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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고강도 환경 규제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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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고강도 환경 규제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 비상

환경 파괴 외면하던 과거 기조 전면 폐기
위반 기업에 수십억 원대 벌금 부과 추진
셈코프 공장 가동 중단으로 미국까지 파장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 현재 연 7.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제 1공장은 완공되었으며, 제 2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16.5GWh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사진=SK이노베이션이미지 확대보기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 현재 연 7.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제 1공장은 완공되었으며, 제 2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16.5GWh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사진=SK이노베이션
헝가리가 유럽 최대 배터리 생산 기지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환경 오염 문제를 정조준하며 대대적인 규제의 칼을 빼 들었다. 벨기에 매체 쉬드인포는 11월 2일(현지시각) 헝가리 새 정부가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방치됐던 배터리 공장들의 환경 오염 문제에 대해 전방위적인 제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지난 10년 동안 헝가리는 한국과 중국 기업들로부터 200억 달러(약 27조 원)를 웃도는 배터리 생산 투자를 유치하며 유럽 전기차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산업화 이면에 환경 파괴 우려가 누적되면서 오르반 빅토르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졌고, 이는 지난 4월 페테르 마자르의 선거 승리로 이어지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집권 이후 마자르 정부는 대대적인 환경 점검과 함께 강력한 제재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배터리 공장 곳곳에 내려진 제재 조치


실제로 헝가리 당국의 규제 칼날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과 중국 등 해외 주요 배터리 기업들 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인 SK온은 현지 공장 두 곳이 당국으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으며, 에코프로 역시 일부 시설의 생산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특히 중국 셈코프가 운영하는 데브레첸의 배터리 분리막 공장은 지하수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금속 성분이 검출되면서 약 5개월째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셈코프 측은 조사 결과에 반발하며 법적 공방을 예고하고 있으나, 당장 이 공장에서 분리막을 공급받던 미국 내 한국 기업 시설까지 부품 수급 차질이 번진 상황이다. 동유럽의 환경 규제 강화가 대서양 건너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직간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환경 전담 기구 신설과 연구개발 중심 전략

헝가리 정부는 일회성 처분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 틀을 더욱 다지고 있다. 환경 오염을 반복하는 기업에 최대 50억 포린트(약 206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환경 전담 기구 신설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마자르 총리는 단순 제조 공장 유치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연구개발 중심으로 국가 산업 전략을 대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제조 시설 확충보다 첨단 기술 연구 거점을 육성하는 것이 국가 경제에 훨씬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이러한 기조 변화는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들이 현지 투자의 결실을 본격적으로 거두는 시점에 맞물려 있어 업계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독일 자동차 기업 BMW는 데브레첸 신공장의 가동 체제를 3교대로 확대했으며, 중국 닝더스다이(CATL)도 인근에서 시험 생산을 개시했다. 닝더스다이의 경우 지역 수자원 부족 문제를 뒤늦게 인지하고 물 사용량을 대폭 줄인 냉각 시스템에 거액을 투입하기도 했다.

헝가리 당국이 환경 가치를 경제 성과보다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한 만큼,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 역시 강화된 현지 기준에 맞춘 정교한 대응 전략 수립이 불가피해졌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