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5·시트로엥 2CV 등 헤리티지 전기차로 소비자 향수 자극
중국 제조사들 2분기 유럽 점유율 약 11% 기록하며 가격·기술 압박
아이콘에도 전성기 존재…헤리티지 감성과 기술 경쟁력 병행 필수
중국 제조사들 2분기 유럽 점유율 약 11% 기록하며 가격·기술 압박
아이콘에도 전성기 존재…헤리티지 감성과 기술 경쟁력 병행 필수
이미지 확대보기영국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는 10월 13일(현지시각) 비야디(BYD)와 지리(Geely)를 비롯한 중국 완성차 기업들이 고도화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제조사들은 올해 2분기 기준 유럽 시장에서 거의 11%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중국 브랜드 모델은 현지 브랜드보다 가격이 낮으면서도 첨단 기술을 탑재한 경우가 많다.
유럽 제조사들은 비용 절감과 기술 격차 해소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경쟁사가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역사를 핵심 차별화 요소로 선택했다.
르노 5의 흥행과 후발 주자들의 추격
이 전략은 이미 르노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1972년 처음 출시된 르노 5를 전기차로 재해석한 신형 르노 5는 올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중형 전기차로 자리잡았으며, 그룹의 상반기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로렌스 반 덴 아커 르노그룹 디자인 총괄은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특정한 감성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영국인 크리스 리치필드(51세)는 과거 어린 시절 탔던 르노 5에 대한 깊은 애정과 노란색 전기차 모델에 매료되어 지난 5월 생애 첫 전기차로 르노 5를 선택했다. 그는 새로운 르노 5를 갖고 싶은 마음이 전기차에 대한 우려보다 훨씬 컸다고 전했다.
다른 제조사들도 이 흐름에 합류했다. 스텔란티스 산하 시트로엥은 이번 주 파리 모터쇼에서 1948년부터 1990년까지 생산된 상징적인 2CV를 전기차 콘셉트카로 공개했다. 스텔란티스는 기존 2CV의 열성 팬과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를 원하는 더 넓은 소비자층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ID. 폴로는 중국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한 저가 전기차 라인업의 일종으로, 초기 골프의 클래식 속도계를 본뜬 복고 대시보드 모드와 가상 카세트 테이프 기능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자동차 디자인 연구소(Car Design Research)의 로버트 둘리 수석 디자인 전략가는 중국 브랜드의 가격 경쟁이 가장 치열한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이러한 복고풍 디자인이 눈에 띄는 현상이라며, 마진이 낮은 소형차 시장에서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유용한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헤리티지 전략의 한계와 과제
그러나 복고풍 전략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반 덴 아커는 복고풍 스타일이 가족 대대로 특정 모델을 애용해 온 유럽에서는 잠재력이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 있고 영원히 지속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콘은 영원하지 않으며 전성기를 누리는 순간이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폭스바겐의 ID. 버즈 전기 마이크로버스는 초기 관심이 높았으나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과 주행거리에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인기가 식었다. 비틀 역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이동하면서 2019년 생산을 마감했다.
폭스바겐 수석 디자이너 안드레아스 민트는 과거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고속 충전과 자율주행 같은 기술 분야에서 탁월함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2CV 수집가 클럽의 티에리 주아니 회장은 새로운 2CV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특별한 감성적 매력을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헤리티지 감성에 더해 기술 경쟁력을 완벽하게 뒷받침하지 못하면, 레트로 전략은 소비자들을 실망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