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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필리조선소 상선 수주 자체 수요 집중… 존스법 프리미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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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필리조선소 상선 수주 자체 수요 집중… 존스법 프리미엄 시험대

- 美 석유화학 탱커 추산 건조가 2억 4000만 달러… 해외 대비 척당 1억 8900만 달러 격차
- 신규 상선 슬롯은 한화해운 발주로 배분… 美 정부 특수선 수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
- 존스법 한시 면제 정책과 美 해군 함정 건조 법안 향방이 시장 안착의 핵심 변수
미국 내 선박 건조 비용이 해외 대비 최대 4배 이상 높게 추산되는 상황에서 한화는 자체 선단 물량과 미 정부 특수선을 바탕으로 야드 가동률을 확보하고, 한국 거제 사업장의 공정 노하우를 접목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의 전경. 한화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내 선박 건조 비용이 해외 대비 최대 4배 이상 높게 추산되는 상황에서 한화는 자체 선단 물량과 미 정부 특수선을 바탕으로 야드 가동률을 확보하고, 한국 거제 사업장의 공정 노하우를 접목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의 전경. 한화

한화(한화시스템·한화오션)가 2024년 6월 본계약 체결 후 12월 1억 달러(약 1326억 5000만 원)에 최종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에 그룹 차원의 상선 수요를 선제 배치하며 연안무역법(존스법)이 형성한 고가 시장에 안착했다.

비즈니스모델아날리스트는 2026년 10월 26일(현지시각) 인수 이후 필리 조선소가 확보한 민간 상선 계약이 계열사 자체 수요 중심이며, 외부 민간 선사와의 신규 수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선박 건조 비용이 해외 대비 최대 4배 이상 높게 추산되는 상황에서 한화는 자체 선단 물량과 미 정부 특수선을 바탕으로 야드 가동률을 확보하고, 한국 거제 사업장의 공정 노하우를 접목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자체 상선 수요 선제 배분과 정부 특수선 수주 포트폴리오

필리 조선소의 상선 건조 슬롯은 그룹 내부 수요를 중심으로 채워져 있다.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한화해운은 2025년 7월 LNG 운반선 1척을 먼저 계약한 뒤, 이듬달인 8월 중형 석유·화학제품 운반선(MR 탱커) 10척과 두 번째 LNG 운반선 옵션을 확정해 총 12척 규모의 일감을 순차 배정했다.

글로벌 에너지 운송망 구축을 겨냥한 발주다. LNG 운반선은 선체 블록과 핵심 공정을 한국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서 진행하고 필라델피아 도크에서 최종 조립하는 공동 건조 방식을 택했다. 라이언 린치 한화해운 최고경영자는 한화의 투자가 뒷받침돼 미국산 중형 탱커를 발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수선 분야에서는 미국 정부 일감을 잇달아 확보하며 안정적 일감을 마련했다.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미사일방어청은 2026년 10월 7일 다목적 교육훈련선 설계를 70%가량 활용한 추적선 1척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추가 2척 옵션을 부여했다.

외부 민간 상선 계약은 이전 소유주였던 노르웨이 아커 체제에서 체결된 매튼의 3600TEU급 컨테이너선 3척 잔여 물량이 건조 중이다.

추산 1억 8900만 달러의 건조비 격차와 HD현대 행보


미국 법령인 존스법은 미국 항구 사이를 오가는 화물선에 대해 미국 내 건조, 미국 국적 소유, 미국인 선원 탑승 요건을 강제한다.

미국 파이프라인·에너지 기업 킨더 모건은 현재 미국에서 중형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지으려면 척당 최소 2억 4000만 달러(약 3183억 6000만 원)가 든다고 추산했다. 컴퍼스 마리타임의 6월 말 시장 보고서 기준 해외 건조 가격은 약 5100만 달러(약 676억 5150만 원) 수준이다.

추산치 간 격차는 척당 1억 8900만 달러(약 2507억 850만 원)에 이른다. 한화가 필리 조선소 전체를 인수하는 데 투입한 1억 달러의 1.9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만 이 격차는 현지의 높은 인건비와 자재 조달 비용, 생산 인프라 효율성을 반영한 추정치이며, 한화해운의 실제 발주액은 공개되지 않아 조선소의 직접 이익률로 환산되지는 않는다.

경쟁사인 HD현대는 2026년 10월 22일 미국 건설 기업 키위트와 합작법인 'HD 키위트 쉽빌딩' 설립을 발표했다. 기존 부지에 신규 자동화 조선소를 건립해 2027년 착공, 2029년 완전 가동하는 일정이다.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규제 환경 불확실성과 동맹국 건조 법안 변수


한화그룹은 필리 조선소 현대화에 3억 5000만 달러(약 4642억 7500만 원)를 이미 투입했고 2027년 말까지 4억 달러(약 5306억 원)를 추가 집행할 계획이다. 도크 2개와 안벽 3기를 확충해 건조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구상이다.

다만 미국 정부의 해운·안보 정책 추이가 변수로 작용한다. 연방정부는 2026년 3월 17일부터 존스법 적용을 한시 면제해 8000만 배럴 이상의 에너지 화물을 외국적 선박에 개방했으며, 이 조치는 2026년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면제 조치의 빈도와 범위는 미국산 선박의 가격 보호벽 강도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미·중 통상 마찰 여파도 상존한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중국 연계 선박에 대한 항만 수수료 부과 유예를 2027년 1월 9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예고한 가운데, 이에 맞물려 유예됐던 중국 측의 대미 제재 조치 향방도 주시 대상이다.

미 의회에서는 외국 조선소의 해군 함정 건조 금지 조항을 216 대 212로 통과시킨 하원과, 동맹국 야드 활용 예외를 둔 상원의 법안이 맞서고 있다. 법안 최종안에 따라 한국 본사와 미국 현지 야드 간 역할 분담 범위가 결정된다.

이번 투자의 시장 안착 여부를 가를 핵심은 기존 수주 물량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외부 민간 선사로부터 독자적 상선 수주를 추가 확보하느냐에 있다. 자체 해운 물량과 정부 특수선으로 야드 가동 기반을 다지는 동안, 한국 조선업의 스마트 야드 기술을 현지에 이식해 건조 원가를 어느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지가 장기 수익성을 좌우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