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 중간값, 15일 종가보다 78% 높아…6380억달러 계약 잔액에 기대
1년간 설비투자 756억달러·영업현금흐름 469억달러…AI 인프라 자금 부담 우려
1년간 설비투자 756억달러·영업현금흐름 469억달러…AI 인프라 자금 부담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소프트웨어·클라우드 기업 오라클의 주가가 최근 1년 동안 54% 가까이 떨어졌는데도 월가 애널리스트의 80%는 여전히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업의 막대한 계약 잔액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자본지출 및 차입 부담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투자정보업체 인사이더몽키는 오라클 주가가 지난 1년 동안 53.84% 하락했지만 담당 애널리스트의 80%가 매수를 권고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NN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목표주가 중간값은 기사에서 기준으로 삼은 오라클 주가보다 78.48% 높은 수준이다.
오라클의 주가는 지난 15일 134.47달러(약 1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사이더몽키에 따르면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 오라클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24.60%였다.
같은 기간 인사이더몽키 억만장자지수는 15.4%, 미국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인 SPDR S&P500 ETF는 1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오라클 주가가 주요 비교지표와 큰 격차를 보이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계약 잔액 6380억달러…AI 클라우드 성장 기대 여전
애널리스트들이 오라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하는 주요 근거는 빠른 사업 성장과 대규모 계약 잔액이다.
오라클은 기존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사업에 더해 다른 기업들이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인사이더몽키에 따르면 오라클의 최근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3분의 1 증가했으며 이익 증가율은 매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현재 오라클이 확보한 미래 컴퓨팅 서비스 공급계약 잔액은 6380억달러(약 849조3056억원)에 이른다.
이 업체의 연간 매출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계약이 향후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고객과 체결한 계약이 상당한 만큼 AI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대규모 계약이 곧바로 현금 수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라클은 계약된 컴퓨팅 용량을 실제로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관련 설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설비투자가 영업현금흐름 웃돌아…차입 부담 확대
인사이더몽키는 오라클의 주가 하락 배경을 이해하려면 계약 잔액보다 현금흐름을 살펴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오라클의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자본지출은 756억6000만달러(약 100조7226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은 469억4000만달러(약 62조4825억원)였다.
자본지출이 영업현금흐름을 287억2000만달러(약 38조2401억원) 웃돈 것이다.
사업에서 벌어들인 현금보다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오라클은 이러한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차입으로 조달하고 있다.
인사이더몽키는 AI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하기 전과 비교해 오라클의 재무구조가 상당히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오라클이 확보한 고객 계약의 존재 자체보다 해당 계약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차입금 상환 부담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클라우드 사업이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더라도 그 수익이 본격화하기 전에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예상 이익 대비 주가 17.76배…저평가 판단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오라클의 주가수익비율(PER)도 낮아졌다.
인사이더몽키에 따르면 오라클 주가는 향후 1년간 예상 이익의 17.76배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1년간 실제 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은 22.66배다.
인사이더몽키는 오라클의 매출과 이익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이러한 주가수익비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회사의 성장성을 중시하는 애널리스트와 재무적 부담을 우려하는 시장 참여자 사이의 시각 차이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확보된 대규모 계약이 앞으로 가져올 매출과 이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주식시장은 해당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당장 투입해야 하는 자금과 차입 부담을 중시하고 있다.
인사이더몽키는 “양측이 서로 다른 사실관계를 놓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기업의 서로 다른 재무적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로 얼마나 높은 수익을 창출할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 평가 차이를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헤지펀드 보유도 증가…투자 성패 가를 변수는 현금흐름
기관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오라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사이더몽키의 자체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오라클 주식을 보유한 헤지펀드는 119곳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의 115곳보다 4곳 늘었다.
이들 헤지펀드의 오라클 주식 보유가치는 약 70억달러(약 9조3184억원)로 직전 분기의 약 55억3000만달러(약 7조3615억원)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의 보유 확대가 향후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인사이더몽키는 오라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근본적인 이유가 미래 계약의 규모와 해당 계약을 이행하기 위한 자본지출 사이의 괴리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목표주가가 현재 주가보다 크게 높다는 사실만으로 회사의 실제 수익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라클이 대규모 AI 클라우드 계약을 안정적인 현금 창출로 연결할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 차입 부담을 관리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핵심 변수라는 설명이다.
인사이더몽키는 오라클의 투자 가치를 판단할 때 계약 잔액뿐 아니라 영업현금흐름과 자본지출의 추이를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