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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간편결제 경쟁 본격화…변수는 플래그십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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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간편결제 경쟁 본격화…변수는 플래그십폰

삼성, 네이버페이와 시너지 입증…카카오와 협의 긍정적 변수
애플, 아이폰15 출시 효과 기대…예년 대비 점유율 상승 기대
사진=삼성전자, 애플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삼성전자, 애플
애플페이의 기세가 매서운 가운데 삼성페이도 반격 채비를 갖추고 있다. 5세대 갤럭시 폴더블과 아이폰15의 판매가 확대되는 4분기부터 두 간편결제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기기를 보유한 현대카드 사용자 중 91%가 이미 애플페이 등록을 마쳤으며 신규 등록 토큰 수 역시 출시 3주만에 200만건을 넘겼다. 토큰 수는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기기 숫자를 의미한다.

지난 9일에는 스타벅스에서도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해진 데 이어 사용처가 꾸준히 확대되면서 삼성페이를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삼성페이 역시 지난 2월부터 네이버페이와 협업을 시작한 데 이어 카카오페이와도 협업을 논의 중이다. 백승준 카카오페이 사업총괄 리더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삼성페이와 연동을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보니 추후에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마련되면 별도로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네이버페이는 삼성페이와 연동을 시작한 3월말 이후 신규 앱 설치 건수나 현장결제 금액 등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 소비층인 30·40대의 4월 현장결제 금액은 전월 대비 각각 206%, 219%로 큰 폭으로 성장했으며 20대 사용자의 결제금액도 143% 늘었다고 전했다.

네이버페이가 이처럼 긍정적인 지표를 내놓은 만큼 카카오페이와 협업도 곧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 입장에서는 10월 아이폰15가 출시될 경우 애플페이 등록자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전에 카카오페이와 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10월께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15는 애플페이 한국 론칭 후 출시되는 첫 아이폰이다. 그동안 20·30 이용자들이 아이폰 이용을 꺼리던 이유 중 하나가 애플페이 사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되면서 국내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타는 유저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서는 이 같은 영향으로 내년에 애플페이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15%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가맹점의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률이 늘어나고 있고 스타벅스를 포함한 프렌차이즈 매장의 애플페이 적용이 확대되면서 아이폰15 판매량까지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60~70%대 점유율을 유지하다가 아이폰이 출시되는 4분기에 애플이 30%대로 일시적인 상승을 보여왔다. 올해 4분기에는 아이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 상승폭이 예년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Z폴드5와 갤럭시Z플립5를 예년보다 빨리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폴더블폰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특히 미국에서 구글 픽셀 폴드가 6월 중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갤럭시 언팩을 예년보다 2~3주 앞당겨 7월말에 제품을 공개할 전망이다.

갤럭시 폴더블 공개가 앞당겨지면 국내에서 아이폰15와 직접적인 경쟁은 피할 수 있다. 다만 4분기 아이폰15의 국내 점유율은 예년보다 더 공고해질 전망이며 이는 갤럭시S24가 출시되기 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간편결제 경쟁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경쟁이 간편결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플래그십 모델 출시와 함께 간편결제 서비스를 포함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가 올해 8월부터 카드사에 삼성페이 계약 자동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페이는 카드사에 수수료를 받지 않고 간편결제 인프라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0.15% 수수료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수수료 무료를 포기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카드사의 부담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277조5000억원으로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수수료는 약 1300억원 수준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5300억원을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삼성페이가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기 시작하면 해당 수익을 마케팅에 활용해 애플페이에 대항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계약 자동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말은 개별 협상을 진행한다는 의미일 뿐 유료화를 확정하겠다는 의미가 아닌 만큼 앞으로 내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헸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