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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제3의 후보' 케네디,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구 도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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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제3의 후보' 케네디,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구 도울까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지난 3웡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부통령 후보로 니콜 샤나한을 발표하며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지난 3웡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부통령 후보로 니콜 샤나한을 발표하며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초박빙의 구도인 11월 대선에서 ‘제3의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양자 대결의 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미국의 민주당 출신 정치인이자 변호사로, 환경 문제와 백신 반대 운동으로 유명하다. 삼촌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고, 부친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기 전 법무부 장관과 미국 상원의원을 역임했다.
현재 71세로 맑은 물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워터키퍼 얼라이언스’를 설립했고, 어린이 건강 방어로 백신 반대 단체를 만들기도 했다.

무소속으로 202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으며, 출마의 배경은 환경 문제와 백신 반대를 중심으로 한 정책 비전에 있다. 그는 거대기업 상대로 승소한 전력과 공중 보건 관료주의 해체 등을 주장하며, 강한 이해관계에 맞서 중산층을 위해 싸운 실적을 가진 진실한 사람으로 자신을 설명하면서,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주요 공약은 외교에서 “평화와 외교 우선”, 예산 분야에서 “건전성을 훼손하는 허점과 특혜 제거”, 금융 위기대응에서는 “다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은행이 아닌 채무자를 구조”, 환경 보호에서는 “토양, 공기, 물을 청정하게 유지하고, 자연을 보호”, 기업의 규제 기관 장악 저지를 위해서는 “기업의 규제 기관 장악을 해체하고, 양당이 할 수 없는 대담한 정책 시행”, “대학 등록금 인하 촉진” 등을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지원과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쟁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이다. 재정 적자를 감안해 군사 및 의료 지출을 줄이고, 젊은이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주택 비용의 상승에 대처하려 한다고 말한다.

또한, “양 당은 대기업, 제약회사와 방산 분야에서 많은 기부를 받고 있어, 이들에 포획되어 개혁을 과감히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기존 양당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보여주고 있으며, 자신의 대선 출마가 “미국 치유, 즉 경제와 만성 질환의 위기, 중산층, 환경, 그리고 평화로운 국가로서 세계에서의 미국의 위상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선거 자금은 주로 개인 기부와 지지자 후원금으로 모으고 있으며, 바이든과 트럼프 외 제3 후보로는 비교적 많은 돈을 모금하고 집행했다. 선관위 공개 자료에 따르면, 총 2,796만 달러를 모금해 이 가운데 대략 2,282만 달러를 집행했다. 그를 돕는 사람들은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족과 백신 반대 진영에서 돕고 있다.
부통령 러닝메이트는 85년생(올해 38세)인 니콜 섀너핸이다. 그녀는 변호사이자 기술 기업의 CEO 출신으로 올해 3월부터 부통령 후보로 활동하고 있다. 구글 공동 창립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결혼 후, 2023년 이혼했다. 최근 선거운동에 2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의 선거 캠페인 매니저는 CIA 요원으로 복무했으며, 정치에 몸담은 적이 없는 그의 며느리인 아마릴리스 폭스 케네디이다.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델 빅트리는 백신 반대 단체인 정보에 입각한 동의 행동 네트워크의 창립자이다. 언론 비서 스테파니 스피어는 아동 건강 보호뉴스 웹사이트의 편집자였다. 대부분 기성 정치와는 무관한 사람들이다.

케네디는 주 전역에 직원과 자원봉사자를 배치하고 있으며, 대선에 출마할 자격을 얻기 위해 투표용지에 올리는 서명을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공약과 선거 캠페인에 유권자와 언론의 관심은 높다. 실제 그의 선거운동 행사장에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그가 도착하기 몇 시간 전부터 밖에서 줄을 서 있으며, 수많은 팬들이 함께 선거운동을 하며 다수는 팟캐스트나 유튜브 동영상에서 케네디 인터뷰를 광범위하게 전달하고 있다.

