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정신건강 피해 소송·저작권 분쟁에 경영난…연내 자산 매각 추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인공지능(AI) 챗봇 스타트업 캐릭터닷AI가 청소년 정신건강 피해 관련 소송과 저작권 분쟁 등으로 경영난을 겪다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월트디즈니는 캐릭터닷AI의 일부 지식재산권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2000만달러(약 269억원)를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캐릭터닷AI는 법원 감독 아래 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챗봇 서비스 운영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타임스)는 캐릭터닷AI가 미국 연방파산법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디즈니와 지식재산권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캐릭터닷AI는 이용자가 유명인이나 역사적 인물, 가상의 캐릭터를 모방한 챗봇을 만들고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구글 출신 엔지니어들이 지난 2021년 창업했다. 이용자들이 오락과 역할극, 가상 인물과의 교류 등을 위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2023년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3430억원)에 이르렀다.
◇디즈니, 2000만달러에 일부 지식재산권 사용권 확보
캐릭터닷AI는 파산보호 신청에 앞서 디즈니와 일부 지식재산권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디즈니는 2000만달러를 지급하고 캐릭터닷AI가 보유한 일부 지식재산권에 대한 비독점적·영구적 사용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디즈니는 법원이 감독하는 자산 매각 절차에서 우선 입찰자 역할을 맡는다. 다른 기업도 더 높은 가격이나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계약은 디즈니가 캐릭터닷AI의 전체 사업이나 챗봇 플랫폼을 인수한 것과는 다르다.
캐릭터닷AI는 12일 낸 성명에서 “법률·규제·운영상의 상당한 어려움 속에서도 사업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 왔다”고 밝혔다.
캐릭터닷AI는 파산법원의 감독 아래 올해 말까지 자산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캐릭터닷AI는 “매각 절차를 통해 플랫폼 운영을 계속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제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적절한 인수 제안이 없으면 서비스를 종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기존 챗봇 플랫폼을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
◇청소년 정신건강 피해 소송 잇따라…안전성 논란 확산
캐릭터닷AI가 경영난에 빠진 배경에는 청소년 이용자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관한 소송이 있다.
미국 여러 주의 부모들은 캐릭터닷AI의 챗봇이 자녀의 정신건강을 해쳤으며 일부 청소년의 자살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에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메건 가르시아가 14세 아들 수얼 세처 3세의 사망과 관련해 캐릭터닷AI와 구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 따르면 세처는 캐릭터닷AI의 챗봇과 지속적으로 대화했으며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를 보였지만 회사가 보호자에게 알리거나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지 않았다.
가르시아는 챗봇과의 대화가 아들의 자살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캐릭터닷AI와 구글은 올해 초 플로리다, 콜로라도, 텍사스, 뉴욕 등 여러 주에서 제기된 관련 소송 일부를 합의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캐릭터닷AI는 이용자 안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으며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이용 제한 조치도 도입했다.
그러나 AI 챗봇과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다.
◇디즈니 캐릭터 무단 사용 논란…전 CEO는 디즈니로 이직
저작권 문제도 캐릭터닷AI의 부담을 키웠다.
캐릭터닷AI 플랫폼에서는 이용자들이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하는 유명 캐릭터를 모방한 챗봇을 만들면서 저작권 침해 논란이 발생했다.
디즈니는 지난해 캐릭터닷AI에 자사 캐릭터의 무단 사용을 중단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이에 캐릭터닷AI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와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등을 모방한 챗봇을 삭제했다.
당시 저작권 침해 문제로 충돌했던 두 회사가 이번에는 지식재산권 사용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캐릭터닷AI의 경영진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 회사는 앞서 페이스북 출신 임원인 카란딥 아난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지만 아난드는 올해 회사를 떠나 디즈니의 초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자리를 옮겼다.
캐릭터닷AI는 월간 활성 이용자가 2000만명을 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콜린 애덤스 캐릭터닷AI CEO는 “자산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이용자들에게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회사가 예정대로 자산 매각을 마무리하고 챗봇 플랫폼 운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향후 인수 제안과 법원 절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