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쉐가 올해 상반기 내놓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칸이 내연기관 모델을 제치고 해당 라인업 내에서 판매 비중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든 가운데에서도 전기차가 실적 하락을 방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포르쉐가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합쳐 전체 판매의 36.1%를 차지했다고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가운데 배터리 전기차(BEV)는 23.5%, PHEV는 12.6%를 각각 차지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5%p 증가한 수치다.
◇ 전기 마칸, 가솔린 모델보다 1.3배 많이 팔려
이는 유럽 시장에서는 마칸 내연기관 모델이 이미 판매 중단된 영향도 있지만 북미 등 내연차가 여전히 판매되는 지역에서도 전기 마칸의 수요가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매체는 전했다.
마티아스 베커 포르쉐 이사회 판매·마케팅 담당 이사는 “완전 전기 마칸이 전동화 모델 비중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지속되는 지정학적 변수 속에서도 판매량을 지역별로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중국 시장서 28% 급감…서구 전기차 브랜드에 ‘경고’
전체 실적을 보면 포르쉐의 전 세계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줄었으며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무려 2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북미와 기타 지역에서는 소폭 증가했다.
중국 시장의 부진은 서방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브랜드와의 전기차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일렉트렉은 “포르쉐를 비롯한 유럽 업체들이 전기차 목표를 후퇴시키는 사이 중국 브랜드들이 기술과 가격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 “911 전동화는 언제?”…전기차 전략 본격화 요구도
포르쉐는 현재 타이칸과 마칸 두 개의 전기차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카이엔·박스터·카이맨 전기차 출시도 예고한 상태다. 반면 대표 스포츠카인 911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인 전기차 개발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일렉트렉은 “포르쉐는 차를 잘 만들지만 아직 전기차 전략에서 전기차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전기 마칸은 다소 아쉬운 점이 있음에도 내연차보다 훨씬 우수한 주행 성능으로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렉트렉은 “딜러들이 적극적으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도 판매 성과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