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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태원 회장 "한·일 3000억 달러 묶자"… 에너지·반도체 경제공동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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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한·일 3000억 달러 묶자"… 에너지·반도체 경제공동체 제안

최태원 SK 회장, 14일 EBS 강연서 단순 협력 넘어선 '경제공동체' 구축 역설
화석연료 연 3000억 달러 공동 조달·저장으로 5~10% 비용 절감 효과 제시
한국 제조와 일본 소부장 상호보완 결합…저출생·고성장 한계 공동 돌파 촉구
지난 7월 10일 미국 뉴욕에서 최태원 SK회장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10일 미국 뉴욕에서 최태원 SK회장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심화하는 글로벌 지정학 위기 속에서 한국의 독자 생존 한계를 짚으며 일본과의 전면적인 경제공동체 구축을 공식 제안했다.

코리아웨이브는 15일 최태원 회장이 교육방송 강연을 통해 미·중 패권 다툼 속 한국의 생존 전략으로 일본과의 포괄적 연대를 역설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는 에너지 수입 구조를 통합해 수조 원대의 비용을 절감하고, 반도체 제조와 소재·부품·장비의 상호 보완성을 극대화하자는 구상이다.

신제국주의 질서와 단독 생존의 한계


최 회장은 14일 방영된 EBS '위대한 수업' 강연에서 과거 제국주의 블록화와 유사하게 재편되는 국제 질서를 정면으로 경고했다. 규범 기반의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아래에서는 외부 세력과의 연대 없이도 한국이 홀로 경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으나 지금의 미·중 대립 국면에서는 독자적인 안보와 경제 방어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진단이다.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자국 이익을 지켜내기 위한 파트너로 일본을 명시했다. 최 회장은 단순한 우호 협력 수준을 뛰어넘어 유럽연합(EU)에 준하는 시장 통합과 제도적 연대인 경제공동체 단계까지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3000억 달러 에너지 공동 조달과 10% 절감


최 회장이 경제공동체의 첫 번째 실행 과제로 제시한 분야는 에너지다. 한국과 일본의 연간 화석연료 수입 대금을 합산하면 3000억 달러에 이르며, 두 나라가 구매력과 비축 기지를 하나로 묶으면 조달 단가와 운송 비용을 5~10%가량 즉각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발전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차세대 수소 밸류체인 역시 한·일 공동 개발의 필수 영역으로 꼽았다. 막대한 자본과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돼야 하는 에너지 전환 국면에서 소모적인 조달 경쟁을 멈추고 공동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양국 국익과 직결된다는 논리다.

반도체 분업 체제와 미래 국가 설계

인공지능과 반도체 생태계에서도 제로섬 경쟁을 배격하고 분업 효율을 높일 것을 촉구했다. 한국이 쥔 완제품 메모리·파운드리 제조 경쟁력과 일본이 보유한 고순도 소재·첨단 장비 기술력을 결합할 경우 양국은 적대적 경쟁자가 아닌 최적의 보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출생과 고령화,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동일한 구조적 덫에 걸린 양국 시장이 단일 경제권을 이뤄 극복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의 구체화 속도는 양국 정부의 통상 제도 정비와 민간 기업 간 협의체 가동 수준에 따라 좌우된다. 역사적 갈등과 보호무역 기조가 다시 고개를 들어 관세 장벽이 높아지거나 공급망 독점 경쟁이 재점화된다면 경제공동체 연대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는다.
최태원 회장은 강연에서 "지구상에서 한국과 일본만큼 문화적으로 가깝고 국경을 맞댄 이웃을 다시 찾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같은 처지의 두 시장이 손을 잡지 못하면 미래 세대를 위한 국가 설계는 요원해지는 만큼 청년층과 기업이 선제적인 발상 전환으로 새로운 성장판을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