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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텅스텐 독점 깬다"… 美 자본,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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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텅스텐 독점 깬다"… 美 자본,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정조준

중국 수출통제로 글로벌 텅스텐 가격 200% 이상 폭등… 美 시추·방산 제조업계 원가 비상
美 코브캐피탈, 카자흐 대형 광상 지분 70% 인수해 11억 달러 투입… 2028년 상업 생산 목표
中 자본은 이미 '보구티 광산' 가동 돌입해 선점… "정제 시설·규모의 경제 복제는 난제"
중국의 수출 통제로 텅스텐 가격이 200% 이상 폭등한 가운데 미·중 자본의 핵심 각축장으로 떠오른 카자흐스탄 광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수출 통제로 텅스텐 가격이 200% 이상 폭등한 가운데 미·중 자본의 핵심 각축장으로 떠오른 카자흐스탄 광산. 사진=로이터
방위산업 유도무기와 철갑탄, 반도체 및 AI 하드웨어, 석유 시추용 초경합금 공구의 필수 핵심 광물인 텅스텐(Tungsten) 공급망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25년 2월 전략 텅스텐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를 단행한 이후 글로벌 텅스텐 가격이 200% 이상 폭등하며 미국 내 제조업체들이 극심한 원가 압박을 겪자, 미국 민관 자본이 중앙아시아 최대 광물 보유국인 카자흐스탄의 대규모 광산 개발에 수조 원대 자금을 전격 투입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이미 카자흐스탄 내 핵심 광산을 선점해 조기 상업 생산에 돌입한 데다, 광석 채굴을 넘어 중간 가공물인 파라텅스텐산암모늄(APT)과 탄화텅스텐 정제 생태계까지 장악하고 있어 단순한 자금 투입만으로는 중국의 수십 년 산업 독점력을 단기간에 허물기 어렵다는 경고가 나온다.

10월 4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텅스텐 수급 불안이 미국 전략 광물 안보의 최대 뇌관으로 부상하면서 카자흐스탄이 서방의 '탈중국 텅스텐 대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최전선으로 부상했다.

中 수출 통제 여파에 가격 230% 폭등… 美 시추공구·방산업계 직격탄


글로벌 원자재 및 에너지 정보 분석업체 아거스 미디어(Argus Media)와 패스트마켓(Fast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텅스텐 정광 가격은 올해 초에 비해 230% 이상 폭등했다.

이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 기준 글로벌 채굴량의 약 80%를 독점하고 있는 중국이 2025년 초 수출 허가제를 신설하고, 2026~2027년 연간 수출 승인 기업을 단 15개사로 대폭 제한한 데 따른 직격탄이다.

실제로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8월 중국의 텅스텐 완제품 수출 중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급감했다. 특히 중간 원료인 나트륨텅스테이트(-94.9%)와 APT(-89.3%) 선적이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했으며, 미국으로 향하는 미가공 텅스텐과 탄화텅스텐 수출은 전면 끊겼다.

이로 인해 2015년 이후 자국 내 상업용 텅스텐 광산 채굴이 전무한 미국 산업계는 패닉에 빠졌다.

연매출 4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대표 산업 유통사 MSC 인더스트리얼 서플라이는 투입 원가가 500% 급등했다고 토로했으며, 유전 시추 장비 제조사인 울테라(Ulterra)와 바렐(Varel)은 텅스텐 수급난 탓에 드릴 비트 제조 원가가 최대 50% 폭등하자 내마모성이 떨어지는 강철 차체 모델로 설계를 강제 전환하고 있다.

위기감이 고조되자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27일 국내 가공업체 보호를 위해 텅스텐 스크랩(고철) 수출을 1년간 전면 금지하는 긴급 조치를 발동하기도 했다.

美 코브캐피탈 '11억 달러' 승부수… 中 '보구티'는 이미 상업 생산 중


이러한 공급망 단절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 광산 투자사인 코브 캐피탈(Cove Capital)은 지난 4월 카자흐스탄 국영 광업사 타우켄 삼룩(Tau-Ken Samruk)과 합작해 카라간다 지역의 초대형 텅스텐 광상인 '노던 카트파르(Northern Katpar)'와 '어퍼 카이락티(Upper Kairakty)' 지분 70%를 전격 인수했다. 총 프로젝트 개발 추정 비용만 11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프로젝트는 여전히 최종 타당성 조사(DFS) 및 엔지니어링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 상업 생산 목표 시점은 2028년경으로 잡혀 있다.

반면 중국 자본은 이미 몇 걸음 앞서 나가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계 광업사 자신 인터내셔널 리소스(Jiaxing International Resources)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주의 '보구티(Boguty) 광산' 개발을 진작에 완료하고, 2024년 11월 시험 생산을 거쳐 2025년 4월부터 본격적인 상업 가동에 돌입한 상태다.

여기에 중국 쿤신 인터내셔널 등도 지난 9월 일대일로 정상회의에서 카자흐스탄 텅스텐 추가 투자 협약을 체결하며 현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량옌(Liang Yan) 윌라멧대학교 경제학 석좌교수는 "카자흐스탄은 200만 톤 이상의 풍부한 매장량을 보유해 글로벌 연간 생산량의 15%를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중국은 이미 채굴을 시작한 반면, 미국 프로젝트는 자금 조달과 시설 건설에 수년이 더 걸린다"며, "미국의 자금력만으로는 중국이 보유한 생산 일정과 상업적 규모의 우위를 단기간에 무력화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중간 정제·카스피해 횡단 물류 '첩첩산중'… 자원 민족주의 확산

단순한 채굴을 넘어 고순도 정제 능력과 물류망 확보도 난제로 꼽힌다.

엘리스트라 어드바이저리의 류원징(Liu Wenjing) 수석 고문은 "서방이 광석을 캐내더라도 카자흐스탄 현지에 APT 정제 플랜트가 없다면 결국 정제를 위해 농축물을 중국 제련소로 보내야 하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중국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완전한 텅스텐 가공 밸류체인을 서방이 돈만으로 복제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이를 의식한 미국 정부는 지난달 자국 가공 기업인 엘멧 그룹(Elmet Group)에 4억 5,000만 달러의 우선주 투자를 단행해 본토 내 APT 제련 시설 확충에 나섰으며, 노던 카트파르 광산 역시 중국을 거치지 않고 카스피해를 건너 유럽으로 우회하는 '중간회랑(Trans-Caspian)' 물류망을 개척하고 있다.

글로벌 자원 부국들의 '가치사슬 내재화' 움직임도 변수다.

영국이 데번주 헤머던 광산 재가동에 7,100만 파운드를 투입하는 가운데, 베트남은 텅스텐 수출 허용 목록 제외를 검토 중이며, 아프리카의 짐바브웨는 지난 9월 원석 및 정광 수출을 전격 중단하고 자국 내 1차 정제를 의무화했다.

미국의 막대한 달러 투입이 중국의 철옹성 같은 텅스텐 카르텔에 실질적인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아니면 가공 기술과 물류의 장벽에 막혀 절반의 성공에 그칠지 글로벌 방산 및 첨단 기술 업계의 이목이 중앙아시아의 광맥으로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