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2612 궤도 수정...동일 고도 진입 후 목표 위성 턱밑 추격
가동 중 두 위성 비인가 랑데부...우주 궤도 내 군사 규범 공백 노출
과거 미 정찰위성 표적화 전례...민간 관측 자산 대상 감시·교란 위험 제기
가동 중 두 위성 비인가 랑데부...우주 궤도 내 군사 규범 공백 노출
과거 미 정찰위성 표적화 전례...민간 관측 자산 대상 감시·교란 위험 제기
이미지 확대보기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는 10월 18일(현지시각) 공개 궤도 데이터를 분석해 러시아 군사위성 기동이 저궤도에서 한쪽 소유주의 승인 없이 활성 상태인 두 위성이 근접한 첫 사례일 수 있다고 전했다. 구름을 뚫고 지표면을 촬영하는 상업 레이더 위성이 분쟁 지역의 감시 자산으로 쓰이면서 상대국 군사위성의 직접적인 물리적 추적 표적이 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5월 첫 접근 뒤 10월 궤도 동기화 재개
러시아 우주군은 지난 2026년 4월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소유즈-2.1b 로켓을 이용해 군사위성 6기를 발사했다. 당시 발사된 위성 중 5기는 5월 들어 많은 추진 연료를 소모하면서 아이스아이-X36과 동일한 궤도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5월 26일 러시아 위성 가운데 1기가 아이스아이-X36에서 약 2.5km 이내로 근접 통과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응해 라팔 모드르제프스키 아이스아이 최고경영자는 당시 자사 위성의 궤도를 긴급히 수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잠잠하던 코스모스 2612는 10월 12일 추진력을 가동해 아이스아이-X36과 거의 동일한 고도와 궤도 경사각을 다시 확보했다. 당시 475km 후방에 머물던 해당 위성은 10월 16일 기동을 거쳐 상대 위성의 4.8km 뒤편까지 거리를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비인가 저궤도 근접과 국제 규범 부재
미국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맥도웰은 공개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스모스 2612가 궤도 수정 후 아이스아이-X36 주변 5km 이내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쪽 위성 소유주의 동의 없이 가동 중인 두 위성이 저궤도에서 만나는 것은 사상 처음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상업 우주 추적 기업 레오랩스는 이번 러시아 위성의 움직임이 의도적인 접근으로 관측된다고 미국 뉴스 플랫폼 악시오스에 밝혔다. 레오랩스는 10월 17일 기준 두 위성의 간격이 약 4.8km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스아이는 구름이 끼거나 어두운 밤에도 전파를 쏴 지표면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하는 소형 합성개구레이더 위성을 운용하는 핀란드 기업이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군이 해당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특정 위성의 구체적인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미 정찰위성 추적 전례와 감시 위험
러시아군은 과거에도 타국의 핵심 우주 자산 주변에 자국 위성을 밀착 배치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20년에는 러시아 군사위성 코스모스 2542와 분리형 부속 위성 코스모스 2543이 미국 정부의 정찰위성을 추적하면서 미국 우주사령부의 공식 항의를 받기도 했다.
군사 우주 분야 분석가들은 수 킬로미터 이내로 근접한 위성이 고해상도 광학 장비로 표적 위성의 외형을 촬영해 기밀 센서의 성능을 파악하거나 감시 활동을 벌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유사시 전파 교란이나 물리적 접촉을 통한 기능 마비 등 방해 공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코스모스 2612의 구체적인 임무 목적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민간 기업의 상업 위성이 국가 간 전장에 투입되는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우주 궤도에서 벌어지는 적대적 근접 기동을 제재할 구속력 있는 국제 규범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