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이 진정한 혁신이 되려면 사람들 손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애플 아이폰 개발에 참여했던 엔지니어이자 네스트(Nest) 공동창업자로 유명한 매트 로저스가 생성형 AI 업계 선두주자 오픈AI에 던진 일침이다.
네스트는 지난 2011년 세계 최초로 AI 학습 기능을 갖춘 스마트 온도조절기를 출시한 미국 스타트업으로 2014년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에 32억 달러(약 4조4000억 원)에 인수됐다. 이는 당시 스마트홈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으로 기록된 바 있다.
그는 2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게재한 칼럼에서 “오픈AI가 진짜로 AI의 미래를 바꾸려면 ‘AI폰’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제언이 아니라 최근 AI 하드웨어 붐 속에서 ‘제품의 방향성을 잃은 업계’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아이폰의 ‘설계 철학’을 들고 다시 돌아온 로저스
로저스는 단순한 기업가가 아니다. 그는 스티브 잡스와 함께 2007년 첫 아이폰 개발에 참여했고 이후 구글이 인수한 스마트홈 기업 네스트를 공동창업한 인물이다. 다시 말해 ‘스마트 디바이스 시대를 직접 연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FT 칼럼에서 “AI 하드웨어의 첫 물결은 실패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생활에서 필요한 기능보다 ‘화려한 마케팅’에 몰두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로저스는 최근 시장에 등장한 휴메인의 AI핀, 래빗의 R1, 프렌드 등 AI 웨어러블 기기들을 예로 들며 “모두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이폰이 성공한 이유는 사람들이 매일 불편하게 느끼던 문제, 즉 작은 화면·물리 키보드의 불편함을 해결했기 때문”이라며 “AI 기기들은 아직 그런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AI의 미래는 결국 스마트폰 속에 있다”
로저스는 “AI 기술이 진정으로 일상 속으로 녹아들려면 스마트폰과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은 이미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손 안에 자리한 가장 완성된 인터페이스”라며 “AI 하드웨어가 성공하려면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답”이라고 말했다.
로저스는 “AI 하드웨어가 진정으로 성공하려면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매일 쓰는 기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2007년 아이폰 이후 기술 산업이 맞이한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이며 오픈AI가 이 도전을 완수할 수 있다면 AI는 드디어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