미국은 무소속과 제3당 대통령 후보를 거부해 온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케네디는 출마 이후 몇몇 전국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케네디 후보의 지지율은 바이든이나 트럼프 등 기성 후보에 반감을 갖는 유권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역사상 백악관에 입성한 마지막 제3당 후보는 새로 창당한 공화당의 에이브러햄 링컨이었다. 일반 투표에서 한 자릿수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마지막 제3당 후보는 사업가인 로스 페로로, 1992년에는 19%, 1996년에는 8%를 얻었다. 그러나 그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0표를 얻었다.

초박빙의 선거 구도에서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율은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에 대한 호감도에서 앞선 바 있으며, 제3의 후보들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바이든, 트럼프와 비교했을 때, 지지율은 낮은 편이지만, 2023년 12월 다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3%, 바이든 대통령 42%, 케네디 주니어가 6%, 코넬 웨스트가 2%, 질 스타인이 1% 순이었다.

2024년 1월 7개 경합주 전체를 놓고 실시한 다자 대결에서는 트럼프가 43%, 바이든 38%, 케네디 9%, 코넬 웨스트 1%, 질 스타인 1%였다.

2024년 3월과 4월 다자 대결에서는 CNN의 여론조사에서 미시건과 펜실베니아에서 케네디가 각각 18%와 16%의 지지율을 얻었고, 더 힐과 디시전 데스크 HQ의 여론조사에서 7%, 벤지가의 조사에서 12%, 워싱턴 이그재머너 조사에서는 15% 지지율을 얻었다.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많이 나올 때 두 자리의 의미 있는 지지율을 보인다.

다만, 여론조사는 실제 선거와 결과가 다를 수 있다. 많은 미국인들은 그가 누군지 모른다. 예를 들어, 2월의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29%가 케네디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그에 대해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내세우는 정책이나 공약 못지않게 그가 케네디가의 일원이라는 유명세를 받고 있음을 암시하며, 지지율이 거품일 수도 있음을 가리킨다.

미국 대선에서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지율은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케네디 지지율이 바이든과 트럼프 가운데 누구에 불리한지 명확하지 않지만, 주로 바이든 지지층에서 더 많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케네디의 선전이 바이든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초박빙 구도의 선거에서 이는 당락을 결정할 정도로, 바이든은 표을 잃지 않으려고 민주당 성향의 케네디 가문에 공개적으로 자신을 지지를 선언할 것을 부탁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과거 대선에서도 제3당 후보들의 선전으로 어려운 선거를 경험한 악몽 때문에 케네디를 트럼프 지지자들과 연결하는 광고를 포함하여, 트럼프의 주요 기부자인 티모시 멜론이 케네디 캠페인을 지원하는 정치 활동위원회를 결성한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의 가족 중 일부도 그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했다. 그의 여동생 케리 케네디는 소셜 미디어에 올린 사진을 통해 백악관에서 열린 성 패트릭 데이 리셉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포즈를 취한 가족 수십 명을 공개해 간접적으로 바이든 지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일부 케네디 가문 구성원들은 그의 대선 출마를 자유 의지의 표출이라며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케네디 주니어를 칭찬하고 있다. 트루스 소셜에 “그는 비뚤어진 바이든의 정치적 상대다. 나는 그가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의 지지율이 트럼프 혐오자에게서 나오고 있다고 해석을 하며, 꼭 바이든에 불리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한편, 초박빙 선거 구도로 인한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실제 득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특히, 그가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 완주할 가능성도 아직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선거에 참여하려면 각주마다 다른 선거 규칙을 따라야 하며, 대부분 주에서는 출마 등록을 위해 수천 명의 서명을 받아야 해서다.

케네디 주니어는 여전히 정당의 지원 없이 50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에서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길을 걷고 있다.

케네디 주니어의 대선 출마는 미국 정치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의 지지율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양강 구도를 위협하고 있으며, 미국 대선에서 제3의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의 선거 승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지만, 그의 등장은 미국 대선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