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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IPO 환불 대기자금 266조…엔비디아 vs 국채 ‘머니무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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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IPO 환불 대기자금 266조…엔비디아 vs 국채 ‘머니무브’ 시작”

스페이스X 상장 발 역대급 유동성 공급…AI 반도체 '빅7' 복귀 시동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미 단기 국채·MMF 대피령…자산시장 지각변동 예고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10(현지시각)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주관사단 오더북과 월가 IB 추정에 따르면, 이번 스페이스X IPO 청약 증거금은 최소 2500억 달러(381조 원)를 넘어섰다. 이는 당초 목표 공모 금액인 750억 달러(114조 원)3.3배를 웃도는 글로벌 IPO 북빌딩 기준 최대 수준이다. 최종 배정에서 탈락해 투자자에게 반환될 예정인 1750억 달러(266조 원)의 거대 유동성이 이번 주말부터 글로벌 자산 시장으로 다시 쏟아져 나오면서 증시와 안전자산의 지형도를 바꿀 지각변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AI 설비투자(CAPEX) 고점 논쟁이 팽팽한 상황에서, 대형 IPO가 흡수·재방출하는 유동성은 시장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한 것이다.

배정률 25% 안팎 가차 없는 안분배정…개인 투자자도 '내 돈의 4분의 3' 환불


블룸버그는 10일 보도를 통해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역사상 가장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어 투자자가 신청한 금액의 일부만 쪼개어 받는 안분(Pro-rata) 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주관사단(Underwriters)은 장기 보유 성향이 강한 대형 헤지펀드와 국부펀드 중심으로 전체 물량의 70% 이상을 우선 배정했다. 기관 투자자가 100억 달러(152400억 원)를 신청했더라도 실제 쥐는 물량은 30억 달러(4570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이번 공모에서 스페이스X는 고액 자산가 대상의 프라이빗 뱅킹 채널과 공모주 펀드를 아우르는 '리테일 트랜치' 구조를 이례적으로 확대해 전체 물량의 30%에 달하는 225억 달러(343100억 원)를 배정했다. 그러나 주당 135달러의 고정 가격으로 청약에 참여한 개인 투자자들 역시 청약 대금의 4분의 1 수준만 주식으로 받고 나머지 75%의 현금은 그대로 돌려받는다.

월가에서는 11일 오후 최종 청약 물량이 확정된 후 환불되는 1750억 달러가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유동성 공급원이 될 것으로 본다. 이번 상장으로 스페이스X의 예상 기업 가치는 약 17500억 달러(2668조 원)에서 18000억 달러(2744조 원)에 육박하며, 이는 스타링크의 구독 기반 안정적 현금 흐름과 지상 데이터센터를 보완하는 우주 기반 AI 컴퓨팅 인프라라는 파괴적 신사업 모델이 결합한 결과다.

청약 증거금 메우려 판 빅테크…엔비디아·TSMC '7'로 부메랑 회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페이스X 청약에서 탈락한 자금이 위험자산 회귀, 안전자산 대피, 상장일 이벤트 대응이라는 3갈래로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은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 섹터로의 급격한 되돌림이다. 스페이스X가 단순한 항공우주 기업을 넘어 우주 공간 내 AI 인프라 기업이라는 내러티브를 증명했기 때문이다. 월가 분석가들은 대형 기관들이 청약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몇 주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요 기술주들을 일부 매도해 현금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환불된 자금은 그동안 일시적 하방 압력을 받았던 엔비디아(Nvidia), AMD, TSMC, 브로드컴(Broadcom), ASM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SK하이닉스 등 이른바 'AI 반도체 빅7' 선도 기업으로 다시 유입될 전망이다.
우주 기반 컴퓨팅 투자가 본격화될수록 고성능 칩과 핵심 장비, 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동반 상승하며 HBM·첨단 패키징·EUV 장비 수요도 함께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 청약 기간에 숨 고르기를 했던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6월 중순 환불금 유입과 동시에 강한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 빅테크로의 자금 유입은 결국 국내 HBM 및 핵심 부품 공급망 기업들의 실적 호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크로 변동성 경계감…자금 30%는 미 단기 국채·MMF 대피


동시에 환불 자금 전량이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으로만 재투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거시경제 환경의 변동성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는 가운데, 높은 단기 금리 수준 역시 자금의 안전자산 대피를 자극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은 환불 자금의 20%에서 30% 안팎이 단기 안전자산으로 스며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장 직후 스페이스X의 주가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거나 오버슈팅 후 급락할 경우, 환불 자금의 위험자산 재유입 속도는 급격히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일부 헤지펀드와 고액 자산가들은 오는 12일 스페이스X 상장 첫날 주가 변동성이 극도로 높아질 것에 대비해 자금 일부를 미국 단기 국채(T-Bills)나 고금리 머니마켓펀드(MMF)에 일시 예치할 계획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융시장 불안이 동거하는 상황에서 유연성을 확보한 현금 자산이 금이나 엔화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분산될 유인은 충분하다. 리테일 채널에서 튕겨 나간 자금 역시 상장 초기 시장 충격을 관망하며 안전자산에 머물 수 있다.

유동성 대이동 속에서 살아남기


스페이스X IPO가 남긴 1750억 달러의 환불자금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 하방을 지지하는 완충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향후 시장 지형도를 파악하기 위해 주시해야 할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증가율 추이다. 우주 AI 인프라 확장이 실질적인 반도체 수요로 이어지는지 검증하며, AI 고점 우려를 불식할 핵심 지표다.

둘째, 미국 단기 국채 및 MMF로의 자금 유입 속도다. 안전자산 유입액이 늘면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그만큼 위축됐다는 신호로, 보수적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

셋째, 나스닥 시장에 티커명 'SPCX'로 상장할 스페이스X의 초기 변동성 폭이다. 시초가 폭등 여부는 튕겨 나간 대기 자금의 장내 매수 강도와 단기 수급 과열 여부를 가늠할 바로미터다.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거대한 유동성 폭탄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상승세를 견인하는 동시에 안전자산으로의 분산 이동을 유도하며 자산 시장 전반의 균형을 재편할 전환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