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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스토어 입점 강요했다"…소니, 英 법원서 10조원대 소송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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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스토어 입점 강요했다"…소니, 英 법원서 10조원대 소송 직면

英 소비자 대표, 890만명에게 63억파운드 배상 요구
소송 기각 요청한 소니IE…경쟁 전문 법원 "소송 적합"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이미지. 사진=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소니IE)이미지 확대보기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이미지. 사진=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소니IE)
소니의 게임 사업부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소니IE)가 영국에서 최대 63억파운드(약 10조원)을 배상할 수 있는 소송전의 피고가 됐다. 회사는 콘솔 게임 기기 '플레이스테이션(PS)'의 시장 지배적 지위를 활용, 게임들의 디지털 스토어 입점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인포테크리드, LFJ(Litigation Finance Journal) 등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영국 경쟁 법원은 현지 시각 21일, PS 소비자 대표 알렉스 닐(Alex Neill)이 로펌 밀버그 런던 LLP, 우즈포드 재단과 협력해 제기한 불공정 경쟁 손해 배상 소송이 정당하다고 승인했다.

알렉스 닐이 소장을 제출한 시점은 지난해 8월이다. 그녀는 소니IE가 2016년 8월부터 PS의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게임 개발사, 배급사들이 게임의 디지털 버전, 게임 내 콘텐츠 등을 PS 스토어에만 입점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소니IE가 게임사들에게 플랫폼 입점 수수료 30%를 부과, 영국 내 PS 소비자 약 890만명에게 게임이 더욱 비싼 값에 공급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소장에는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소니IE가 최대 50억파운드 수준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고 명시됐다. 63억파운드는 여기에 법정 이자를 더한 액수다.

경쟁 법원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소장이 제출된 2022년 8월 19일 이후 PS 스토어를 이용한 사례는 청구인 목록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 외에는 소송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알렉스 닐과 소니IE의 소송전의 결과는 실제 법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영국 경쟁법원 로고. 사진=영국 경쟁법원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경쟁법원 로고. 사진=영국 경쟁법원

영국 정부는 최근 몇 해 동안 게임 산업에 있어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일례로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가 2020년 9월 '랜덤 박스(확률형 아이템)'의 문제점을 정부 차원에서 조사한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영국 게임산업협회는 이에 미성년자에 확률형 아이템 판매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자율 규제안을 작성, 올 7월 공식 발표했다.

소니IE의 업계 라이벌이자 엑스박스 운영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막아선 것 또한 영국이었다.

영국 경쟁·시장 관리국(CMA)는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더불어 MS의 액티비전 인수를 공식적으로 반대한 유이한 기관이었다. 해당 인수는 미국에서의 소송전, MS와 CMA의 합의를 거쳐 올 10월 마무리됐다.

이번 소니IE 소송전은 영국 게임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소송 기금(Ligitation Funding)'을 바탕에 둔 집단 소송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알렉스 닐은 밀버그 런던 로펌 외에도 소송 기금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투자기업 우즈포드(Woodsford)와도 협력하고 있다.

알렉스 닐의 법적 대리인인 나타샤 피어먼(Natasha Pearman) 밀버그 런던 파트너는 "소송 기금은 대기업을 상대로 법정에 나서기 힘든 소비자들에게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공할 수 있는 필수적인 요소"라며 "경쟁 법원이 이번 소송의 정당성을 인정한 점을 기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소니IE는 이번 소비자 소송에 대해 적극 방어할 방침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경쟁 전문 법원의 심리 과정에서 소니IE 측 변호사들은 "이번 소송은 처음부터 끝까지 결함 투성이"라며 소송 자체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