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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대기업 절반 이상 "AI 도입으로 내년 인력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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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대기업 절반 이상 "AI 도입으로 내년 인력 감축"

딜로이트 CFO 조사서 52% 감원 예상…67%는 AI 전환 목표의 4분의 1만 달성
지난 2025년 11월 1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무어 킹스턴 스미스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5년 11월 1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무어 킹스턴 스미스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영국 대기업의 절반 이상이 앞으로 1년 동안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직원 수를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들이 AI를 활용한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화에 속도를 내면서 영국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일자리는 충분히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딜로이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향후 1년간 AI 도입으로 직원 수를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일부터 10월 1일까지 영국 주요 기업 CFO 6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에는 영국 대표 주가지수인 FTSE 100 구성 기업 12곳과 FTSE 250 구성 기업 25곳이 포함됐다.

◇CFO 52% 인력 감축 예상…AI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

FT에 따르면 딜로이트 조사에서 AI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을 예상하는 CFO는 전체 응답자의 52%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의 AI 전환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7%는 AI를 통해 궁극적으로 실현할 것으로 예상하는 변화 가운데 현재까지 달성한 수준이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이는 향후 기업들이 AI 도입을 확대하면서 인력 운용 방식에도 추가적인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AI 활용을 통한 비용 절감이 곧바로 기업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조사에 참여한 CFO 가운데 향후 1년 동안 AI가 기업의 이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약 3분의 1에 그쳤다.

기업들이 AI 도입으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고 기대하면서도 수익성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영국 경제 성장에도 일자리 부족…청년 실업 10여년 만에 최고

이번 조사 결과는 영국 경제에서 나타나는 고용 없는 성장 현상에 대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영국 기업들은 AI 도입과 높은 고용 비용에 대응해 신규 채용을 제한하면서 사업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는 장기 실업자가 증가하고 청년 실업률도 1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블룸버그는 “영국 경제가 유럽의 다른 주요 국가들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고용시장에서는 이러한 성장세가 충분한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앤디 버넘 총리가 이끄는 영국 노동당 정부에도 정책적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는 AI 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면서도 노동자들이 일자리 감소의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영국 AI 장관 "기술혁신 비용 노동자에게 떠넘기지 않을 것"

카니슈카 나라얀 영국 AI 담당 장관은 지난 12일 연설에서 AI 혁명에 따른 비용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나라얀 장관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자리와 자녀의 미래에 AI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불안해하는 이유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 역시 이러한 우려와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의 AI 투자 확대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AI 도구에만 투자하고 직원 교육은 부족

기업들이 AI 기술에 투자하면서도 기존 직원들의 활용 능력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런던에 본사를 둔 직무교육 플랫폼 멀티버스가 이번 주 발표한 별도 보고서에서는 기업들이 AI 투자와 기존 인력의 역량 개발을 제대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멀티버스 창업자인 이언 블레어는 기업들이 직원들의 AI 활용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의 어떤 기업도 직원들이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이 때문에 AI 투자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멀티버스는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AI 활용 방법을 충분히 교육하지 않은 채 관련 도구를 도입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영국 기업들이 AI 도입을 통한 비용 절감과 인력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생산성 향상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존 직원들의 활용 역량을 높이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