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이사회 겸직하는 에런프라이스 주목…합병 특별위원회 참여 어려울 듯
머스크 논의 배제에도 독립이사 상당수 오랜 인연…과거 보상안·기업 인수 분쟁 재조명
머스크 논의 배제에도 독립이사 상당수 오랜 인연…과거 보상안·기업 인수 분쟁 재조명
이미지 확대보기일론 머스크가 겸영하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논의가 이사회 차원의 공식 검토 단계로 넘어간 가운데 거래의 공정성을 심사할 독립이사들의 이해관계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머스크는 두 회사가 각각 독립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자신은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해 합병 협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별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이사 상당수가 머스크와 오랜 개인적 친분을 유지하거나 그의 다른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이사회에 동시에 참여하는 인물까지 있어 합병 조건을 심사할 때 어느 회사의 주주 이익을 우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합병 검토를 위해 독립적인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두 회사의 이사진 상당수가 머스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위원회의 독립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2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양사 이사회 겸직 에런프라이스…합병 심사 참여 어려울 듯
두 회사의 합병 검토 과정에서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하나는 미국 벤처투자자 아이라 에런프라이스다.
그는 현재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이사회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에런프라이스는 2007년 테슬라 이사로 합류했으며 올해 초 스페이스X 이사회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모두 에런프라이스를 독립이사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두 회사가 실제 합병 조건을 협상하는 상황에서는 양사 이사회에 동시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해충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에런프라이스가 두 회사 이사회를 겸직하고 있어 합병 관련 특별위원회에는 참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합병 심사 과정에서 독립이사로 분류되는 것과 실제 거래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드러내는 사례다.
머스크는 지난 20일 스페이스X의 실적 발표 전화회의에서 두 회사 이사회가 합병 검토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이해충돌 당사자이기 때문에 실제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두 집단이 서로 대화하지만 자신은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특이한 절차에 비유했다.
다만 특별위원회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사들이 참여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테슬라 이사회, 머스크 보상안 심사와 기존 사업 관계 얽혀
테슬라의 독립이사 가운데는 머스크의 과거 보상안 심사에 관여했거나 그의 다른 기업과 사업 관계를 맺은 인물이 여럿 있다.
2018년부터 테슬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로빈 덴홀름은 머스크의 보상안 승인과 회사의 법적 본사 이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는 2024년 테슬라의 법적 본사를 텍사스로 이전하고 머스크의 보상안을 재승인하는 데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벌였다.
과거 머스크의 보상안을 둘러싼 소송에서는 자신이 테슬라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얻은 부가 삶을 바꿀 정도로 컸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테슬라 공동 창업자인 JB 스트라우벨 역시 독립이사 가운데 한 명이다.
스트라우벨은 테슬라에서 14년 동안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은 뒤 2019년 회사를 떠났다.
현재는 자신이 설립한 배터리 재활용·에너지저장 업체 레드우드머티리얼즈를 운영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레드우드머티리얼즈는 테슬라와 상업적 계약을 맺고 있다.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인 조 게비아도 테슬라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2024년 머스크의 보상안을 재검토하기 위한 특별위원회에 참여했다가 도중에 사임했다.
테슬라는 당시 외부에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게비아는 이후 머스크가 자신의 신생기업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어 이것이 위원회에 대한 비판의 근거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게비아는 지난해 머스크가 주도한 미국 정부효율부 활동에 참여했으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최고디자인책임자로 임명됐다.
이밖에 캐슬린 윌슨톰프슨 이사는 머스크의 보상안 승인을 권고한 위원회 활동에 참여했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아들인 제임스 머독 이사는 스페이스X 투자자이자 머스크의 오랜 친구다.
그는 머스크의 보상안 관련 재판에서 두 사람이 2006년 무렵부터 친구로 지냈다고 증언했다.
반면 지난해 6월 테슬라 이사회에 합류한 잭 하퉁은 다른 이사들과 달리 머스크와의 직접적인 개인적 관계가 두드러지지 않는 인물이다.
그러나 테슬라는 하퉁의 사위가 2016년 12월부터 회사의 비임원급 급여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스페이스X 이사회도 머스크와 장기간 투자·사업 관계
스페이스X의 독립이사들 역시 머스크와 오랜 기간 투자 또는 사업 관계를 유지해온 인물들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롤로프 보타다.
