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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탈출' DNA 이식한 서바이벌 '보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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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탈출' DNA 이식한 서바이벌 '보물찾기'

티빙, 5억원 상금 건 서바이벌 예능 '보물찾기' 내달 2일 공개

28일 서울 CGV왕십리에서 티빙 오리지널 '보물찾기' 하이라이트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티빙이미지 확대보기
28일 서울 CGV왕십리에서 티빙 오리지널 '보물찾기' 하이라이트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티빙
tvN '대탈출'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소 뻣뻣할 수 있는 서바이벌 예능에 전문 예능인들이 출연해 유연함을 더한 게 '대탈출'의 매력이었다. 거기에 한국 방송 예능에서 보기 힘든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에 탈출을 완료했을 때 성취감도 대단히 크다. 전국의 방탈출 카페가 성업했다면 거기에는 '대탈출'의 덕도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개성과 재미를 두루 확보하면서 두터운 팬덤까지 확보한 '대탈출'은 지난해 시즌4를 마친 후 다음 시즌에 대한 소식은 없는 상태다. 그 사이 '대탈출'의 선장 정종연 PD는 CJ ENM을 퇴사해 넷플릭스와 '데블스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대탈출'의 김정선 작가는 '싱어게인'의 채성욱 PD와 손잡고 티빙 오리지널 '보물찾기'를 선보였다. 어쩌면 '대탈출 유니버스'가 OTT에서 만난 셈이다.
티빙 오리지널 '보물찾기'는 12월 2일 공개를 앞두고 28일 CGV왕십리에서 1화 하이라이트 시사회를 개최했다. 예능 프로그램 중 이례적으로 극장 시사회를 진행한 티빙은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사회를 앞둔 상영관에서는 '보물찾기'의 참가자들이 포토월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다. 연예인을 배제하고 젊은 인플루언서와 직업인들로 구성된 이들의 화기애애한 웃음소리가 들리면서 이들이 프로그램에 대해 얼마나 자신감을 드러내는지 알 수 있었다.

'보물찾기'는 24명의 참가자들이 5억원의 상금을 걸고 말 그대로 '보물찾기'를 하는 내용이다. 보물이 숨겨진 곳의 단서를 찾고 힌트를 풀면서 스토리를 쫓다보면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만큼 팀을 이뤄서 퀘스트를 수행하게 되고 상금의 배분도 알아서 진행하게 된다. 눈 앞에 돈을 보여주고 게임을 진행하는 만큼 날 것의 욕망이 그대로 드러나는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맛보기'에 가까운 1화는 24명의 참가자들이 베이스캠프에 모여 팀을 이루고 첫 번째 보물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서바이벌 예능을 즐겨 본 시청자라면 1화의 몇몇 장면들은 꽤 익숙하게 보일 수 있다. '오징어 게임'을 연상시키는 베이스 캠프와 '대탈출'을 연상시키는 촬영과 편집이 조금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대탈출' 팬이라면 익숙한 장소까지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즌을 마주하는 심정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명이 한 팀을 이뤄 탈출미션을 수행하는 '대탈출'과 달리 '보물찾기'는 팀끼리 경쟁해서 보물을 찾는 내용이다. '대탈출'의 틀을 갖추고 있지만, 그 알맹이는 전혀 다른 게임인 셈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채성욱 PD도 이 점을 특히 강조했다. 채 PD는 "돈을 찾고 나누고 분배하는 게 제일 큰 차별점"이라며 "다시 팀을 바꾸고 어떤 사람을 버리고 섭외를 하고 돈을 찾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돈을 차지하느냐, 유대를 유지하냐가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특히 게임의 참가자들이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점에서 날 것의 욕망은 그대로 드러날 수 있다. '보물찾기' 제작진은 게임의 참가자를 공개모집해 500여명 참가자 중 24명을 추려냈다. 이 때문에 인플루언서, 모델, 아나운서부터 격투기 선수, 서바이벌 프로그램 경력자, 모델, 래퍼, 마술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참가자들이 모였다. 이 중에는 '더 지니어스'의 오현민이나 '강철부대2'의 최용준 등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방송인부터 장지수, 덕자 등 유명 인플루언서까지 익숙한 얼굴들도 보인다.
결과적으로 '보물찾기'는 '대탈출'을 연상시키는 시작을 보이지만, '대탈출'과 다른 전개가 예상되는 프로그램이다. OTT를 중심으로 서바이벌 예능이 범람하는 가운데 tvN의 DNA를 이식한 '보물찾기'는 분명 차별점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을 주고 있는 티빙이 '보물찾기'에서 역대급으로 큰 돈을 썼다는 게 눈에 보인다. 채 PD는 "구체적인 제작비를 밝힐 순 없지만, 지금까지 만든 프로그램 중 가장 큰 돈을 썼다"고 밝혔다. 첫 화만 시청했음에도 티빙의 서바이벌 예능인 '여고추리반'이나 '제로섬게임'보다 거대해진 스케일을 알 수 있다.

'보물찾기'는 어딘가에 숨어든 '대탈출' 팬덤을 다시 소환시키기에 충분한 프로그램이다. 마치 군대 간 남자친구 기다리는 심정으로 피오의 전역과 함께 돌아올 '대탈출' 새 시즌을 기다리는 팬덤에게 '보물찾기'는 숨통을 트여줄 프로그램이 될 전망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