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달러 약세에도 유로·엔화 관망…美·유럽·일본 금리정책 주목

글로벌이코노믹

달러 약세에도 유로·엔화 관망…美·유럽·일본 금리정책 주목

연준 금리 동결 후 달러인덱스 102.17…12월 인상 가능성 78%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에 유로화 약세…일본은행 금리 결정 앞두고 엔화 소폭 상승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각) 워싱턴DC 연준 청사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각) 워싱턴DC 연준 청사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지만 유로화와 일본 엔화도 뚜렷한 강세를 보이지 못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유럽에서는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이, 일본에서는 향후 통화긴축 가능성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연준이 12월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달러 강세 기대가 일부 약해졌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29일(이하 현지시각) 102.17로 소폭 하락했다고 전했다.

달러화는 최근 2주 만의 최고 수준에서 물러났으며 유로화는 올해 저점 부근에서 큰 변동 없이 거래됐다. 엔화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소폭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중앙은행들이 서로 다른 경제 여건에 직면하면서 주요 통화의 방향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 워시 연준 의장, 12월 금리 인상에 명확한 신호 없어


연준은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투표에 참여한 위원 가운데 2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지만 다수 위원은 현 수준을 유지하는 데 동의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활동에 대한 판단을 상향 조정하며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이 크게 악화하지 않더라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같은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2027년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를 일부 낮췄다.

다만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인 12월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인베스팅닷컴 보도 당시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약 78%였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의 프란체스코 페솔레 애널리스트는 이번 연준 회의 이후에도 달러화의 전반적인 전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미국 물가 지표가 달러화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유로화 1.1125달러 부근…프랑스 국채시장 불안이 부담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지만 유로화도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못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125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올해 최저 수준에 가까운 흐름을 이어갔다.

프랑스의 재정 문제와 국채금리 상승이 유로화의 주요 부담으로 작용했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주 5.14%를 넘어섰다가 국제 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을 Aa3로 유지한 이후 5%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나 독일 10년 만기 국채와 프랑스 국채 사이의 금리 격차는 약 158bp(1bp=0.01%포인트)에 달했다.

두 국가의 국채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프랑스 재정과 채권시장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프랑스의 소비자신뢰지수도 13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존 전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9월 3.8%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커졌지만 국채금리 급등으로 금융 여건도 이미 상당히 긴축된 상태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를 억제해야 하는 동시에 금융시장 불안을 확대하지 않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 ECB 금리 동결 전망…추가 긴축 신호에 유로화 반응 주목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를 연 2.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에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기자회견에 관심이 집중됐다.

라가르드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조할 경우 유로화가 반등할 수 있지만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과 민간 신용 수요 위축을 강조하면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에너지 가격이 ECB의 지난 9월 부정적 시나리오에서 예상했던 수준보다 높아진 만큼 물가 억제를 위한 강경한 태도에는 일정한 근거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미 높은 국채금리와 긴축적인 금융 여건을 고려하면 ECB가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메시지를 내놓을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베스팅닷컴은 시장에서 약 80%로 반영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ECB가 뒷받침할 경우 유로화가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ECB가 추가 긴축에 대한 확실한 신호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유로화가 1.1065달러와 1.0880달러 부근의 기술적 지지선을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프랑스 채권시장 불안과 유로존 경기 상황이 유로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 엔화, 달러당 157.76엔…일본은행 금리 결정 앞두고 소폭 상승


일본 엔화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달러 대비 소폭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76엔으로 약 0.1%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 하락은 같은 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엔화가 줄었다는 의미로 엔화 가치 상승을 나타낸다.

일본은행은 30일 이틀간의 통화정책회의를 마무리하고 기준금리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단기 정책금리를 연 1.2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9월 금리를 인상하면서 정책금리를 31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추가 인상에 앞서 경제 상황을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일본의 전국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유지되고 있으며 기업들의 임금 인상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12월이나 내년 초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엔화가 더 강세를 나타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추가 긴축을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엔화 가치를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미국 물가·유럽 국채시장·일본 금리 결정이 외환시장 변수


주요 통화의 향후 방향은 미국의 물가 흐름과 유럽의 재정 불안, 일본의 통화정책 결정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인베스팅닷컴은 미국의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를 앞둔 당시 달러화가 추가 방향을 찾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의 전월 대비 상승률을 0.3%로 예상했다.

전체 PCE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8월 3.4%에서 9월 3.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9월 PCE 상승률은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3.6%로 나타났다. 근원 PCE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물가 지표 발표에 앞서 ING는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오면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되면서 달러인덱스가 102.50을 넘어 올해 최고 수준을 다시 시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로화는 프랑스 국채시장의 불안과 ECB의 금리 결정이, 엔화는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신호가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통화정책이 서로 다른 경제적 압력에 직면한 가운데 외환시장에서는 중앙은행들의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판단이 주요 통화의 움직임을 좌우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