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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가 불러온 간편결제 전쟁…서비스 안정화가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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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가 불러온 간편결제 전쟁…서비스 안정화가 살길

아이폰 이용자 전체 잠재고객…잦은 장애는 가입자 이탈 빌미될 수도
지난달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로 간편결제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애플페이 결제 모습.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로 간편결제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애플페이 결제 모습. 사진=애플
애플페이의 출시로 국내 간편결제 시장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서비스 안정성이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소비자의 선택범위가 넓어진 가운데 한 번의 서비스 장애로 자칫 시장 주도권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애플페이는 지난달 2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해 첫날에만 100만명의 가입자를 모으면서 인기를 끌었다. 현대카드가 유일한 가맹카드인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그동안 아이폰 이용자들의 애플페이에 대한 요구가 간절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애플코리아는 앞으로 국내에서 카드 가맹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애플페이의 점유율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카드 점유율 1, 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가맹사 확보 여부는 애플페이의 경쟁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애플페이의 출시로 가장 큰 위협을 받게 된 삼성페이는 많은 사용처와 함께 온·오프라인에서 영향력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네이버페이와 협업을 시작하고 온·오프라인 사용처 확대했다.
카카오페이도 최근 갤럭시워치에 탑재를 추진하는 한편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토스페이와 페이코, 은행권의 간편결제 역시 모집을 키우고 있고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알리페이의 한국 출시도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간편결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서비스 안정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카카오와 네이버가 서비스 장애를 겪었던 상황에서 앞으로 서비스 장애는 가입자의 대거 이탈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네이버페이는 온·오프라인 서비스에 약 1시간 가량 결제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네이버페이는 공지를 통해 "네이버페이 결제, 환불, 구매 확정 및 현장결제에 오류가 발생했다"라며 "발생한 장애는 복구됐으며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의 결제 연동 첫날인 지난달 29일에는 이용자 폭주로 신한카드 이용자에 한해 일부 서비스 장애가 있었다.

네이버페이 앱에서 발생한 이번 오류는 약 10분 만에 복구가 완료됐지만, 점심시간이 끝날 때쯤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점심시간 끝날 때 쯤 결제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에러가 났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이 먹통이 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카카오에서 밝힌 공식적인 오류 시간은 약 127시간에 이른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이용자의 금전적 피해와 직결된 서비스는 빠르게 복구했지만, 이 역시 약 하루 동안 먹통이 돼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당시 카카오는 대표이사가 사퇴하고 피해보상 대책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대대적인 보상과 피해 예방에 나섰다. 그러나 올해 초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일부 서비스 등이 또다시 먹통이 되면서 브랜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30일에는 삼성페이도 앱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기존 앱을 지우고 새로 받으면 정상 작동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장은 애플페이 사용처나 가맹 카드사가 많지 않은 만큼 국내 업계에 위협이 되긴 어렵다. 그러나 아이폰 이용자 전체가 사실상 잠재 고객인 데다 출시 초기의 폭발적인 흥행으로 소상공인과 카드사 모두 애플페이 적용을 고심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 장애와 오류는 신뢰도를 떨어뜨려 가입자 이탈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높은 점유율에도 삼성페이의 점유율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간편결제 서비스는 폭발적인 성장이나 가입자 이탈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서비스 간의 편차가 적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국내 서비스 중인 간편결제로부터 이탈할 적극적인 동기가 발생한다면 이용자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 서비스 장애로 인한 이용자 불편은 이탈에 충분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