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가 매수세 실종과 공매도 청산 지연으로 증시 하방 안전판 약화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53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조기 종료 여파
- 인공지능 설비투자 속도 조절 논란 속 한미 반도체 공급망 긴장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53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조기 종료 여파
- 인공지능 설비투자 속도 조절 논란 속 한미 반도체 공급망 긴장
이미지 확대보기JP모건이 2026년 10월 기술주 조정 국면을 두고 지난 7월과 같은 가파른 반등을 이끌 동력이 사라졌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금융 전문 매체 뵈르스크롤렌은 10월 18일(현지시각) JP모건 보고서를 인용해 지수를 떠받치던 저가 매수세와 숏커버링, 조기 종료된 400억 달러(약 53조 5120억 원) 규모의 기업 자사주 매입 효과가 일제히 멈췄다고 보도했다. 한 달 사이 시가총액의 3분의 1가량을 반납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방 완충 장치가 얇아진 시장 환경에 직면했다.
증시 떠받치던 3대 매수 동력 동시 정지
JP모건 글로벌 시장 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는 주가 하락에도 인공지능 인프라 부문이 자금 흐름 관점에서 아직 과매도 상태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급락 당시에는 일반 상장지수펀드와 차입형 레버리지 펀드로 자금이 밀려들며 주가 회복을 주도했다. 이번 10월 하락 국면에서는 바닥을 확인하고 들어오는 매수 자금 흐름이 뚜렷하게 잡히지 않고 있다.
빌린 주식을 되사서 갚는 공매도 포지션 청산 효과도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7월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지수 펀드인 아이셰어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사우스코리아를 중심으로 공매도 잔고가 급격히 불어난 뒤 매수세로 전환되며 지수를 지지했다.
10월 들어서는 해당 펀드의 공매도 증가세가 미미하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와 메모리 펀드의 공매도 잔고 역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강제 매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업이 직접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이던 방어벽도 사라졌다. 뵈르스크롤렌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호실적 이후 발표했던 합산 53조 512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10월 중순에 조기 집행 완료했다. 7월과 달리 기업 자체 자금 투입이 멈추면서 주가 변동성을 흡수할 안전망이 비어 있는 상태다.
빅테크 수익성 의구심과 미 반도체 동반 하락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기업들의 설비투자 속도 조절 움직임과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하락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 금융 매체 마켓워치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 흐름과 함께 앤스로픽, 오픈AI 같은 주요 모델 개발사들의 장기 수익성을 둘러싼 의구심이 기술주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7월 말 이후 레버리지 펀드의 인공지능 자산 노출 비중이 오히려 늘어나 하락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메모리 가치사슬 전이와 시장 회복 조건
한국 메모리 산업은 고대역폭메모리와 차세대 서버용 디램을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자본지출과 강하게 결합되어 있다.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된 상태에서 메모리 투톱의 주가 불안은 전공정 웨이퍼 가공과 첨단 패키징 후공정 부품·장비 공급사들의 수주 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파급 양상은 실제 공급선 계약에서 드러난다.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회수율을 다시 계산하기 시작하면 선단 제품의 공급 단가 협상에서 고객사 입김이 세질 수 있다. 제조사가 생산 일정 조율이나 보수적 설비 운용에 나설 경우 장비 공급사들의 납품 대금 정산 주기가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한국 업계에서는 금융 시장의 수급 우려가 실물 경쟁력 대비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반론이 나온다. 중국산 메모리의 추격은 구형 레거시 제품에 한정되며, 선단 패키징과 수율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AI 메모리는 공급 부족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차세대 가속기 출하와 함께 빅테크의 설비투자 기조가 확인될 경우 실물 수요에 기반한 가격 지지력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