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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럽 車판도 '격변'…테슬라 왕좌 흔들, 中 BYD '무서운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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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럽 車판도 '격변'…테슬라 왕좌 흔들, 中 BYD '무서운 돌풍'

4월 판매량 테슬라 '반토막' 추락, BYD는 첫 1위...폭스바겐도 약진 '뚜렷'
경쟁심화·모델노후화· CEO리스크 '삼중고'...테슬라, 반격 카드 있나?
폭스바겐 로고(왼쪽)와 테슬라 로고. 폭스바겐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크게 앞서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로고(왼쪽)와 테슬라 로고. 폭스바겐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크게 앞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의 호조세 속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내림세가 뚜렷하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중국 BYD에 순수 전기차 판매량에서 처음으로 밀렸다. 반면 폭스바겐 그룹은 판매 호조를 보이며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각)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4월 테슬라의 유럽연합(EU) 내 신규 등록 차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급감했다. 주요 시장인 스웨덴, 네덜란드, 프랑스 등에서도 테슬라 판매는 30~80%까지 줄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판매량 역시 4만167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넘게 쪼그라들었다.

전체 EU 자동차 시장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주춤하지만, 순수 배터리 전기차 분야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1~4월 EU 신규 등록 차량 중 배터리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5.3%로, 1년 전(12%)보다 3.3%포인트 높아졌다. 판매 대수 기준으로는 25% 이상 늘어난 규모다. 테슬라는 이러한 성장 흐름을 전혀 타지 못하고 오히려 시장에서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고 독일 유력 일간지 한델스블라트가 보도했다.

◇ '절대강자' 테슬라의 추락… 새로운 강자들 '부상'


한때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독일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데에 수십억 유로를 들여 기가팩토리를 지었던 테슬라는 갈수록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경쟁사인 폭스바겐 그룹은 전기차 부문에서 이미 테슬라를 한참 앞지르고 있으며, 올 1분기 유럽 내 순수 전기차 인도량은 두 배 이상 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전기차 선두 주자 BYD의 공세도 거세다.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BYD는 지난 4월 유럽 28개국에서 순수 전기차 7231대를 팔아, 7165대에 그친 테슬라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BYD는 딜러 자체 등록과 렌터카 업체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성장세와 시장을 넓히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평이다.

자토 다이내믹스의 펠리페 무뇨스 연구원은 "테슬라가 수년간 유럽 전기차 시장을 이끌었고, BYD는 비교적 뒤늦게 뛰어든 업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결과는 시장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 흔들리는 테슬라 제국… 부진의 그림자와 돌파구는?


판매 부진의 첫째 원인으로는 경쟁 심화가 꼽힌다. 폭스바겐, BYD 등 유럽과 중국 업체들이 새 차를 내놓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테슬라를 빠르게 따라잡고 시장 흐름을 바꾸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주력 모델인 모델Y의 새 모델 출시를 앞둔 점도 일시적 판매 부진의 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모델 교체기'의 영향을 받은 셈이다.

여기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와 그에 따른 유럽 내 좋지 않은 여론, 경쟁사보다 서비스망이 부족하다는 지적 등도 브랜드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BYD는 헝가리 공장 가동과 함께 '돌핀 서프' 같은 값싼 새 차를 유럽 시장에 내놓으며 점유율을 더욱 빠르게 넓힐 전망이다. 반면 테슬라가 새 모델 출시, 가격 정책 손질, 현지에 맞는 전략 강화 등으로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나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폭스바겐, BYD를 비롯한 여러 유럽과 중국 업체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테슬라가 홀로 시장을 이끌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많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