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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알파벳)의 '자율성 높은 조직 문화를 가진 대기업'이란 이미지에 금이 가고 있다. 자율성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대기업으로 변모했으며 라이벌 기업들의 도전 정신, 임원·직원 간 소통 문화를 배워야 한다는 지적이 연달아 나온다.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NPR)과 벤징가(Benzinga),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등 미국 외신들은 최근 연달아 '구글과 메타, 두 기업의 조직 문화 차이'라는 주제로 보도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메타 플랫폼스(메타) 리얼리티 랩의 대니얼 맥키넌(Daniel McKinnon) 제품 매니저가 작성한 글을 인용했다. 링크드인에 따르면 그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메타 AI 연구소에서, 2022년부터 올해까지 구글의 버텍스 생성형 AI 부서에서 근무한 후 최근 메타로 다시 이직한 인물이다.
대니얼 맥키넌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구글과 메타 모두 훌륭한 실무 역량을 갖춘 이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좋은 IT 기업"이라면서도 "압박감을 다소 감수하면서도 빠르게 성장하길 원하는 이라면 메타를, 직장으로서 안정성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한다면 구글을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고 주장했다.
양자 간 조직 문화의 차이가 나는 이유로 임원진의 성향 차이를 들었다. 맥키넌은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은 비교적 직설적으로 소통하는 편이며 즉흥적인 면모도 강하다"며 "젊은 직원을 임원으로 깜짝 발탁하는 등 '파격 인사'가 자주 일어나지만, 그만큼 문제가 발생하면 빠르게 책임을 묻고 프로젝트와 팀을 해체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구글에 대해선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대표의 소통 방식은 다소 정적이고 비직설적인 편이고, 임원과 상사들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대체로 경청하지만 '검색 엔진 등 주력 사업과 연계할 것'으로 결론 내리는 경우가 많다"며 "성과가 나쁜 직원에게 해고 등 책임을 묻는 일은 적으나 반대급부로 승진에 있어선 성과보단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경향도 강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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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대표 체제 하에 구글의 기업 문화가 안정성을 중시하고 보수적인 형태로 변했다는 지적은 기존에도 여러 차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신문 SF게이트는 이에 관해 구글에서 18년 동안 근무했으나 2023년 11월 퇴사한 이안 힉슨(Ian Hickson) 개발자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이안 힉슨은 "초창기의 구글은 투명한 소통,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등을 무기로 한 젊은 조직 문화를 가진 곳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흐르며 구글은 데이터가 아닌 회사의 이익을, 나아가 구글 전체가 아닌 일부 경영진의 이익을 위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기업으로 바뀌었다"며 "직원 중 누구도 구글의 비전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경영진과 직원 사이 틈이 벌어졌고, 내부 직원들의 사기는 최악에 가까웠다"고 덧붙였다.
미국 매체 Inc 또한 올 1월 "2019년 유출된 영상에서 피차이 대표가 '내부 직원 신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구글의 경영진은 기본적으로 직원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며 "2023년 약 1만2000명 규모의 인력을 감축했을 때도 많은 이들이 감원 조치 자체보다 회사가 왜 이러한 조치를 했는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이나 소통을 하지 않아 불만이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피차이 대표 체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피차이 대표가 창립 멤버를 비롯한 이사회의 압력에 의해 퇴진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구글의 창립 멤버 중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지난해 7월 구글의 AI 제미나이 사업부의 실무자로 복귀했다.
세르게이 브린은 올 3월 초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생성형 AI 행사에 참석해 "구글은 제미나이 AI 프로젝트에 있어 실수를 저질렀다"며 "철저한 테스트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 구글 체제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