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대선 결선투표서 보우소나루 꺾고 통산 4선… "對美 자주성·친중 외교" 기조 유지
지난해 中 투자액 61억 달러 사상 최고치… 양국 교역액도 1,710억 달러로 역대 최대
"단순 원자재 수출국 벗어나 자체 배터리·칩 생산" 천명… '생산 현지화' 압박에 中 기업 셈법 복잡
지난해 中 투자액 61억 달러 사상 최고치… 양국 교역액도 1,710억 달러로 역대 최대
"단순 원자재 수출국 벗어나 자체 배터리·칩 생산" 천명… '생산 현지화' 압박에 中 기업 셈법 복잡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룰라 행정부가 단순한 천연자원 수출국을 넘어 '자체 배터리·반도체 생산' 등 제조업 밸류체인 상위 도약을 국가 핵심 과제로 내걸면서, 브라질 시장을 교두보로 삼으려는 중국 기업들의 현지화 부담도 한층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26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전날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우파 도전자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룰라 대통령은 승리 선언 직후 상파울루에서 기자들과 지지자들을 향해 "브라질은 그 누구의 뒷마당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며, 조 바이든 및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 이어지는 미국의 중남미 영향력에 맞서 전략적 자율성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역대 최대 61억 달러 中 자본 유치… 교역액 1,710억 달러 돌파
중국 외교가에서는 룰라의 승리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의 천펑잉 연구원은 "브라질의 정치적 리더십은 경제·무역 정책과 직결되어 있다"며 "대미 자율성을 추구하는 룰라의 친중 외교 노선 덕분에 양국 간 경협 관계는 안정적인 훈풍을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브라질-중국 비즈니스 위원회(CEB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브라질에 집행한 직접투자액은 52개 프로젝트에 걸쳐 총 61억 달러(약 8조 4,700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브라질에 자금을 투자한 전 세계 국가 중 단연 1위다.
양국 교역 규모 역시 가파르게 성장했다. 브라질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중국-브라질 간 교역액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1,710억 달러(약 237조 원)를 기록했다. 중국은 2009년 이후 17년째 브라질의 최대 무역 상대국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단순 광물 공급처 거부"… '자체 배터리·칩 생산' 천명한 룰라
룰라 대통령은 최근 현지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중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기보다 자체 배터리를 직접 개발해야 한다"며 "단순 원자재 채굴을 넘어 국내에서 반도체 칩과 스마트폰을 직접 생산하는 제조업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희토류와 리튬 등 핵심 광물에 대해서도 "중국의 채굴 기술 도입은 환영하지만, 고부가가치 제련 및 가공 공정은 반드시 브라질 영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못 박았다. 중국 자본의 과감성을 치켜세우면서도 이를 브라질 산업 고도화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한 것이다.
수입 관세 올리고 "공장 직접 지어라"… 中 제조사 현지화 압박 가중
전문가들은 이러한 룰라의 '가치사슬 상향 전략'이 양국의 정치적 우호 관계와는 별개로 중국 기업들에 상당한 경영상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침 리(Chim Lee) 수석분석가는 "항만, 철도, 송전망 등 인프라 건설과 전통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는 정부 간 협력에 힘입어 강력한 모멘텀이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마주한 현실은 훨씬 까다롭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룰라 정부는 브라질 국내 일자리를 보호하고 현지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중국산 완성 전기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기습 인상했으며, 만리장성자동차(GWM)와 비야디(BYD)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에 브라질 내 공장 설립과 부품 현지화 비율 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광산 및 자원 가공 부문에서도 유사한 '영내 가공 의무화' 규제가 속속 입안되고 있다.
글로벌 통상 전문가들은 "룰라의 브라질은 미국과의 디커플링을 원하는 중국에게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우군이지만, 동시에 과거처럼 저가 완제품을 일방적으로 덤핑 수출하거나 원자재만 헐값에 실어 나르는 대상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 이전과 현지 합작공장 건설을 둘러싼 양국 간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