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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기술 빌려 대포 만들던 인도, 12년 만에 독자 지재권 무장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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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기술 빌려 대포 만들던 인도, 12년 만에 독자 지재권 무장 선언

- 70% 무기 수입국서 기술이전 발판 삼아 토종 설계 강국으로 체질 전환
- 1조 1550억 포병 사업부터 방공망까지 자체 개발 무기 배치 본격화
- K9 협력 이어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품 공급 넘어 공동 개발 대응 시험대
인도 정부가 12년 전 시작한 제조업 육성 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의 무게중심을 외국산 단순 조립에서 벗어나 자국 독자 설계와 지적재산권 확보로 옮기기 위한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이미지=제미나이4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정부가 12년 전 시작한 제조업 육성 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의 무게중심을 외국산 단순 조립에서 벗어나 자국 독자 설계와 지적재산권 확보로 옮기기 위한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이미지=제미나이4

인도 정부가 12년 전 시작한 제조업 육성 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의 무게중심을 외국산 단순 조립에서 벗어나 자국 독자 설계와 지적재산권 확보로 옮기기 위한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인도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캐피털은 10월 23일(현지시각) 인도 육군 삭세나 중장의 분석 기고를 싣고, 차기 국방조달절차(DAP 2026) 초안에 정부 지원 없이 자체 자금으로 기술을 개발한 민간 기업을 국영 연구기관 수준으로 우대하는 조항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수입에 70%를 기대던 인도가 완제품 도입 장벽을 높이고 자국 설계 무기 중심의 조달 구조를 모색하면서, 현지 생산 거점을 다져온 한국 방위산업 협력 전선도 질적 전환 국면을 맞이했다.

수입 의존 70% 딛고 면허생산으로 닦은 12년

2013년 세계 1위 무기 수입국이었던 인도는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국방 소요 자원의 약 70%를 해외에 기댔다. 러시아산 전투기와 전차, 미국산 해상초계기와 수송기, 이스라엘산 전자전 체계를 사들여 안보 공백을 메웠다.

독자 기술이 부족했던 인도는 핵심 기술이전(ToT)을 묶은 현지 생산 방식으로 국산화 발판을 마련했다. 인도 라르센 앤드 투브로는 한국 한화로부터 K9 썬더 자주포 기술을 넘겨받아 현지 생산을 진행했다. 기술이전 비율은 2017년 50% 이상에서 2024~2025년 60%까지 끌어올렸다.

러시아와는 60만 정에서 67만 정 안팎의 AK-203 소총을 현지에서 양산하는 전면 기술이전 협약을 맺었다. 이어 2016년 국방조달절차(DPP)를 개정해 자국 내 설계·개발·제조 범주인 '아이디디엠(IDDM)'을 최우선 구매 항목으로 설정했다.

1조 원대 포병 체계 독자 개발과 현장 조달 지체


제조업 국산화 드라이브에 힘입어 인도 제조업 부가가치(GVA)는 2022~2023 회계연도부터 2025~2026 회계연도까지 연평균 10.88%의 복합 성장을 기록했다.

국영 방위연구개발기구(DRDO)와 민간이 공동 설계·개발한 첨단 견인포(ATAGS) 사업은 총 700억 루피(약 1조 1550억 원) 규모로 승인돼, 전체 307문 가운데 첫 18문이 2027년 2월 군에 공급될 예정이다.

공군·육군·해군 방공통합제어망과 무인기 대응 체계도 자체 기술로 구축했다. 시뮬레이터 기업 젠 테크놀로지는 해외에 1000대 이상을 공급했고 2026년 7월 기준 자회사를 합쳐 172건의 등록 특허를 확보했다.

다만 제도 추진 속도를 생산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걸림돌이다. 현지 산업계가 떠안은 주문 잔고를 소화하는 데만 최소 2년에서 최대 10년이 걸린다.

12단계 심의와 반복되는 시험 평가로 6년에서 7년이 걸리는 조달 지연을 풀기 위해 인도 국방부는 절차 병렬화와 시뮬레이터 검증을 담은 '디에이피(DAP) 2026'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품 공급 거점과 상생 해법


인도 국방 조달 정책이 자국 설계와 지적재산권 보유 기업을 우대하는 체제로의 전환을 꾀하면서 한국 지상 무기 밸류체인의 장기 진입 전략도 변곡점을 맞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라르센 앤드 투브로와 현지화율을 60% 수준까지 높이며 성공적인 기술이전 모델을 안착시킨 바 있다.

인도 국방부의 새 조달 규정이 초안대로 확정되면 외국 원천 기술 기반의 단순 면허생산 무기체계는 차세대 장비 도입 사업에서 우선순위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완성 장비 조립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장기적인 점유율 확장에 한계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 방산업계는 단순 부품 조달처에 머무르지 않고 인도 현지 기업과 지적재산권을 공동 소유하는 합작 연구개발이나 핵심 부품 협력 체계로 보폭을 넓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경 방어 소요에 따른 기존 K9 생산 라인의 안정적 가동을 유지하는 동시에, 현지 민간 기업과의 기술 협력 범위를 얼마나 유연하게 넓히느냐가 향후 수주 경쟁력의 관건으로 꼽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