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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거니 뒤서거니’…네이버·카카오, IP 세확보전 신호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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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거니 뒤서거니’…네이버·카카오, IP 세확보전 신호탄 오른다

‘왓패드’ 인수 발표로 세몰이 나선 네이버…카카오 ‘타파스·래디쉬’로 응수
카카오 ‘대규모 투자’ 유치로 한발 앞서…美 상장 저울질, 주도권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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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앱 픽코마(piccoma)의 운영사 카카오재팬이 6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카카오와 네이버간 스토리 콘텐츠 선점 경쟁을 향한 세확보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카카오와 네이버가 북미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하고 미국 상장까지 고려하는 시점에서 이번 카카오재팬의 투자 유치는 양사간 경쟁의 또다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 6000억 투자 받은 카카오재팬, 日서 글로벌로 성큼


카카오재팬은 지난 20일 글로벌 투자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 및 해외 유수의 국부펀드로부터 6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계기로 공격적인 지식재산권(IP)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카카오재팬의 기업공개(IPO)도 예측 가능하다.

이번 투자 유치는 카카오재팬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보통주 신주를 인수하는 형태로 투자가 진행된다. 올해 일본에서 콘텐츠 기업이 유치한 외부 투자 중 최대 규모로, 카카오재팬의 기업가치는 약 8조8000억 원으로 상승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투자 유치 후 카카오재팬 지분 구조는 카카오 72.9%, 카카오엔터테인먼트 18.2%, 라이언&프렌즈펀드 7.8%가 된다.

앵커에퀴티파트너스의 투자는 한국 기업이 만화 강국인 일본의 스토리 콘텐츠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인 만큼 일본을 계기로 글로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픽코마는 6조원이 넘는 전 세계 1위 만화시장 일본에서 지난해 7월부터 만화 앱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론칭 4년 만에 글로벌 1위 주자로 올라서며 전세계 콘텐츠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긴 픽코마의 경쟁력이 글로벌 투자자에게 높게 평가 받아 고무적”이라며 “픽코마 플랫폼과 창작자 육성에 더욱 과감히 투자하여 망가와 웹툰이 글로벌 메인 콘텐츠로 자리잡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를 이끈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CIO)은 “이번 딜은 카카오 해외 자회사의 첫 투자 유치 사례이자, 올해 일본 콘텐츠 기업 중 최대 가치,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배 CIO는 “이번에 확보한 자원을 바탕으로 일본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IP를 적극 확보하여 시장을 선도하고, 잘할 수 있는 신사업 영역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카카오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일본과 한국에 각각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지난 2월 일본 도쿄에 대원미디어와 협력해 셰르파 스튜디오에 이어 4월에는 한국 내 스튜디오 원픽을 세우는 등 신규 IP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카오의 스토리 콘텐츠 분야를 이끌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를 확정하고, 글로벌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 상태다.

◇ 북미서 장악나선 네이버, 카카오와 '진검승부' 불가피


네이버도 이달 초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 규모는 약 6억 달러(한화 약 6500억 원)다. 이번 인수로 네이버는 웹툰과 웹소설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왓패드와 네이버웹툰의 월 사용자 수는 각각 9000만 명과 7200만 명으로, 네이버는 약 1억6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게 됐다. 570만 명의 창작자와 10억 개 이상의 콘텐츠까지 보유하게 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타파스’와 ‘래디쉬’ 인수에 나서면서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제는 스토리 콘텐츠 분야를 놓고 정면 대결을 앞둔 상황이다. 여기에 양사가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치열한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카카오가 상징적인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공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기로 함에 따라 미국 상장을 겨냥한 양사간 세불리기 경쟁이 본격 점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간 물밑 플랫폼 인수 경쟁 치열하게 전개되는 분위기”라면서 “북미 시장을 넘어 글로벌로 판을 옮긴 IP 확보전은 결국 규모의 경제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