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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KT 차기 대표 후보 사의 표명…경영공백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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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KT 차기 대표 후보 사의 표명…경영공백 현실화되나

정치권 압박, 대주주 반대 의견 영향인 듯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이미지 확대보기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인 윤경림 사장이 내정 보름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업계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윤 사장은 22일 열린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사진이 윤 후보에게 "회사를 생각해야 한다"며 만류했다고 한만큼 실제 사퇴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KT는 이에 대해 윤 후보에게 사의를 전달받은 일은 없다며 "내부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윤 사장의 사퇴 의사가 수용된다면 정기 주주총회를 약 일주일 앞두고 사퇴하는 것인 만큼 경영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31일로 예정된 KT 정기 주총은 윤 사장의 사퇴 여부와 관계 없이 예정대로 열린다. 만약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의안에서 제외되면 KT는 해당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앞서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윤 후보 찬성안을 권고했고 국내 자문사인 한국EGS평가원과 한국ESG연구소도 찬성 의견을 낸 만큼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무게가 실렸다. 특히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세계 각국의기관 투자자 등에게 의결권 행사 자문을 제공해 KT 지분 약 44%를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소속 의원들이 윤 사장과 현 이사진들에 대해 '이익 카르텔'이라고 주장하며 인선 내용을 반대해왔고 대통령실도 우회해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정 전후로 나온 대통령실과 여권의 사퇴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윤 후보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2대 주주인 현대차 역시 "대주주의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며 국민연금과 뜻을 같이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주총회에서도 반대 여론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연금과 현대차가 보유한 KT 지분의 합계는 약 18%에 이른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