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2000만달러에 애리조나 22.3㎢ 부지 확보…로보택시 확장 속도 높인다
이미지 확대보기애플이 중단한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의 핵심 시설이 웨이모의 로보택시 확대 인프라로 넘어갔다며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9일(이하 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이 거래는 지난 5일 애리조나주 마리코파카운티 기록에 등재됐다. 부지는 애플과 관련된 델라웨어주 법인 루트14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었다. 애플은 이 시험장을 수년간 임차해 쓰다가 지난 2021년 1억2500만달러(약 1901억원)에 사들였다. 이번 매각가는 당시 애플 매입가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이 시험장은 애리조나주 위트먼에 있는 5500에이커(약 22.3㎢) 규모의 부지다. 과거 피아트크라이슬러가 고온 환경에서 차량과 부품을 시험하던 시설로 애플은 비밀리에 추진하던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 ‘프로젝트 타이탄’의 시제품 시험에 이곳을 활용했다. 애플은 약 10년간 여러 차례 방향을 바꿔가며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지난해 초 최종 중단했다.
◇ 애플 실험장, 웨이모 확장 거점으로
웨이모의 이번 인수는 로보택시 상용화 경쟁이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대규모 운영 인프라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막대한 자금을 들이고도 자체 차량 개발을 접었지만 웨이모는 이 시험장을 사들여 무인주행 기술 검증과 차량 투입 속도를 높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은 웨이모가 기존에 활용해온 캘리포니아 캐슬 프루빙그라운드와 오하이오 교통연구센터보다 훨씬 큰 규모다. 웨이모는 통제된 환경에서 실제 도로 상황을 반복적으로 재현하고 탑승자만 탄 상태의 무인 운행 테스트와 차량 움직임 제어 시험, 운영 인력 교육, 향후 테스트 확장에 이 부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시험장에는 115에이커(약 46.5ha) 규모의 도심 주행 코스, 35에이커(약 14.2ha)의 차량 동역학 시험 구역, 4마일(약 6.4km) 길이의 타원형 주행 트랙, 전용 고속도로 코스가 포함돼 있다. 도심과 고속도로, 고속 주행, 다양한 노면 조건을 한곳에서 시험할 수 있는 구조다.
◇ 애리조나 생산·시험 체계 강화
이번 인수는 웨이모의 애리조나 거점 확대 전략과도 맞물린다는 관측이다.
대형 시험장이 가까운 곳에 추가되면 차량 개발과 장비 장착, 시험, 실제 서비스 투입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더 짧아질 수 있다. 웨이모가 상용 로보택시를 빠르게 늘리려면 실제 도심 서비스만큼이나 폐쇄형 시험장에서의 반복 검증이 중요하다.
웨이모는 이미 피닉스와 마리코파카운티 일대에서 상업 서비스 기반을 갖췄다. 지난 2017년 피닉스 외곽 챈들러에서 자율주행 기술 시험을 시작했고 이후 피닉스는 웨이모의 초기 상용 로보택시 시장이 됐다.
현재 웨이모의 차량 규모는 4000대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지역도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오스틴, 애틀랜타 등 미국 10곳 이상 도시로 넓어졌다. 총 운행 가능 지역은 약 3626㎢을 넘어서 미국 로드아일랜드주보다 큰 규모다.
◇ 로보택시 대량 확대 앞두고 인프라 선점
웨이모는 올해 초 160억달러(약 24조3360억원)를 유치했고 투자 후 기업가치는 1260억달러(약 191조6460억원)로 평가됐다. 자율주행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투자 유치로, 웨이모가 실험 단계를 넘어 상업 운행 확대에 본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웨이모는 올해 말까지 주간 탑승 100만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도시뿐 아니라 도쿄와 런던 등 첫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시험장 인수는 이처럼 빠른 확장을 뒷받침할 기술 검증 기반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일렉트렉은 “웨이모의 이같은 행보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전략과도 대비된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카메라 중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앞세워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를 약속해온 반면, 웨이모는 전용 시험장과 차량 통합 공장, 통제된 검증 환경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거래는 애플과 웨이모의 자율주행 전략이 엇갈린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프로젝트 타이탄’을 접고 시험장을 매각했지만 웨이모는 같은 시설을 사들여 로보택시 대량 운행 시대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