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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11월 시진핑-트럼프 회담 앞두고 'AI 거버넌스 협약' 조율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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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11월 시진핑-트럼프 회담 앞두고 'AI 거버넌스 협약' 조율 총력

11월 선전 APEC 계기 올해 세 번째 정상회담… AI 위기대응과 양자 소통 채널 구축 추진
당국자·연구소·기업 망라한 상설 메커니즘 검토… "전략적 경쟁 속 실질적 협력 성과물 목표"
'모델 증류(지재권)' 분쟁·'팍스 실리카 vs 세계AI협력기구' 표준 경쟁 속 실효성 시험대
다음 달 선전 APEC 정상회의에서 올해 세 번째 양자 회담을 앞두고 AI 안전 협약과 대화 채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중 정상.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다음 달 선전 APEC 정상회의에서 올해 세 번째 양자 회담을 앞두고 AI 안전 협약과 대화 채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중 정상.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기술 냉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국 정부가 다음 달 중국 선전(Shenzhen)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AI 안전과 위기관리 프레임워크'를 공식 합의하기 위한 막바지 실무 조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세 번째 대면 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군사적 오판 방지와 시스템 통제 불능에 대비한 'AI 핫라인(양자 소통 채널)' 구축을 가시적 외교 성과물로 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10월 15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워싱턴발 단독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기술 및 외교 실무팀은 지난달 시 주석의 방미 당시 발표된 AI 대화 제도화 프레임워크의 세부 운영 합의문을 마련하기 위해 정기적인 비공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릴 양자 정상회담에서 인공지능 협력이 가장 핵심적인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선언 넘어 실행 틀 마련"… 당국·연구원·산업계 망라 상설 기구 검토


양국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백악관 팩트시트와 중국 측 8대 성과 보고서를 통해 AI의 위험과 기회를 논의할 대화 메커니즘을 만들고, AI 관련 우발사고를 방지할 양자 소통 채널을 개설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합의는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다. 한 정통한 소식통은 "양국은 정상들이 선전에 모이기 전까지 AI 관련 위기 대응의 기본 골격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세부 운영 지침과 구체적인 '살'은 정상회담 이후 단계적으로 붙여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선전 회담에서는 양국 정부 관료는 물론 핵심 AI 연구기관과 산업계 대표들이 공식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상설 제도적 협력 메커니즘'의 출범이 공식 발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국은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 이후 AI 거버넌스 회담을 추진했으나 의제 조율 난항으로 연기를 거듭하다, 최근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He Lifeng)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 간 고위급 경제 회담 트랙에 통합되며 급물살을 탔다.

트럼프 '자율 규제' vs 베센트 '모델 증류 표절' 비판… 불신의 골 여전

양국이 위기관리 채널 구축에는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이를 넘어선 실질적인 경제·기술 협력 프레임워크로 확장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양국의 상이한 규제 체계와 기술 탈취를 둘러싼 상호 불신이 여전히 깊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 유지를 이유로 미국 내 일각에서 제기된 최선단(Frontier) AI 모델 개발 속도 조절 요구를 전면 거부하고 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자체 모니터링을 골자로 한 '도덕적 구속력'을 지닌 자율 감사 협약을 맺는 데 그쳤다.

동시에 미국 행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오픈소스와 상용 모델을 이용해 성능을 빠르게 복제하고 있다고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미국의 선진 AI 모델을 훔치고 복제하는 기술적 용어가 바로 '증류(Distillation)'"라며 "중국은 우리 모델을 모방·정제하는 데 그치고 있어 결코 미국을 앞설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지식 증류가 "글로벌 AI 학계와 산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정상적인 훈련 기법"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팍스 실리카 vs 세계AI협력기구… '규범 주도권' 각축 속 봉합 시도


글로벌 AI 표준 설정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도 치열하다.

미국은 핵심 우방국 중심의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연대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 구상을 밀어붙이고 있는 반면, 중국은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EC)' 설립을 추진하며 비동맹·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 국가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전 APEC 회담은 양국이 파국을 피하고 최소한의 안전핀을 마련하는 외교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외교 관계자는 "AI는 워싱턴과 베이징이 극한의 전략적 경쟁 속에서도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협력이 병행될 수 있음을 전 세계에 입증할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무대"라며 "선전 담판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최소한의 가드레일(안전장치)을 마련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