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앨라배마·조지아 80만가구 정전…정유공장 전력·침수 위험에 연료시장 긴장
이미지 확대보기허리케인 이사이아스가 1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해안에 상륙하면서 멕시코만 원유·가스 생산에 대규모 차질이 빚어지고 플로리다, 앨라배마, 조지아 등 3개 주에서 80만가구 넘게 정전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사이아스 상륙으로 멕시코만 에너지 생산시설과 미국 남동부 지역의 전력 공급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CNBC도 멕시코만 원유 생산 중단에 이어 정유시설까지 허리케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만 원유 생산 차질 확대…정유공장도 긴장
미 해양광물관리국(MMA)에 따르면 지난 9일 현재 멕시코만의 유인 원유·가스 생산 플랫폼 371곳 가운데 129곳에서 인력이 철수했다. 멕시코만의 하루 원유 생산량 가운데 약 70%가 중단됐다.
생산 차질은 허리케인이 접근하면서 빠르게 확대됐다. CNBC에 따르면 8일 기준 원유 생산 중단 규모는 하루 약 130만배럴로 당시 멕시코만 전체 생산량의 약 63%였다.
셰브론을 비롯한 주요 에너지업체들은 이사이아스가 접근하자 해상 플랫폼의 인력을 철수시키고 일부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시장에서는 해상 원유 생산 중단보다 육상의 정유공장이 입을 피해에 더 주목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허리케인 경로에는 미시시피주 파스카굴라의 셰브론 정유공장, 앨라배마주 사라랜드의 버텍스 에너지 정유공장이 있다. 두 시설의 정제능력은 합쳐 하루 46만6000배럴로 미국 전체 정제능력의 약 2.4%에 해당한다.
셰브론은 8일 현재 파스카굴라 정유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 대표는 두 정유공장에 가장 큰 위험은 정전이나 침수 피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설이 직접적인 손상을 입지 않더라도 가동이 중단될 경우 재가동하는 데 1~2주가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걸프 연안 정유시설은 현재 전체 생산능력의 약 95%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어 다른 시설이 생산량을 늘려 공급 차질을 메울 여력도 거의 없는 상태다.
미국의 디젤 공급은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2년 이후 이맘때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리포 대표는 허리케인으로 원유를 정유공장에 운반하거나 휘발유, 항공유, 디젤을 실어 나르는 유조선 운항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플로리다로 향하는 휘발유와 항공유, 디젤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FT는 전문가들이 현재까지는 허리케인에 따른 원유 생산 중단이 이미 높은 국제유가에 즉각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전이나 침수로 정유시설까지 가동을 멈출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80만가구 정전…1905년 이후 가장 늦은 첫 허리케인
이사이아스는 상륙을 앞둔 9일 한때 최대 지속풍속이 시속 120마일(약 193km)에 달하는 3등급 허리케인으로 강화됐다.
FT는 10일 이사이아스가 플로리다 해안에 상륙하는 과정에서 최대풍속 시속 105마일(169km)을 기록한 뒤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됐다고 전했다.
강풍으로 플로리다, 앨라배마, 조지아의 전력선이 끊기면서 10일 오전 기준 80만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미 국립기상청은 폭풍해일 경보를 발령했으며 주말 동안 미국 남동부 지역에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플로리다 팬핸들 동부와 조지아, 캐롤라이나 일부 지역에서는 토네이도 발생 위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사이아스는 올해 대서양에서 열대성 폭풍이 허리케인으로 발달한 첫 사례다. 첫 허리케인 발생 시점으로는 1905년 이후 가장 늦다.
또 2024년 허리케인 밀턴 이후 미국 동부를 강타한 첫 허리케인이다.
FT는 강한 엘니뇨가 올해 대서양 허리케인 발생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대서양 상공의 수직 방향 바람 변화가 강해지면서 열대성 폭풍이 허리케인으로 조직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반면 엘니뇨는 따뜻한 해수면이 폭풍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태평양의 허리케인 발생 여건을 강화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전망에서 엘니뇨가 연말까지 강화되면서 중부와 동부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12월께 평년보다 약 3.7도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적인 위성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