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300억 달러 규모 품목 관세 인하 합의… 소비재 관세 10% 이하로 낮아져 단기 격차 축소
베트남 등 동남아는 10~12.5% 관세 직면… 단기 투자 주춤하나 '인건비·탈위험' 장기 매력 여전
아세안 대중 투자 190억 달러 10년새 2배 이상 급증… 전자·친환경 등 고부가가치 이전 대세 불변
베트남 등 동남아는 10~12.5% 관세 직면… 단기 투자 주춤하나 '인건비·탈위험' 장기 매력 여전
아세안 대중 투자 190억 달러 10년새 2배 이상 급증… 전자·친환경 등 고부가가치 이전 대세 불변
이미지 확대보기장난감과 일상 가정용품 등 저가 생필품의 대미 직수출 관세가 10% 이하로 대폭 낮아지거나 무관세로 전환됨에 따라, 최근 미국의 301조 강제노동 조사 등으로 10~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받은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제조 허브와의 관세 격차가 단기적으로 역전되거나 좁혀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동남아 추가 설비 투자를 주춤거리는 기류가 포착되기도 했으나,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의 가파른 인건비 상승과 산업 고도화, 그리고 워싱턴 무역 정책의 만성적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중국 제조업의 동남아 이전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흐름 자체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9월 30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미국 백악관은 300억 달러에 달하는 상호 수입 품목에 대해 추가 관세를 철회하는 무역 협정을 공식 타결했다.
완구·생필품 대미 관세 10% 이하로 완화… 동남아 우회 유인 일시 약화
중국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300억 달러 감면 리스트에 포함된 중국산 제품의 90% 이상은 완구, 소형 가전, 생활 잡화 등 일상적인 저가 소비재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 품목이 최혜국대우 세율로 복귀할 경우, 미국 관세청 공식 기준에 따라 대다수 제품의 실효 관세율은 10% 이하로 급락하며 일부 품목은 완전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반면 동남아시아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우회 수출 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주요 생산 거점들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 공급망 강제노동 조사 여파로 지난 7월부터 10%에서 최대 12.5%에 달하는 추가 관세를 일괄 적용받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직접 미국으로 수출할 때 부담하는 관세가 동남아를 거쳐 선적할 때보다 오히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빚어지면서, 관세 회피만을 목적으로 동남아 이전을 검토하던 일부 한계 기업들 사이에서는 투자 유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침 리(Chim Lee) 수석 분석가는 "최근 몇 달간 동남아 신규 투자를 둘러싸고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관망세가 짙어졌다"며, "특히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일부 동남아 국가들의 전력난이 불거진 반면 중국의 인프라는 안정적이어서, 양쪽에 공장을 둔 대기업의 경우 단기적으로 중국 본토 공장의 수출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는 작은 변수"… 中 인건비 상승·산업 고도화가 '아세안행' 견인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관세 합의가 전체 공급망 재편 판도를 뒤흔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남아 이전의 근본적인 동력은 관세 회피뿐만 아니라 중국 내부의 가파른 제조 원가 상승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국가적 체질 개선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그룹 ING의 린송(Lynn Song) 대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비교우위가 기존의 노동집약적 저가 조립에서 첨단 하이테크로 이동함에 따라 저가 제조업이 아세안으로 넘어가는 것은 필연적인 추세"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동남아국가연합(ASEAN)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의 아세안 직접투자(FDI) 규모는 약 190억 달러(약 25조 5,000억 원)로 2015년(80억 달러) 대비 2배 이상 폭증하며 아세안 내 제2위 투자국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의 자얀트 메논(Jayant Menon) 선임연구원 역시 "이번 관세 인하는 적용 범위가 매우 좁은 '핀셋 조치'에 불과하다"며, "중국 본토 직수출이 유리해진 품목은 전체 이전 품목 중 극히 일부분일 뿐, 동남아 투자의 주축을 이루는 전자, 정밀기계, 친환경 미래차 부문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통상 정책이 정권 교체나 정치적 계산에 따라 수시로 뒤바뀌는 상황에서, 글로벌 고객사를 둔 제조업체들에게 거점을 복수로 분산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다변화 전략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 생존 규칙이라는 분석이다.
'1월까지 무역 휴전 연장' 속 신중론… 현장 기업들 "발효 전까진 요지부동"
수출 최일선에 있는 중국 제조사들과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셀러들 역시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며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베이징과 워싱턴 당국은 각국의 국내 법적 비준 절차를 거쳐 감축안을 동시 시행하기로 합의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발효 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 양측은 당초 11월로 예정됐던 무역 휴전 마감 시한을 내년 1월까지 두 달간 잠정 연장해 둔 상태다.
광시좡족자치구에서 미국 아마존 플랫폼을 통해 생활용품을 수출하는 한 판매자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인하 소식은 반갑지만 실제 정책이 세관 현장에서 적용될 때까지는 기존 사업 전략이나 해외 창고 계획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 뉴스 하나에 흔들려 움직이기보다는 불확실성에 대비한 공급망 다변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중 간의 부분적인 관세 완화 조치가 단기적인 통상 숨통을 틔워주었지만, 글로벌 탈위험(디리스킹) 압박과 구조적인 원가 격차가 상존하는 한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아시아 역내 공급망의 재편 흐름은 장기적인 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