을 걷어내고 75MW 이상 대용량 부하에 대한 송전망 승인을 빠르게 재개한다면 납기 지연 부담은 조기에 해소될 수 있다. 반면 조사가 내년으로 넘어가고 각 주의 규제 강화가 확산하면 글로벌 전력기기 공급망 전반의 일정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