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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항공우주청 설립 논쟁 '마지막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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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항공우주청 설립 논쟁 '마지막 단계'

尹 정부, 국정과제서 경남 사천 설립 확정
대전·과학계 "정치권과 공조해 저지할 것"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누리호 2차 시험발사는 항공우주청 경남 사천 설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 누리호 1차 시험발사 모습.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미지 확대보기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누리호 2차 시험발사는 항공우주청 경남 사천 설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 누리호 1차 시험발사 모습.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공식선거운동이 19일 시작된 가운데 항공우주청 설립 문제가 대전과 경남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항공우주청의 경남 설립을 공약한 바 있다. 선거 막바지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안 후보의 공약이었던 대전 설립을 수용할 것으로 보였으나 국정과제를 통해 항공우주청을 경남 사천에 설립 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경남도와 사천시는 TF팀을 구성하고 항공우주청 설립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반면 대전 지역 과학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9일 대전시가 마련한 우주정책 전략수립 용역보고회에서도 이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양준석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주청이 우주정책 행정체계를 효율화하고 새로운 우주산업 트렌드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 간 협업이 필수"라며 "그런 측면에서 최적의 입지는 대전"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우주청 설립을 위해 국회가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지방선거에서 이에 대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항공우주청의 대전 설립을 주장하는 반면 여권은 경남도 설립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는 시장 재임 시절부터 항공우주청의 경남 설립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허 후보는 "대전은 단순한 지역논리나 선거공약을 넘어 항공우주청 설립의 필요성과 적정성을 가진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실제 대전은 누리호의 연구개발을 담당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또 항공우주청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이 될 수 있는 만큼 과기정통부가 위치한 세종시와 인접한 대전 유치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허 후보는 "항공우주청의 경남 설립은 명분에 맞지 않을뿐더러 충청권을 홀대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은 이를 방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항공우주청 설립을 위해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정치권과 협력해 이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장우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는 항공우주청의 경남 설립에 대해 수긍하는 분위기다. 항공우주청을 경남에 내주고 대전 지역의 방위사업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최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항공우주청의 경남 설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라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회사가 경남에 있고 대전에는 항우연이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연구기관이 있으니 이곳엔 방위사업청을 두고 경남엔 항공우주청을 설치하려는 구상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는 충청권에 기반을 둔 군수기업인 한화를 언급하며 "대통령이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을 공약한 만큼 이를 통해 대전 지역 방산업체를 키우는 것이 옳다"고 전했다.

경남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에서 항공우주청의 경남 설립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박완수 국민의힘 경남도지사 후보는 "항공우주청은 항공우주 연구 개발·생산 등 인프라와 벨트환경을 모두 갖춘 경남 사천에 유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서부경남 지역은 국내 항공산업 생산액의 60%를 차지한다”며 “위성과 소재·부품, 발사체 분야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연구소와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공약은 윤석열 대통령이 항공우주청을 경남에 설립하려는 이유와 통한다. 항공우주청 설립 후보지인 경남 사천은 KAI가 위치해있고 가까운 창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다. 또 누리호를 발사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역시 경남 사천과 인접한 곳에 있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는 항공우주청 설립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경남도지사에 출마하면서 내놓은 8대 공약 중 경남을 항공우주산업의 핵심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또 19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첫 선거운동을 사천 KAI 앞에서 시작했다.

한편 지방선거 이후 보름 뒤인 6월 15일로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는 항공우주청 사천 설립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항공우주청 설립으로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도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