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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애플TV 4K, 아이폰 이용자라면 탁월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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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애플TV 4K, 아이폰 이용자라면 탁월한 선택

4K HDR·돌비 고화질 콘텐츠 이용 가능…애플TV 앱 편의성 우수
애플 유저 최적화된 UI…안드로이드 이용자에게는 다소 낯설어
애플TV 4K.이미지 확대보기
애플TV 4K.
집을 이사하고 1년 넘게 TV를 설치하지 않았다. "설치해야지"라고 생각만 하다가 시간이 지나버렸고 이제는 "TV가 없어도 살만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왓챠 등 OTT의 영향이 컸다.

OTT로 영화나 드라마, 예능을 부담 없이 볼 수 있게 됐고 유튜브로 보고 싶은 장면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미디어의 무게중심이 이동했음을 온전히 내 방안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애플TV 4K는 TV의 효용성을 다시 묻는다. TV 없이 살만하다고 느낀 나에게 "사실 TV는 필요한 것이다"라고 제안한다. 오랜만에 TV를 켰다. 그리고 시리 리모트를 들었다.

애플TV 4K는 이름에 들어간 4K답게 4K HDR부터 돌비비전·돌비애트모스 등 고화질 콘텐츠를 지원한다. 썩 좋은 사양이 아닌 TV에 연결했음에도 메인화면의 애플TV플러스 콘텐츠 예고편조차 고화질과 고음질로 재생된다.
여기에 화면이동조차 상당히 부드럽다. 마치 아이폰을 조작하듯 부드럽게 아이콘이 넘어가고 화면도 흔들림이 없다. 시리 리모트를 통해 조작하는 아이콘은 아이팟을 조작해본 애플 유저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애플TV 앱 첫 화면. 이미지 확대보기
애플TV 앱 첫 화면.

애플TV 4K의 최대 강점은 애플TV 앱이다. 사실상 이 앱 때문에 애플TV 4K를 구매하고 애플TV플러스에 가입한다. 앱 안에서는 이용자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애플TV플러스가 지난 4일 한국 출시에 맞춰 공개한 김지운 감독, 이선균 주연의 '닥터 브레인'에 맞춰 김지운 감독과 이선균의 주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획 카테고리도 마련돼있다.

또 애플TV 앱에서는 디즈니플러스와 웨이브, 왓챠의 주요 콘텐츠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콘텐츠를 선택하면 앱으로 넘어가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돕는다.

애플TV 4K의 이 같은 특징은 타사의 OTT와는 다르다. 단순히 앱을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는 타사와 달리 애플TV는 셋톱박스를 만들고 타사 앱까지 품는 태도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콘텐츠 공급자뿐 아니라 디바이스 공급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한다.

즉 한국시장에서 애플TV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 왓챠뿐 아니라 올레TV, LG유플러스 등 IPTV 사업자까지 경쟁자로 삼는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오리지널 콘텐츠에서는 OTT와 경쟁하지만, 서비스에서는 IPTV와 경쟁한다고 볼 수 있다.

애플TV플러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개성이 강하고 새롭다. '닥터 브레인' 외에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핀치'나 SF 시리즈 '포 올 맨카인드', '인베이전', 스릴러물 '서번트' 등 개성있는 장르물이 즐비하다.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자리잡던 초창기를 연상시키지만, 스티븐 스필버그와 M. 나이트 샤말란 등 화려한 제작진들이 합류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 장르물 중심이지만 대중성을 높이면서 매니아가 아닌 일반 시청자도 품는 태도를 보여준다. 마치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중간에 놓인 것처럼 애플TV플러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양쪽 모두를 아우른다.

또 IPTV 못지않은 사용성과 콘텐츠를 확보해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TV는 출시를 맞아 한국 콘텐츠 특별관과 함께 소장용 콘텐츠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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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4K는 고화질과 고음질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몇 가지 단점도 눈에 띈다. 먼저 아이폰 유저가 아니라면 애플TV 4K의 장점을 온전히 즐기기 어렵다.

애플TV 4K는 tvOS15를 탑재해 아이폰 유저에게는 익숙한 UI를 보여준다. 그러나 한국 이용자 중 70% 가까이 되는 갤럭시 유저에게는 가입부터 이용까지 다소 난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애플TV플러스를 가입하기 위해서는 아이튠즈 스토어 계정을 생성해야 한다. 기존 애플 기기 이용자가 아니라면 이 불친절한 OS에 적응하는 것부터 과제다.

애플은 특유의 폐쇄적 정책을 애플TV 앱에도 적용했다. 모바일 이용자의 경우 안드로이드 유저는 웹페이지를 통해 애플TV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앱 이용자가 동일한 조건을 누리기 어렵다. 애플TV플러스를 온전히 이용하기 위해서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을 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애플TV 4K도 마찬가지다. 애플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애플TV 4K를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애플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만큼 온전히 기기의 성능을 누리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애플TV 4K는 안드로이드 대신 아이폰으로 갈아탈 만큼 매력적인가. 고화질의 셋톱박스로 애플TV플러스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와 웨이브, 왓챠까지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단지 그 이유라면 다른 선택지가 얼마든지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LG유플러스와 함께 다양한 프로모션을 마련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들은 공식 파트너사로 협력을 통해 맞춤 환경을 마련했다. 웨이브와 왓챠도 타사 IPTV나 케이블 방송을 통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애플TV 앱에서는 애플TV플러스 외에 디즈니플러스와 왓챠, 웨이브의 다양한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애플TV 앱에서는 애플TV플러스 외에 디즈니플러스와 왓챠, 웨이브의 다양한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그 이상의 매력을 제시해야 할 애플TV플러스는 매력적이지 못한 점을 분명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한국 콘텐츠가 부족한 탓에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지나치게 미국적이다. 다른 문화권의 콘텐츠에는 큰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그리고 일부 콘텐츠의 경우 자막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 쉽게 읽히지 않는다. 최근 국내 영화팬들의 경우 자막 번역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애플TV플러스의 자막 번역은 만족을 주기 어렵다.

그럼에도 아이폰 이용자라면 애플TV 4K는 괜찮은 선택이다. 특히 애플TV플러스와 아이클라우드플러스, 애플 아케이드, 애플뮤직 등을 한데 묶은 애플 원 구독상품은 매력적이다. 애플 원은 아이클라우드플러스 용량에 따라 월 1만4900원, 월 2만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또 애플TV 4K는 SK브로드밴드를 이용하면 월 6600원에 36개월 할부로 구매할 수 있다. Btv 이용자는 최대 6개월 무료 체험도 가능하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