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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GOS 논란에 해킹까지…'노태문 리더십'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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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GOS 논란에 해킹까지…'노태문 리더십' 도마 위

GOS 논란 일파만파…주주들, 사내이사 선임 건 반대표 행사 움직임
갤럭시 주요 소스코드 해킹 피해…해외서 신뢰도 의문 제기 이어져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GOS 논란에 해킹 피해가 겹치면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의 리더쉽에 대한 이의 제기도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남미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신흥 해커그룹 랩서스는 삼성전자의 서버를 해킹했다고 밝히며 소스코드 등 기밀 데이터 일부를 공개했다. 랩서스가 해킹했다고 주장한 데이터는 갤럭시 구동에 필요한 소스코드로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데이터는 190GB 분량이다.

삼성전자는 7일 사내 공지를 통해 "현재까지 확인한 결과 유출 자료에는 일부 소스 코드가 포함돼 있으나 임직원과 고객의 개인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다. 회사 비즈니스와 고객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최근 외부의 정보 탈취 시도를 인지해 즉시 전사 정보보호센터와 MX사업부 시큐리티팀이 보안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며 "추가적 정보 유출을 차단하고 임직원과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전했다.
국가정보원은 유출된 정보에 대해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 핵심기술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관련 피해사실을 신고한 상태다. KISA는 세부 피해 내역을 확인하고 필요한 기술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게이밍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해킹 사건까지 터져버린 셈이다. GOS는 갤럭시S7부터 적용된 소프트웨어(SW)로 단말기의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막기 위해 고의로 게임 성능을 저하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고사양 게임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게임 외에 주요 앱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기존 단말기 성능의 절반까지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의 불만이 커진 상태다.

또 그동안 소비자들은 우회를 통해 GOS를 비활성화시킬 수 있었으나 원 UI4.0 업데이트를 통해 비활성화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SW 업데이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업데이트 시기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제대로 된 사과도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은 집단행동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는 GOS 논란에 대해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또 갤럭시S22를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일어나고 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 4일 관련 청원이 등장해 8일 현재 7700여명이 서명한 상태다.

갤럭시S22 울트라.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갤럭시S22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이처럼 논란이 커지면서 노태문 사장에 대한 리더쉽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재직하다 2020년 1월부터 고동진 사장의 뒤을 이어 IM부문 무선사업부장(現 MX사업부장)을 맡았다.

노태문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 시리즈 출시를 중단하고 폴더블폰을 하반기 플래그쉽으로 내세우는 과감한 전략을 택해 성과를 거뒀다. 특히 최근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0% 내외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폴더블폰은 성과를 거뒀으나 갤럭시 S 시리즈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갤럭시S20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전작 대비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갤럭시S21은 S펜(울트라 모델 한정)과 와이파이6E 등을 지원하고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을 탑재하는 등 성능을 대폭 강화했으나 반전을 꾀하진 못했다.

지난달 선보인 갤럭시S22는 4나노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강화된 AI를 바탕으로 카메라와 S펜 기능을 대폭 개선했다. 사전예약 당시만 해도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다.

그러나 GOS 논란의 직격탄을 맞으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GOS 논란은 갤럭시S22뿐 아니라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곧 출시를 앞둔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 A 시리즈의 흥행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갤럭시 A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을 책임지는 핵심 모델로 당장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뺏길 위기도 있는 상태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커지면서 화살은 자연스럽게 노태문 사장에게로 향하고 있다. 16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GOS 논란 이후 사후 대응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은 과거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 때 고동진 사장의 대응과 비교하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삼성전자 주주는 "노트7때 빠르게 결함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영업이익 감소를 각오한 리콜을 단행했다"며 "지금 경영진들은 GOS 논란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자신을 삼성전자 직원이라고 밝힌 한 유저가 게시글을 통해 주주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이 유저는 "투표를 독려하고자 글을 쓴다. 주주는 회사의 주인으로서 주인행세를 할 수 있어야 실제 주식이 의미가 있는 것인데 여전히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잘 챙기지 못하고 있다"며 "GOS 사건이 누구 때문에 일어났는지 잘 고민하고 무능한 경영진에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