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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난 틈탄 삼성전자의 베팅… HBM4 석 배 가격으로 파운드리 적자 턴어라운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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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난 틈탄 삼성전자의 베팅… HBM4 석 배 가격으로 파운드리 적자 턴어라운드 노린다

- 기가바이트당 최대 6000원대 요구… 직전 세대 대비 석 배 웃도는 배짱 청구
- 마이크론 공급 물량 사전 매진 선언… 글로벌 품귀 현상 지렛대 삼아
- 선단 공정 가동률 반등 관측… 비메모리 영업손실 41.8% 축소 전망
삼성전자가 2027년 공급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의 장기 공급 가격을 이전 세대 대비 석 배 이상 인상하는 방안을 두고 주요 고객사들과 가격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2027년 공급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의 장기 공급 가격을 이전 세대 대비 석 배 이상 인상하는 방안을 두고 주요 고객사들과 가격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

삼성전자가 2027년 공급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의 장기 공급 가격을 이전 세대 대비 석 배 이상 인상하는 방안을 두고 주요 고객사들과 가격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미국 정보기술 전문 매체 Wccftech는 2026년 10월 2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협상 테이블에서 확정 단가가 아닌 잠정 공급가로 기가바이트당 4달러 중후반대(약 6057원~6460원)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경쟁사의 조기 완판 선언으로 촉발된 공급 부족 속에서 고부가가치 메모리 가격 결정력을 극대화해 파운드리 사업부 만성 적자를 털어내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기가바이트당 4달러 제시와 장기계약 추진


현재 협상에서 거론되는 HBM4의 기가바이트당 잠정 가격은 4달러 중후반대 수준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공급 중인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의 기가바이트당 추정 단가 1.50달러(약 2019원)와 비교하면 석 배를 웃도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은 스폿 시장에서 거래되는 범용 제품과 달리 연간 단위의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공급량과 가격을 사전에 확정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된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과 공급 물량 배분을 조율한 뒤 이달 안에 가격 협상을 최종 매듭짓는다는 일정을 밟고 있다. 세부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확정된 선주문 물량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양산 라인 투입 계획을 공식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종 서명 직전까지 세부 납품 조건이 변동될 여지는 남아 있지만 삼성전자는 초기 제시액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류를 유지하고 있다.

마이크론 공급난과 파운드리 적자 축소 데이터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판가 책정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글로벌 경쟁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물리적 생산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 설명회에서 2027년 고대역폭메모리 생산 물량 가운데 75% 이상이 이미 고객사와 계약 완료되었다고 밝히며 공급난 장기화를 공식 확인했다. 차세대 인공지능 가속기에 탑재할 고대역폭메모리 조달 창구가 좁아지자 공급사가 주도권을 쥐는 구도가 굳어졌다.

이러한 초고가 정책은 만성 적자에 시달려 온 비메모리 사업 부문의 손익 구조에도 상당한 개선을 가져올 요인으로 꼽힌다. 키움증권 리포트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부문 연간 영업손실이 2025년 50억 700만 달러(약 6조 7400억 원)에서 2026년 29억 1200만 달러(약 3조 9200억 원)으로 41.8% 축소될 것으로 추산했다.

HBM4 규격부터 필수로 결합되는 맞춤형 베이스 다이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도맡으면서 첨단 미세공정 라인의 가동률이 함께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품 단가 상승과 공정 가동률 개선이 맞물려 비메모리 실적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는 셈이다.

종합반도체 시너지와 대형 고객사 이탈 변수


이번 가격 인상 협상은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보유한 종합반도체기업의 수직 계열화 구조가 실질적인 실적 반등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차세대 메모리는 D램을 통제하는 최하단 베이스 다이에 파운드리 최선단 공정을 결합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제작부터 위탁 생산, 첨단 패키징까지 일괄 제공하는 턴키 공급 능력을 내세워 평균판매단가를 끌어올리고 제조 비용을 낮추는 복합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 공정에 참여하는 한국 후공정 검사장비와 부품 제조사들도 생산량 확대에 따른 낙수효과를 공유할 수 있다.

반면 공급자 우위 협상 전략이 장기 시장 점유율 확대로 온전히 안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원가 부담을 이유로 차세대 자체 칩 개발 속도를 늦추거나 TSMC와 SK하이닉스가 구축한 대안 공급망으로 조달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변동성에 따라 클라우드 기업들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집행 속도가 둔화할 경우 초고가 메모리 수용력은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이달 중순 이후 마무리될 가격 협상 최종 결과와 함께 연말에 드러날 글로벌 고객사들의 최종 선주문 규모가 확인되는 시점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실질적인 흑자 전환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