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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다변화·수익 모두 잡은 '성인용 웹툰'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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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다변화·수익 모두 잡은 '성인용 웹툰' 인기

심도 깊은 스토리·사실적 묘사로 '장르 다변화'
구매력 높은 성인 대상...'수익성'도 개선
작품 내 요소 '기폭제'로 작용해 '인기 몰이'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이거나 완결난 성인 웹툰 목록. 성인용 웹툰에는 주황색 표시가 붙는다. 사진=홈페이지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이거나 완결난 성인 웹툰 목록. 성인용 웹툰에는 주황색 표시가 붙는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성인 구독자들을 겨냥한 '성인 웹툰'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용 가능한 연령을 올려 작품의 표현 범위를 확장, 보다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26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성인 웹툰' 작품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본래 탑툰, 레진코믹스, 봄툰 등과 같은 일부 웹툰 전문 플랫폼에서만 소수로 연재되던 장르였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네이버와 카카오와 같은 메이저 포털에서도 연재가 활발해지는 흐름이 포착된다.
카카오웹툰의 인기 웹툰 '결혼 장사'. 위쪽이 일반 버전이고 아래 버전은 성인 대상으로 각색된 '19세 완전판'이다. 사진=카카오웹툰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웹툰의 인기 웹툰 '결혼 장사'. 위쪽이 일반 버전이고 아래 버전은 성인 대상으로 각색된 '19세 완전판'이다. 사진=카카오웹툰


기획 단계에서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제작된 작품도 있지만 본래 전체 연령가 작품이었던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독자 요청'에 의해 '완전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19세 미만 관람 불가로 다시 나오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성인 대상으로 출시됐다가 편집 과정을 거쳐 '전체 연령가'로 연재되는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전연령가 내지는 15세 이용가를 위주로 서비스하던 네이버와 카카오 웹툰에서도 관련 작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에서는 현재 연재 중이거나 완결 웹툰 96개, 카카오 웹툰에서는 94개 작품이 성인 웹툰이다. 10위권 이내의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작품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들어온다. 해당 작품들은 모두 성인 인증을 해야 볼 수 있는 '안전장치'가 존재해 미성년 독자들에게 노출될 우려도 적다.

카카오 웹툰에서 연재 중인 웹툰 작품 목록 일부. 주황색 표시가 된 '결혼 장사'와 '나쁜 X'는 '19세 완전판'으로 재출시된 웹툰이다. 사진=홈페이지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 웹툰에서 연재 중인 웹툰 작품 목록 일부. 주황색 표시가 된 '결혼 장사'와 '나쁜 X'는 '19세 완전판'으로 재출시된 웹툰이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성인 웹툰이라고 해서 선정적이고 노출도가 높거나 마냥 잔인하고 폭력적인 내용으로 점철된 것은 아니다. 그 중심엔 독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탄탄한 서사와 연출이라는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요소들은 결국 작가가 '이야기'를 하는 데 필요한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작품이 김숭늉 작가의 '유쾌한 왕따'와 '토끼대왕'이다. '유쾌한 왕따'는 2014년 레진코믹스에서 연재를 마친 후 '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화 제작과 함께 다시 네이버 웹툰에서 재연재를 하게 된 사례다.

유쾌한 왕따는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인해 사회가 정상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진 이후의 한국을 다루고 있다. 아포칼립스 장르를 표방하며 극한 상황에 치달았을 때, 인간은 생존을 위해 무엇을 포기하고 어떤 것까지 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토끼대왕 역시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간 심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묘사하는데 이 과정에서 폭력은 이러한 인간 심리를 보여주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일부 작품은 넷플릭스, 티빙, 웨이 등과 같은 OTT 플랫폼에서 드라마 혹은 영화로 제작돼 다른 방식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넷플릭스의 '지금 우리 학교는', '마스크걸', 티빙의 '방과 후 전쟁활동', 웨이브의 '모범택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네이버에서 연재되는 성인 웹툰 중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신송림 작가의 '개꿈' 역시 마찬가지다. 돈과 욕망 앞에 더없이 솔직해지는 인간 군상을 다루며 독자들로 하여금 "불량 식품 같다. 중독적이라 끊을 수 없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은근 현실감 있다", "조연들을 다루는 방식도 현실 반영이 대단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웹툰 독자 A 씨는 "성인 웹툰이라 하더라도 적정선을 지키는 묘사라 큰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로맨스 작품에서는 남녀 주인공들 간의 애정을 강화하는 하나의 '요소' 같은 모습이다. 오히려 양지에서 성인 웹툰을 제공하면서 웹툰의 장르가 훨씬 더 다양해지는 느낌이고 성인 독자 층을 고려한 행보로 보여 독자 입장에서는 만족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웹툰 업계 관계자 B 씨는 "회귀, 빙의, 환생을 중심으로 로맨스/무협/판타지 등의 장르 웹툰으로 이미 업계는 포화 상태다. 새로운 독자의 유입을 이끌어내거나 기존 독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장르의 확장에 나선다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또 성인 웹툰은 수익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 바로 구매로 연결된다는 얘기다. 구매력을 지닌 성인 독자층의 소비로 직결되며 일명 돈을 낳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장르일 것"이라고 말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