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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되는 '오픈소스 AI', 엔비디아 독점 깨는 밑거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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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되는 '오픈소스 AI', 엔비디아 독점 깨는 밑거름 되나

인공지능(AI) 업계에 '오픈소스 AI'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코파일럿 생성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업계에 '오픈소스 AI'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코파일럿 생성이미지
인공지능(AI) 시장이 급성장하며 AI 칩을 만드는 엔비디아의 ‘독점’ 위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엔비디아 칩 외에는 대안도 없었던데다, 이미 시장 점유율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 회사의 AI 칩은 없어서 못 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엔비디아의 독점을 벗어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과 ‘생성형 AI’ 시장을 개척한 오픈AI 등은 ‘자체 AI 칩’ 개발을 통해 엔비디아 독주를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한편으로는 AI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주목받고 있는 ‘오픈소스 AI’가 현재 AI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을 막을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배경에는 우수한 성능도 있지만, 지난 십수 년에 걸쳐 엔비디아가 구축한 ‘쿠다(CUDA)’ 기반 개발자 생태계 덕이 더 크다.

엔비디아가 2006년 처음 공개한 쿠다는 누구나 쉽게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로 복잡한 연산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개발자용 플랫폼이다. 특히 2010년대 들어 GPU가 딥러닝·머신러닝 등 AI 학습을 위한 최적의 연산장치로 급부상하며 쿠다는 자연스럽게 최고의 AI 개발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쿠다는 AI 기술이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AI 개발자들이 엔비디아 AI 칩과 쿠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록-인(lock-in)’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오픈소스 AI’가 엔비디아 독점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개방형 기술인 오픈소스 AI는 신규 개발자나 스타트업이 공개된 AI 플랫폼이나 대규모언어모델(LLM) 등을 활용해 필요한 AI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관련 개발자들이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빠르게 해결하거나 기능 및 성능을 효과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관련 생태계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에서 지난해 공개한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 ‘라마2(Llama2)’가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라마2를 공개하면서 “생태계가 개방될수록 더 많은 진전이 가능할 거라 믿으며, 그것이 바로 오픈소스 모델인 '라마2’를 내놓은 이유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오픈소스 AI 기술은 개방형 기술인 만큼 엔비디아뿐 아니라 타사의 AI 칩과 개발 플랫폼에서도 사용 및 구동이 가능하게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AI 개발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로 널리 사용되는 ‘파이토치’와 ‘텐서플로우’ 등도 개발자가 엔비디아 GPU와 쿠다 외에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플랫폼으로 원하는 AI 모델을 학습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픈소스 AI 생태계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인텔도 최근 자사의 최신 PC용 프로세서에 내장된 AI 가속기 ‘NPU’에서 ‘타이니라마(TinyLlama)’와 같은 가벼운 LLM을 구동할 수 있는 NPU 가속 라이브러리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반도체 업계의 전설적인 개발자 짐 켈러도 자신이 CEO로 재직 중인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를 통해 RISC-V 명령어 기반 오픈소스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며 단숨에 AI 선도 기업으로 떠오른 MS는 최근 유럽의 오픈소스 AI 기업 ‘미스트랄 AI’에 1500만 유로(약 217억원)를 새롭게 투자했다.

물론 오픈소스 기반 AI 반도체나 LLM, AI 개발 프레임워크 등이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의 폐쇄적인 AI 기술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것은 아니다. 기존 소프트웨어(SW) 분야와 마찬가지로 오픈소스 AI와 폐쇄형 AI는 서로의 장단점을 상호 보완하면서 함께 성장할 전망이다.

분명한 것은, AI 업계에 오픈소스 도입이 늘고, 관련 생태계가 확대될수록 엔비디아가 현재 누리고 있는 독점적인 입지도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