보타는 미국 벤처투자회사 세쿼이아캐피털의 경영진을 지냈으며 올해 6월 스페이스X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는 머스크와 같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두 사람은 초기 페이팔 사업과 관련된 인맥을 통해 수십 년간 알고 지낸 사이다.
세쿼이아캐피털은 2019년 스페이스X에 투자했으며 머스크가 옛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도 참여했다.
또 머스크가 설립한 보링컴퍼니와 뉴럴링크에도 투자했다.
스페이스X 이사인 랜디 글레인은 2009년 자신의 벤처투자회사 DFJ그로스가 스페이스X에 투자할 당시부터 이 회사와 관계를 맺었다.
DFJ그로스는 같은 해 자금난을 겪고 있던 테슬라에도 투자했다.
이 회사는 머스크가 설립한 보링컴퍼니와 뉴럴링크에도 자금을 투입했으며 과거 xAI에도 투자했다.
글레인은 올해 2월 스페이스X의 정식 이사로 합류했다.
루크 노섹 역시 머스크와 1990년대부터 관계를 이어온 투자자다.
그는 피터 틸과 함께 페이팔을 공동 창업했으며 이후 파운더스펀드를 설립했다.
파운더스펀드는 2008년 스페이스X의 초기 기관투자자로 참여했고 노섹도 같은 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는 이후 별도의 벤처투자회사 기가펀드를 설립해 스페이스X와 보링컴퍼니, 뉴럴링크에 투자했다.
스티브 저벳슨 이사도 머스크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벤처투자자다.
그가 몸담았던 DFJ는 2009년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투자했고 저벳슨은 두 회사의 이사회에 모두 참여했다.
저벳슨은 2020년 테슬라 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스페이스X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반면 2015년 스페이스X 이사회에 합류한 도널드 해리슨은 상대적으로 머스크와의 개인적 관계가 적은 인물로 꼽힌다.
그는 구글이 스페이스X에 투자한 직후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현재도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서 기업 협력과 사업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블룸버그는 알파벳이 머스크에 이어 스페이스X의 두 번째로 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동생·스페이스X 경영진은 특별위원회 참여 제외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합병 검토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독립이사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에서 비독립이사로 분류된 인물들은 특별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다.
테슬라에서는 머스크와 그의 동생 킴벌 머스크가 해당한다.
스페이스X에서는 머스크와 그윈 숏웰 사장, 안토니오 그라시아스 이사가 비독립이사로 분류돼 있다.
숏웰 사장은 머스크와 함께 스페이스X의 경영진을 맡고 있다.
그라시아스는 스페이스X의 주요 주주 가운데 하나인 밸러에퀴티파트너스의 설립자다.
이들을 제외하면 두 회사의 특별위원회는 독립이사로 분류되는 인물들 가운데 구성원을 선정해야 한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살펴본 이사들의 이력에서는 머스크와의 개인적 친분뿐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투자 관계, 상업적 계약, 기존 보상안 심사 참여 등의 연결고리가 다수 확인됐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관계가 향후 합병 심사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솔라시티 인수·거액 보상안 분쟁 재조명…합병 성사는 미확정
머스크와 이사회 사이의 이해관계는 과거에도 법적 분쟁의 대상이 됐다.
2016년 테슬라의 솔라시티 인수 과정에서는 머스크가 거래 양측과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2018년 머스크에게 부여한 대규모 주식보상안도 이사회 독립성과 보상 결정의 공정성을 둘러싼 소송으로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두 사안의 법적 분쟁에서 결국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 검토에서도 유사한 지배구조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으며 합병이 이뤄지면 그가 경영하는 사업들 사이에 자산과 지분을 재편해야 하기 때문이다.
합병을 검토하는 특별위원회는 거래 조건을 심사해야 하지만 참여 가능한 이사 상당수가 머스크 또는 그의 다른 기업과 기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특별위원회가 불공정하게 운영되거나 독립이사들이 부당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 특별위원회의 구체적인 구성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합병 조건도 확정되지 않았다.
머스크는 앞서 두 회사를 합치는 데 상당한 이점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특별위원회의 검토와 주주들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직접 협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음에도 특별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이사들의 개인적·사업적 관계가 합병 심사의 독립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