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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시게이트 인수전 돌입"… 日 TDK, HDD 자기헤드 매각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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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시게이트 인수전 돌입"… 日 TDK, HDD 자기헤드 매각 저울질

AI 데이터센터發 HDD 수요 급증에 '몸값 최고조'… 매각 대금 수천억 엔 추산
세계 유일 독립 공급사… 도시바 공급망 방어 vs 美 시게이트 인수 경쟁 속 안보 심사 복병
AI 데이터센터용 대용량 스토리지 수요 폭증 속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TDK의 핵심 부품 HDD 자기 헤드. 사진=TDK이미지 확대보기
AI 데이터센터용 대용량 스토리지 수요 폭증 속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TDK의 핵심 부품 HDD 자기 헤드. 사진=TDK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열풍으로 대용량 스토리지 수요가 폭발하자, 일본의 전자부품 대기업 TDK가 핵심 부품인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용 자기헤드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며 고객사인 도시바(Toshiba) 및 미국 시게이트(Seagate Technology)와 물밑 협상에 돌입했다.

글로벌 HDD 시장이 웨스턴디지털(WD), 시게이트, 도시바의 3사 과점 체제로 굳어진 상황에서, 전 세계 유일의 독립계 자기헤드 제조사인 TDK의 사업 향방은 글로벌 스토리지 공급망의 판도를 좌우할 초대형 변수로 꼽힌다.

다만 수천억 엔에 달하는 매각 대금 외에도 일본 경제산업성의 경제안보 심사와 독점금지 규제 승인 여부가 최대 난제로 부상했다.

10월 10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TDK는 배터리와 데이터센터용 고정밀 센서 등 미래 전략 사업에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기헤드 부문 매각 협상에 착수했다.

영업이익 8배 급증 '최고 몸값' 매각 적기… 시게이트, 도시바보다 높은 베팅


TDK의 자기헤드를 포함한 자기응용제품 사업부는 지난 3월 종료된 회계연도 기준 매출 2,629억 엔(약 2조 2,24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년 만에 무려 8배 급증한 270억 엔(약 2,300억 원)을 달성했다.

TDK는 AI 인프라 확충에 따른 실적 호조로 기업가치가 정점에 달한 지금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TDK 측은 매각 추진설에 대해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를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대금이 수천억 엔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협상은 초기 단계다. 당초 핵심 공급처인 도시바가 먼저 인수 협상에 나섰으나, 이후 미국 시게이트가 더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입찰 경쟁에 불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량 80% 도시바 공급… '원가 노출 우려' vs '공급망 확충' 충돌


이번 거래의 핵심 이해당사자인 도시바는 시게이트의 인수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노 시스템즈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HDD 시장 점유율은 웨스턴디지털(43%), 시게이트(40%), 도시바(17%) 순으로 재편되어 있다.

이 중 웨스턴디지털과 시게이트는 자체 헤드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도시바는 소요 물량의 80%를 TDK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유일한 외부 조달 기업이다.

만약 경쟁사인 시게이트가 TDK의 헤드 사업부를 집어삼킬 경우, 도시바는 최대 라이벌에게 핵심 부품 수급을 맡겨야 할 뿐만 아니라 자사의 원가 구조와 생산 스케줄 등 기밀 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는 치명적인 위험에 처하게 된다.

반면 시게이트는 AI용 초고용량 HAMR(열보조 자기기록) 드라이브 생산 능력을 단숨에 확장해 웨스턴디지털을 제치고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日 경제안보 M&A 지침이 복병… 독점금지 심사도 까다로워


거래의 최종 성패는 일본 정부의 '경제안보' 규제 장벽을 넘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이 지난 7월 개정한 인수합병(M&A) 지침은 국가 핵심 인프라와 관련된 거래에서 '국내 공급망 유지 및 안보 영향'을 철저히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대용량 스토리지 부품 제조 기술이 해외 기업인 시게이트로 유출될 경우, 일본 정부가 공급망 안보를 이유로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소수 기업이 시장을 과점한 구조상 각국 반독점 당국의 결합 심사도 험난할 전망이다.

최고가를 써낸 입찰자가 승기를 잡는 일반 M&A와 달리, 복잡한 독점금지 규제와 경제안보 논리가 얽히면서 TDK가 최종적으로 사업부를 매각하지 않고 자체 보유하는 선택지를 택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