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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 넘어 손가락으로…IT업계 '반지 전쟁'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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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 넘어 손가락으로…IT업계 '반지 전쟁' 개막

'갤럭시 링', 7월 파리 올림픽 시즌 맞춰 출시 전망
건강 관리 '오우라 링', 간편 결제 '이브링'도 잰 걸음
'애플 링' 출시 여부도 관건…"아이디어 기획 단계일 것"

삼성전자가 올 1월 공개한 '갤럭시 링' 예시 이미지.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올 1월 공개한 '갤럭시 링' 예시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IT업계에 때 아닌 '반지 전쟁'이 열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링'을 공개하며 관련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이에 대응해 '스마트 반지'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의 통신사 NTT도코모는 최근 자국 스타트업 '이브링(EVERING)'과 제휴, 간편 결제 시스템을 탑재한 동명의 스마트 반지를 오는 5월부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이브링은 비자(Visa)와 제휴를 통해 신용 결제를 지원한다. 1회 최대 충전액은 3만엔이며 매월 최대 12만엔까지 충전, 결제할 수 있다. 여기에 '비트록', '세서미(Sesame)' 등 스마트 도어락 서비스와의 연동 기능도 제공한다.
스마트 반지 시장의 리딩 기업으로 평가받는 핀란드의 오우라(Oura)는 이달 초 자사 제품 '오우라 링'에 '랩(Labs)' 기능을 새로이 추가했다. 기존의 건강 상태 모니터링 기능을 넘어 건강 이상을 우선 감지, 전용 앱을 통해 이를 사전 경고하는 기능이다.

오우라 측은 "새로운 '랩' 기능을 통해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많은 초기 단계 아이디어들을 이용자들에게 공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의 참여를 유도, 새로운 개념을 시스템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브링(왼쪽)'과 '오우라 링' 공식 이미지.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이브링(왼쪽)'과 '오우라 링' 공식 이미지. 사진=각 사

스마트 반지 업계가 이토록 활기를 띄는 원인으로는 삼성전자의 참전이 손꼽힌다. 삼성전자는 올 1월 미국에서 개최한 자사 제품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 2024'에서 스마트폰 제품군과 더불어 '갤럭시 링'을 깜짝 공개했다.

현재 스마트 반지 시장은 대중화 단계에 이르진 못했으나, 잠재성 면에서는 큰 기대를 받는 미래 시장이다. 시장 조사 기관 데이터호라이즌(DataHorizzon) 리서치는 스마트 반지 시장의 규모가 2022년 기준 1억4700만 달러(약 2030억 원) 수준이며 오는 2032년 14억 달러(약 1조9300억 원)로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링은 글로벌 대기업이 시장에 참여했다는 것에 더해 기존 시장의 주요 기능을 한 데 묶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스마트 반지 시장을 주도하는 오우라는 헬스 테크 기업으로, 그 기능이 건강 관리에 집중돼있다. 경쟁사인 울트라휴먼(Ultrahuman)이나 고투슬립(Go2sleep) 등도 마찬가지로 건강 관리형 스마트 반지를 내놓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 출시한 '이브링'의 경우 건강 관리와 무관하게 간편 결제 서비스가 핵심인 제품이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링'의 주요 서비스로 건강 관리 서비스를 내세웠다. 그러나 상당수 업계인들은 '삼성 월렛(옛 삼성 페이)'로 대표되는 간편 결제 서비스를 비롯한 여러 서비스들이 스마트 반지에 탑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빅테크들의 추가 참전 여부 역시 관건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맞붙어온 삼성전자의 라이벌 애플이 대표적인 사례다. 애플은 스마트 반지 관련 사업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VR 헤드셋 제어, 햅틱 조작 기능, TV·태블릿 제어 기능 등을 반지에 탑재할 수 있는 기술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애플 링'이 공개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애플 통' 마크 거먼(Mark Gurman) 블룸버그 특파원은 올 2월 "애플 산업 디자인 팀이 '스마트 반지' 아이디어를 낸 것은 사실이나 몇 년 전의 이야기"라며 "애플 링은 여전히 사내에서 '아이디어 기획' 단계에 머무르고 잇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갤럭시 링의 명확한 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 일각에서는 '건강 관리'를 중점적으로 강조한 제품인 만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파리 하계 올림픽 시즌 전후로 판매가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파리 올림픽은 오는 7월 26일 개막할 예정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