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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발 은행 위기 전세계로 이어지나...부도위험 수치·부실채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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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발 은행 위기 전세계로 이어지나...부도위험 수치·부실채권 증가

오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코코본드에 대한 쿠폰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도이체방크.이미지 확대보기
오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코코본드에 대한 쿠폰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도이체방크.
[글로벌이코노믹 최지영 기자] 마이너스 금리 정책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선진국 은행 리스크가 부각되며 은행발 경제위기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은행위기는 신용경색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실물위기까지 엮어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1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신흥국 은행들의 부실채권인 무수익여신(NPL)은 해당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IIF는 102개 은행을 대상으로 지난해 4분기 NPL지수를 조사한 결과 42.2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09년 4분기 이후 최저점이다.

NPL은 일정기간 이상 연체된 대출로 대출자가 갚지 않을 경우 빚 부담은 은행으로 돌아간다. NPL 지수가 낮아질수록 은행이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NPL이 늘어난다.
주요 선진국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

지난 11일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2011년 11월30일 이후 최고치인 272.17bp까지 올랐다.

이날 유럽 은행들의 선순위 채권에 대한 평균 CDS 프리미엄과 골드만삭스 등 미국 은행들의 회사채 CDS 프리미엄도 급등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로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면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프리미엄이 높아질수록 부도위험이 커지고 신용이 나빠져 채권발행 비용이 비싸진다.

은행권 CDS 프리미엄이 급격히 오를 경우 은행주가 폭락해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할 수 있다.

도이체방크는 오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코코본드에 대한 쿠폰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면서 유럽 은행주 폭락을 이끌었다.

재정위기 여파로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은행이 많아 급락폭이 더 컸다.

S&P 캐피탈 IQ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전 세계 은행들의 NPL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유럽으로 평균 7.1%에 달했다.

미국은 1.3%로 상대적으로 낮았고 아시아·태평양과 남미는 각각 5.1%, 4.1%였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은행권의 NPL 비율은 2010년 3월말 4.9%에서 2014년 말 7.0%까지 올라갔다가 지난해 6월 6.4%로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성장둔화와 은행 대출의 빠른 증가가 맞물리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은행 수익률을 낮춰 신용도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성장판이 열리기 시작한 인도 은행도 부실자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은행위기설 재료로 작용했다. 크레디 스위스에 따르면 인도 국영은행들의 NPL 비율은 4%를 웃돌아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이다.

유럽은행의 신용 위험이 높아졌지만 수익성을 보여주는 자기자본비율(ROE)이 양호하고 부채비율 하락으로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도 있다.

한국은행 선진경제팀은 유럽의 자기자본비율이 지난해 6월 말 13.8%로 전년(13.3%)보다 상승했고 부채비율은 2012년 6월말 19.4%에서 지난해 6월말 15.4%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최지영 기자 luft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