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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빅테크 손잡고 체급 키우는 ICT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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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손잡고 체급 키우는 ICT 기업들

카카오,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로 단숨에 '주목'
SKT, 오픈AI 협력에 퍼플렉시티 투자 효과 톡톡
KT, MS와의 동맹으로 AI 전문 기업으로 전환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기업들과 글로벌 빅테크의 협력과 동맹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기업들과 글로벌 빅테크의 협력과 동맹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해외 빅테크 기업들과 손잡고 인공지능(AI)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직접 개발하고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잘나가는 기업의 LLM을 사용해 한국 특화 서비스를 접목한 소규모언어모델(SLM)을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그에 따라 생성형 AI를 실생활에 도입한 서비스의 출시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카카오와 오픈AI의 제휴, 기대되는 AI 서비스 '퀀텀 점프'


이번 주 국내 AI 시장에서의 최대 화제는 단연 카카오였다. 카카오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카카오가 상반기 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AI 서비스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간 카카오는 AI 직접 개발과 서비스 출시가 경쟁사보다 늦어져 불안감마저 있었다. 그러던 지난해 10월, 카카오가 통합 AI 브랜드 '카나나(Kanana)'를 공개하고 신규 AI 서비스를 곧 출시한다고 밝혀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다만 직접 LLM을 개발하기보다는 SLM에 집중하고, 즉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AI 이용률과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그로부터 3개월여가 지나 오픈AI와의 제휴가 확인되면서 카카오의 '카나나'가 챗GPT 기반으로 제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생겼다. 아직 오픈AI와의 제휴가 구체적으로 카카오에 어떻게 녹아들지 공개되진 않았지만 카카오톡에 접목되는 것, 별도의 앱 서비스로 카나나가 출시되는 것, 그리고 오픈AI의 경량화 모델인 '챗GPT o3-미니'를 활용한 새로운 챗봇이나 콘텐츠가 추가되는 것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어쨌거나 오랫동안 AI 서비스를 준비한 카카오, 그리고 한 국가 구성원 거의 전부(5000만 명)가 사용하는 메신저를 통한 AI 서비스 대중화를 기대하는 오픈AI의 협력은 올 한 해 내내 가장 큰 관심을 받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SK텔레콤, AI 동맹 확보에 세계적 AI 기업들과 협력

SK그룹의 ICT 계열사인 SK텔레콤(SKT)도 통신 분야보다 AI에 힘을 쏟고 있다. 일찌감치 AI 스타트업들과 'K-AI 얼라이언스(동맹)'를 맺어온 SKT의 얼라이언스 회원사는 총 25개에 이른다. 또 자회사 사피온코리아를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합병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기업인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여기에 오픈AI와도 협력해 통신사 전용 LLM 개발을 시작했고, 이번 샘 올트먼 방한 때도 최태원 회장이 만남을 갖고 AI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SKT는 오픈AI만 바라보고 있지 않다. SKT는 지난해 미국의 생성형 AI 검색엔진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퍼플렉시티(Perplexity)에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SKT는 퍼플렉시티와 함께 생성형 AI 기반 검색엔진을 공동 개발하게 돼, 실제 SKT 생태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검색 기술을 확보함과 동시에 SKT의 글로벌 AI 개인비서 서비스(에이닷)의 성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퍼플렉시티가 틱톡의 합병에 뛰어들면서 SKT로서도 미래 AI 서비스 분야의 주요 기업으로 우뚝 설 기회를 얻게 됐다.

◇ KT, MS와 대규모 동맹으로 AICT 전문기업으로 전환


전통적인 이동통신 시장에서 KT는 SKT에 이은 '만년 2등' 사업자였다. 하지만 KT가 ICT 분야에서 강력한 성장을 이루며 이통 3사 중 매출 1위를 처음으로 달성했다. 이제 단순히 통신서비스 가입자 수로 순위를 매기기 어려워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통 3사 모두 미래 먹거리로 AI에 집중하고 있지만 KT는 지난해 10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중장기적 협력을 공식화하며 생성형 AI 서비스와 클라우드 서비스, AI 전환 등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해 MS와의 협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통신사가 아닌 기술 기업이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클라우드형 협업 도구 등 통신 기반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현황을 소개했다. 특히 양사는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동맹을 맺고 한국형 AI 솔루션 개발을 진행해 KT를 AICT 전문 기업으로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