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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미국 픽업·오프로드 SUV 시장 진출 추진…중국 부진에 전략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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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미국 픽업·오프로드 SUV 시장 진출 추진…중국 부진에 전략 전환

2026년 첫 9개월 중국 인도량 30% 감소…관세 연간 50억 유로 부담
포드 협력 협의 중, 거부 시 2~3년 내 독자 모델 투입 가능성 검토
의사결정 지연·브랜드 유산 부족…딜러망도 지원 부족 호소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파리 자동차 정상회의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을 위한 막대한 투자와 성장 전략을 밝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파리 자동차 정상회의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을 위한 막대한 투자와 성장 전략을 밝혔다. 사진=로이터


폭스바겐이 중국 시장 부진과 관세 압박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 중형 픽업트럭과 오프로드 SUV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미국의 금융·경제 전문매체 블룸버그의 10월 15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파리 자동차 정상회의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을 위한 막대한 투자와 성장 전략을 밝혔다.

이번 미국 시장 공략은 중국 사업 급감과 독일 본사의 구조조정 압박 속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중국 실적 급락과 관세 부담이 전략 전환 압박


폭스바겐의 2026년 첫 9개월 중국 내 그룹 인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했다. 세계 최대 승용차 시장인 중국의 전체 수요도 올해 약 20% 축소됐으며 안정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블루메 CEO는 중국 시장은 과거처럼 작동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유럽 본사 상황도 어려워 폭스바겐은 지난 9월 일자리 감축 목표를 10만 명으로 두 배 늘렸으며, 이는 전 세계 인력의 약 15%에 해당한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1%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도 직격탄이 되어 폭스바겐은 관세 부담이 그룹 전체 기준으로 연간 50억 유로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멕시코와 유럽에서 미국으로 차량을 공급하던 기존 공급망이 큰 타격을 입었다.

포드 협력 협의 중…거부 시 2~3년 내 독자 투입 검토

폭스바겐이 겨냥하는 차종은 쉐보레 콜로라도와 토요타 타코마와 경쟁하는 중형 픽업트럭과 포드 브롱코와 지프 랭글러에 맞서는 오프로드 SUV다.

포드와의 파트너십이 가장 빠른 진입 경로로 꼽히며, 포드는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레인저 플랫폼 기반의 폭스바겐 아마록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포드 경영진은 자사 경트럭 프랜차이즈를 잠식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 내 협력 확대에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가 협력을 거부할 경우 폭스바겐은 공급업체와 스카우트 부문의 오프로드 전문성을 활용해 2~3년 내에 브롱코 경쟁 차량을 독자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2028년부터 인도를 시작할 예정인 스카우트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이 추가 생산능력을 제공할 수 있으며, 아우디는 미국 공장이 없어 그룹 내 여유 생산 설비를 활용한 대형 SUV 현지 생산도 검토 중이다.

관료주의·브랜드 유산 부족…딜러망도 이탈 경고

내부 장벽과 브랜드 이미지 약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전 아우디 영업 책임자 마르코 슈베르트가 10월 1일 북미 지역 총괄을 맡아 100일 내에 실행 계획을 수립하라는 임무를 받았으나, 아우디와 포르쉐 등 그룹 내 브랜드들이 각각의 엔지니어링 문화와 투자 우선순위를 고수해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

전 북미 폭스바겐 브랜드 최고운영책임자(COO) 요한 드 니셴은 배출가스 스캔들 이후 설치된 미국 준법 감시 장치가 관료주의를 더하고 의사결정에 대한 두려움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토퍼시픽 리서치의 에드 킴 사장은 폭스바겐이 진입하려는 시장은 매우 경쟁이 치열한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폭스바겐 전국 딜러 자문위원회 의장 프레드 에미치는 수년간 품질과 소프트웨어 문제와 투자 부족으로 한 번만 구매하고 돌아오지 않는 고객이 너무 많다며 오프로드 세그먼트에 전념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030년까지, 스텔란티스는 2028년 초까지 관련 신차를 미국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어서 폭스바겐의 진입 여건은 한층 빠듯해지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