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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북한 미사일 도발에 깊어가는 시름···"北 압박 수단 되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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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북한 미사일 도발에 깊어가는 시름···"北 압박 수단 되선 안돼"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세정 기자] 북한이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기습적으로 강행한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이어 이번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가 한층 더 경색되면서 개성공단이 대북 압박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북 압박 카드로 개성공단 폐쇄를 거론하고 있어 시름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7일 개성공단에 입주한 A업체 관계자는 "언론에서는 10일쯤 쏠 것이라는 기사가 많았고 (입주기업들도) 대부분 설 지나고 쏠 것으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됐다"며 "어제 저녁에야 (7일 발사 가능성이 크다는) 뉴스가 나왔지 않느냐"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공단 안팎의 분위기 자체는 이미 차분함과 불안감이 뒤섞인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됐기 때문에 이번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특별한 대응 움직임은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이미 필수 생산인원 위주로 공단을 가동하는 등 평소보다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였기 때문.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연휴에 인원들이 많이 빠졌고, 체류인원에 대해서는 지난달부터 이미 (정부 관계자가) 기업들을 일일이 방문해 상황을 관리하면서 문제점은 없는지 점검해왔다"고 설명했다.

통상 입주기업들은 남북간에 긴장도가 높아지면 안정적인 제품 수급을 위해 원재료를 소량으로 나눠 개성공단으로 가져가고 재고를 최대한 남쪽으로 이동시키는데 이런 움직임도 두드러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달 사이 벌어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근심은 커졌다.

정부가 지난달 북한의 핵실험 이후에도 개성공단 철수 카드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지만 정부가 손에 쥔 카드가 다양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 때문에 개성공단이 대북 압박 수단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입주기업은 북핵 문제와 개성공단이 별개의 이슈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며 '정세에 영향받지 않고' 개성공단을 가동하기로 한 2013년의 남북 합의를 언급하고 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2013년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됐다 재개됐을 당시에도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했다"며 "북핵 문제가 개성공단 폐쇄로 연결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유창근 부회장도 "개성공단은 남북 문제가 생길 때마다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번에는 개성공단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핵과 미사일이라는 개성공단 외적인 문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핵 이슈가 있을 때 개성공단을 연관지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말을 아끼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B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지금 개성공단을 언급하지 않고 있는만큼 언론에서도 이를(개성공단 철수 가능성 제기를) 자제해주길 바란다"며 "개성공단 유지와 관련해서는 국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기 때문에 입주 업체들도 입장을 말하기가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184명으로, 개성공단은 설 연휴인 오는 10일까지 휴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정 기자 sjl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